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학 칼럼]`전인적 치료`와 행복지수](http://contents.dt.co.kr/images/201412/2014122402102251607001[1].jpg "[의과학 칼럼]`전인적 치료`와 행복지수")
유대인 정신과의사 빅터 플랭크(1905-1997)는 나치의 아이슈비츠 집단 수용소의 생존자로 3년의 수감생활을 통하여 생존의 비결, 살아야하는 이유로써 '의미'에 착안하여 '의미요법(logotherapy)'을 제안했다. 이는 실의에 빠진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고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가게 하는데 많은 도움을 줬다. 한편, 세계 최고의 교육열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높은 교육수준은 우리나라 각 개인 소비자의 높은 눈높이를 만드는데 일조했으나, 실제 삶의 질에 대한 만족 정도, 행복지수는 낮고(2011년 OCED 국가 30개국 중 25위),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약 22명)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므로 현재 우리는 한국형 '의미요법'이 필요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국민 의료비는 꾸준히 증가하여, 2012년의 경우, 국민의료비로 지출된 금액은 97조1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7.6% 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나라에서는 경제적이면서도 양질의 의료서비스 역시 필요한 실정이다. 그러므로 경제성과 의료의 질을 만족시키고 또한 소비자의 삶의 질, 행복을 중시하는 소비자 지향적 치료를 위한 효과적인 방법의 모색이 필요하다.
세계 최고의 GDP를 자랑하는 미국의 행복지수, 역시 별반 우리와 다르지 않다(2011년 OCED 국가 30개국 중 20위). 더욱이 미국의 GDP에 대한 국민 의료비 비율은 우리의 두 배가 넘는다(16.9%). 그러므로 그들 역시 높은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다각적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 중 하나를 소개하면 미국 유타 대학(University of Utah)의 여성건강 시범사업의 다차원적인 국가 우수센터(Multidisciplinary National Center of Excellence in Women's Health Demonstration Project)를 들 수 있다. 이는 여성건강을 목표로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환자 치유를 위하여 서로 협력하여 상호 협진하는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크게 7분야 전문가가 순환하는 협진 체계로, 신체적, 사회적, 감정적, 지적, 환경적, 경제적, 종교적 분야를 총망라한 협진 체계로 운영하고 있다. 그들의 목표는 여성의 건강과 안녕(health and wellness)이다. 특히 안녕(wellness)이란 말은 감정적, 신체, 종교적 균형상태, 평정한 상태로 대체의학(alternative medicine)에서도 종종 사용되며, 보통 심신이 평안한, 평화로운 상태이다. 이 사업은 환자의 치료를 극대화하고 질병의 재발을 예방하고 생활의 순응도를 높이는 재활 및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치료를 담당한 사람들도 의사나 약사 뿐만이 아니라 사회학자, 소비자경제전문가, 심리학자, 목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의료비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찍이 1946년, 세계보건기구(WHO)도 건강의 개념을 단지 '질병이 없는 상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안녕(well-being)'으로 입체적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므로 21세기 우리 한국사회가 지향해야 할 이상적인 소비자 지향적 의료란 전인적 치료라 하여도 지나치지 않는다.
전인적 치료를 위하여 우선 환자(소비자)에 대한 전인적인 즉 다차원적 진단이 이루어져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 분야전문가로부터 적확한 (적절한) 의료서비스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고급기술로는 우선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IT, 의료정보학적 기술을 이용한 접근이 필요하다. 즉 환자에 관한 다량의 정보를 이용하여 올바른 진단, 의사결정을 위한 정리된 자료 제공이 이루어져야한다. 또한 암, 고혈압, 고지혈, 당뇨 등 장기간 약물을 투여할 경우, 약의 부작용에 대한 예측, 사전 감시, 모니터링도 필요하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2013년 세계독성학회를 유치한 독성학 소수 정예 엘리트 국가의 하나이기도 하다. 또한, 줄기세포 연구, 항암제 등 세포운명조절제 개발 연구에서 세계 수준의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후손에 물려줄 건강한 22세기를 향한 우리나라의 의료서비스는 우수한 의약학 기술력을 토대로 소비자(환자)가 처한 사회적, 문화적, 종교적, 정신적, 경제적 문제 등에 대한 깊은 분석과 다각적이고 상호 유기적 접근을 통하여 기획되어야 한다. 이러한 한국형 전인적 치료는 환자의 고충을 최선으로 이해하고 치유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며 우리나라 국민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것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미희 숙명여자대학교 약학대학 교수(MRC 세포운명조절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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