창작자 수익비율 확대… 콘텐츠 생태계 건전화
시민단체·법조계 입법 주장 … 영화 개봉후 실적 반영 '변동 부율제' 등 도입 검토
시민단체·법조계 입법 주장 … 영화 개봉후 실적 반영 '변동 부율제' 등 도입 검토
![[알아봅시다] 문화콘텐츠 유통질서 특별법 추진](http://contents.dt.co.kr/images/201412/2014122902101831749001[1].jpg "[알아봅시다] 문화콘텐츠 유통질서 특별법 추진")
문화콘텐츠 유통 과정에서 우월적 지위를 행사하는 플랫폼 사업자, 배급사들의 지배력을 제약해 약자 기업을 보호하자는 취지의 특별법 제정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일부 시민단체에서 입법을 주장하는 소위 '문화콘텐츠 유통 질서 건전화를 위한 특별법'이 그것입니다. 콘텐츠를 만든 개발사보다 이를 유통한 업체나 플랫폼 사업자에 과도하게 많은 수익이 돌아가고, 제작과 배급을 특정 대기업이 모두 맡으면서 콘텐츠 유통 시장의 '물'을 흐리는 경우가 잦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입법부 내에서도 이같은 움직임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문화콘텐츠 유통 과정에서 우월적 지위를 행사하는 플랫폼 사업자, 배급사들의 지배력을 제약해 약자 기업을 보호하자는 취지의 특별법 제정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일부 시민단체에서 입법을 주장하는 소위 '문화콘텐츠 유통 질서 건전화를 위한 특별법'이 그것입니다. 콘텐츠를 만든 개발사보다 이를 유통한 업체나 플랫폼 사업자에 과도하게 많은 수익이 돌아가고, 제작과 배급을 특정 대기업이 모두 맡으면서 콘텐츠 유통 시장의 '물'을 흐리는 경우가 잦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입법부 내에서도 이같은 움직임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각 콘텐츠 장르별로 관련 진흥과 규제를 규율하는 개별법이 존재하는데, 이를 망라하는 특별법 제정이 바람직한지 논란이 있습니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이같은 특별법 제정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별법 제정은 문화연대 등 시민단체와 일부 법조계에서 주장해 왔습니다. 관련 논의가 다소 진척된 것은 최근 배재정 의원과 문화연대가 국회에서 관련 공청회를 진행하면서부터입니다. 이동연 문화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플랫폼 업체에 게임을 제공하는 개발사 수익 분배비율을 올리고, 극장상영사와 배급제작사 간 '변동 부율제'를 도입하는 한편 음원 수익 중 창작자 수익 비율을 확대하는 등의 개선책이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생태계를 건전화할 수 있는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극장 수익은 통상 배급사와 극장이 고정된 비율로 나눠가지는데, 이를 개봉 후 일정 시기가 지나면 배분비율을 바꿀 수 있게 하는 것이 변동 부율제 입니다.
장서희 변호사도 "카카오 게임 플랫폼 입점 업체의 낮은 수익 분배율, 음원 시장에서 제작사가 차지하는 높은 수익, 영화배급과 상영을 겸업하는 대형 업체가 주도하는 스크린 독점 등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모바일게임 유통 플랫폼 국내 1위인 카카오 게임은 개발사가 배급사를 끼고 게임을 유통할 경우 전체 수익 중 19.6%만 가질 수 있습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이같은 분배구조를 두고 "게임 개발 업체가 소작농이나 다를 바 없는 신세가 됐다"고 한탄하기도 했습니다.
영화산업에선 극장수익 중 55%를 배급사가, 45%를 극장이 나눠 갖습니다. 배급사 몫에서 수수료를 제하고, 나머지 수익을 투자자와 제작사가 6대4로 나눠 갖습니다. 극장 수익 중 제작사에 돌아가는 몫은 통상 19.8% 수준입니다. 영화의 경우, 수익 분배 구조 외에도 배급과 상영을 겸업하는 대기업의 신작이 상영관을 독점, 중소 배급사의 영화가 관객에 제공될 기회를 막는다는 논란도 있습니다. 올해 최고 히트상품인 '명량'은 12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이 영화는 CJ엔터테인먼트가 배급, CGV를 비롯한 전국 각지 상영관에서 상영됐습니다. 인기에 따른 실적은 인정해야겠지만, '스크린 몰아주기'가 과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변동 부율제를 도입, 개봉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극장 수익 중 제작사 몫을 현행보다 늘려야 한다는 논의가 있습니다. 또 특정업체가 영화배급과 상영을 겸업하는 '수직계열화'를 금지하거나, 특정 영화가 차지하는 최대 스크린 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다소 '과격한' 주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특별법 제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최현용 한국영화전략연구소 소장은 "개발과 배급, 창작과 플랫폼으로 지나치게 이분화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자본을 갖춘 대형 제작사는 개별 창작자에 또다시 갑으로 행세하는 만큼, 제작사의 몫을 증가시킨다 해도 진짜 '을'에 돌아가는 낙수효과가 얼마나 될지는 회의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문체부 입장은 확실히 '부정적'입니다. 문체부 관계자는 "콘텐츠 산업별로 시장 독점이라고 할 만한 '결과'도 치열한 경쟁의 산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영화산업에서 CJ와 롯데의 수직계열화에 대한 병폐는 바로 잡아야겠지만, 따지고 보면 수직계열화는 여러 산업에서 익히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문체부는 CJ엔터테인먼트나 롯데엔터테인먼트에서 배급하는 영화에는 정부가 출자한 모태펀드를 통해 형성된 투자조합이 최소 3년간 투자하지 못하게 하는 규제안을 내놨습니다. 그러나 글로벌펀드, 한-중 공동펀드 등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투자 펀드는 두 대기업 배급작에 투자할 수 있게 했습니다.
문체부는 게임산업 플랫폼 독과점을 둔 개선안도 논의해왔으나 "현실적으로 사업 자율, 사적 자치의 영역인 수수료 분배에 정부가 개입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놨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특별법 제정보단 각 개별법을 개선하는 쪽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그 폭도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렇다 해도 특별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까지 배경과 문제의식이 소홀히 다뤄져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이동연 위원장은 "일선 콘텐츠 제작자보다 유통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을 가져가고, 수직계열화를 통해 시장을 장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되는 곳이 더 잘되게 해서 파이를 키운다는 '갑의 경제학'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이같은 논리를 통해 형성된 생태계가 기대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작동하지 않는 만큼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정근기자 antila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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