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3D시스템스, 클라우드 플랫폼 구축 한창
다품종 소량생산 '소비재'에 3D프린팅 열풍
맞춤 설계·재료 다변화·속도 단축 과제로
다품종 소량생산 '소비재'에 3D프린팅 열풍
맞춤 설계·재료 다변화·속도 단축 과제로
■ 스타트C 코리아
(10) ICT융합과 만나 신 서비스 여는 '3D프린터'
미국 프로야구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홈구장으로 유명한 'AT&T 파크'에서 가까운 '3D시스템스' 연구실.
실리콘밸리를 면면히 흐르는 '혁신'의 기운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이곳에서는 3D 프린터와 첨단 ICT 서비스를 융합, 시공간 제약 없는 3D 프린팅 서비스를 현실로 만들려는 실험이 한창 진행 중이다.
3D시스템스는 1983년 3D 프린터를 처음 개발해 '3D 프린터의 아버지'로 불리는 척 헐이 창업한 3D 프린팅 솔루션 기업이다.
현재 스트라타시스와 세계 3D 프린터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클라우드와 3D 프린팅의 결합=이 회사는 하드웨어 성격이 강한 '3D 프린터'를 소프트웨어와 네트워크 기반의 ICT와 융합, 3D 프린팅 데이터를 공유하면서 3D 프린팅 작업을 할 수 있는 '클라우드 3D 프린팅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사용자들은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자신의 PC나 개인용 클라우드 응용프로그램으로 언제 어디서나 어떤 소스에도 접근해 3D 프린팅 데이터를 공유·저장·보기·인쇄 등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서비스가 구축되면 사무실에서는 자신의 데스크톱으로, 출장 등 외출 시에는 개인용 클라우드 환경에서 3D 프린팅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아비 레이첸탈 3D시스템스 대표는 "우리는 세계에 '통합 디지털 스레드(integrated digital thread)'의 기능과 혜택을 제공할 수 있게 돼 매우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클라우드 융합 서비스에 기대를 나타냈다. 이 서비스는 지난달 25∼28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국제금형박람회 '유로몰드 2014'에서 선보였다.
3D시스템스가 시도하는 변화는 엔지니어와 설계자가 3D 프린터 데이터를 공유하게 해줘 디자인부터 제조에 이르는 3D 프린팅 전 과정에 새로운 서비스 혁신을 가져올 전망이다.
사용자는 클릭 한 번으로 주문형 클라우드 인쇄에 접속해 사무실이나 가정의 프린터를 통해 3D 프린팅 결과물을 얻을 수 있고, 보다 정교하게 인쇄할 수 있는 방법과 이에 따르는 시간과 인쇄비용도 산출할 수 있게 된다.
사이먼 배 3D시스템스 클라우드 전략담당 CTO는 "3D 프린터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도 협업 환경이나 데이터 공유를 통해 모바일이나 오피스 환경에서 3D 프린팅 작업을 할 수 있게 돼 새로운 산업 현장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현장에 부는 3D 프린터발 '바람'='제3의 산업혁명'으로 불리며 각광 받는 3D 프린터는 다양한 산업분야에 활용되면서 점차 적용 범위를 확장해 가고 있다. 최근에는 소비자가 실제 생활에 직접 사용하는 완성된 제품도 만들어 내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달 18일 글로벌 3D 프린터 기업인 '메이커봇(MakerBot)'은 살림(가사)을 사업 아이템으로 만든 세계적인 여성 기업인이자 '살림의 여왕'으로 불리는 마사 스튜어트와 공동으로 3D 프린터용 냅킨링과 컵받침, 촛대 디자인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주부들은 메이커봇 디지털 스토어에서 99센트를 주고 3D 설계도를 사면 마사 스튜어트 제품을 가정에 설치된 3D 프린터를 통해 무한정 찍어내 사용할 수 있다.
지난 5월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창업 콘퍼런스에서는 한인 여성인 그레이스 최씨가 색조화장품을 만들 수 있는 가정용 3D 프린터인 '밍크(Mink)'를 선보였는데, 이 제품을 이용하면 다양한 색깔의 립스틱, 아이섀도 등 색조화장품을 원하는 색상으로 찍어낼 수 있다.
가트너는 세계 3D 프린터 출하량이 올해 10만8510대에서 내년 21만7350대로 100% 이상 늘어나고, 이후 매년 100%씩 증가해 2018년에는 23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3D 프린터 생산량이 많아지면서 관련 시장 규모도 급성장할 전망이다. 미국 컨설팅기업인 홀러스어소시에이츠는 2012년 22억달러에 달하던 3D 프린팅 시장 규모가 매년 19.3% 가량 성장, 2021년 108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3D 프린팅 분야 한 전문가는 "앞으로 3D 프린터는 제품을 직접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쓰일 것"이라면서 "다품종 소량생산에 최적화된 3D 프린터의 특성을 살려 소비재 제품을 직접 프린트해 사용하면 제품 생산 인건비를 줄일 수 있어 그 활용도는 더욱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계·재료·속도 해결해야= 3D 프린터를 통해 나온 제품을 실생활에 쓰려면 해결해야 할 숙제가 있다. 우선 제품 생산에 쓰기 위한 새로운 3D 프린터 설계 디자인이 개발돼야 한다. 지금의 3D 프린터는 시제품 형태의 프로토타입을 생산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제품용으로 활용하려면 프린터 자체를 그에 걸맞게 새로 디자인해야 한다.
아울러 재료의 다변화와 기능 고도화도 필요하다. 단순히 액체, 파우더 형태의 폴리머(수지)나 금속 등의 재료를 가공·적층하는 제작 방식에서 벗어나 성형하기 어려운 금속 등 다양한 복합 재료를 사용하기 위한 소재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재료를 혼합해 새로운 기능성을 갖도록 한 복합물을 제품의 원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각 재료를 혼합하고 물성을 제어하는 기술도 필요하다. 세계적인 소재 전문기업인 듀퐁이 3D 프린터 재료에 관심을 갖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전문가들은 결국 소재의 혁신이 3D 프린터 시장을 폭발적으로 키우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한결같이 지적한다.
여기에 제품 인쇄에 걸리는 시간을 얼마나 단축시키느냐도 관건이다. 현재 3D 프린터는 소재를 노즐을 통해 분사시켜 층층이 쌓아 굳게 하는 방식이어서 제작 시간이 오래 걸린다. 복잡한 형상의 제품일 경우 찍어내는 데 최소 반나절 이상이 걸린다. 이와 함께 보다 저렴하게 3D 프린터를 사용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도 요구된다.
사이먼 배 CTO는 "3D 프린터는 소재,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서로 다른 분야 산업과 협업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을 통해 보다 빠르고 값싸게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은 향후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같은 ICT와의 융합을 통해 3D 프린터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3D 프린터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기존에 나와 있는 아이템이 아니라 의료용 3D 프린터 등 전혀 새로운 미개척 분야를 선도적으로 뚫는 틈새 시장 공략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이준기기자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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