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기준 낮아 효용성 논란… 수년간 불합격률 '0%'
'합격 장비'도 매년 재측정… 업계 '손톱밑 가시' 지적
'합격 장비'도 매년 재측정… 업계 '손톱밑 가시' 지적
한국전파진흥협회(RAPA)가 실시하는 전자파 강도 측정제도를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자파로 인한 인체 유해성을 측정하기 위한 이 제도가 지나치게 형식적이어서 업체에 부담만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이 제도는 최근 경제인들로부터 규제개혁 1순위로 지목받기도 했다. 또 이같은 문제는 매년 국정감사 단골 소재로 지적됐는데도, 협회는 전혀 개선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기기 무선국 전자파 강도 측정제도'가 지나치게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전파진흥협회의 운영방식과 제도 효용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전자파 강도 측정제는 전파법에 따라 무선국 시설자가 전파 강도를 스스로 측정해 중앙전파관리소에 보고하도록 하는 제도다. 자체 검사도 가능하지만, 공인받은 제3자에 위탁해 결과를 제출할 수 있다. 대부분 이동통신사들은 업무 절감을 위해 협회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등에 전자파 측정 업무를 위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12년 국감에서 김윤덕 당시 국회 문화관광방송통신위원회 의원은 "전자파측정과 관련해 대부분 업무를 수행하는 전파진흥협회가 A사에 업무를 사실상 전량 재위탁하고 있고, 측정 건수도 월 5000여 건, 전체 대상의 3.5%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 후 2년이 지났는데도, 협회는 여전히 A사 1곳과만 재위탁계약을 체결, 사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협회는 A사를 통해 SK텔레콤 일부와 LG유플러스 무선 기지국 설비에 대해 측정사업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협회 직원들이 자체 측정하고 있고, 부족한 부분만 위탁을 주고 있다"며 "정부 사업이 아닌 민간위탁 사업으로, 문제없이 대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제도는 대표적 '손톱 밑 가시' 규제로 꼽힌다. 또 이 제도 운영에 따라 협회만 배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대통령에 제출한 '규제개혁종합건의' 가운데 방송통신 분야에서 4번째 개선 사안으로 전자파 강도 측정제를 꼽았다.
전경련은 수년간 불합격률이 0%에 가까운데도 전자파 강도 측정 등 각종 검사 건수가 급증해 시설자의 부담만 증가한다며, 신규 무선국 구축 시에만 검사를 할 수 있도록 개선을 요구했다.
매년 문제가 없는 장비를 지속해서 전자파 측정제라는 이름으로 검사, 수수료만 챙긴다는 비판은 그래서 나온다. 결국 이통사를 비롯한 무선국 운용업체 비용으로 협회만 배불리고 있다는 것이다. 전자파 측정시 건당 수수료만 25만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협회는 이 사업만으로 매년 수십 억원의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문병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10월 국감에서 "전자파 강도 측정의 유해기준이 낮고 유명무실하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170여 회원사 회비 수입을 비롯해 정부 예산 지원 등으로 350억원이 넘는 예산을 운영하고 있으며, 직원 수만 100여명에 달한다.
박지성기자j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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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파로 인한 인체 유해성을 측정하기 위한 이 제도가 지나치게 형식적이어서 업체에 부담만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이 제도는 최근 경제인들로부터 규제개혁 1순위로 지목받기도 했다. 또 이같은 문제는 매년 국정감사 단골 소재로 지적됐는데도, 협회는 전혀 개선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기기 무선국 전자파 강도 측정제도'가 지나치게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전파진흥협회의 운영방식과 제도 효용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전자파 강도 측정제는 전파법에 따라 무선국 시설자가 전파 강도를 스스로 측정해 중앙전파관리소에 보고하도록 하는 제도다. 자체 검사도 가능하지만, 공인받은 제3자에 위탁해 결과를 제출할 수 있다. 대부분 이동통신사들은 업무 절감을 위해 협회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등에 전자파 측정 업무를 위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12년 국감에서 김윤덕 당시 국회 문화관광방송통신위원회 의원은 "전자파측정과 관련해 대부분 업무를 수행하는 전파진흥협회가 A사에 업무를 사실상 전량 재위탁하고 있고, 측정 건수도 월 5000여 건, 전체 대상의 3.5%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 후 2년이 지났는데도, 협회는 여전히 A사 1곳과만 재위탁계약을 체결, 사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협회는 A사를 통해 SK텔레콤 일부와 LG유플러스 무선 기지국 설비에 대해 측정사업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협회 직원들이 자체 측정하고 있고, 부족한 부분만 위탁을 주고 있다"며 "정부 사업이 아닌 민간위탁 사업으로, 문제없이 대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제도는 대표적 '손톱 밑 가시' 규제로 꼽힌다. 또 이 제도 운영에 따라 협회만 배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대통령에 제출한 '규제개혁종합건의' 가운데 방송통신 분야에서 4번째 개선 사안으로 전자파 강도 측정제를 꼽았다.
전경련은 수년간 불합격률이 0%에 가까운데도 전자파 강도 측정 등 각종 검사 건수가 급증해 시설자의 부담만 증가한다며, 신규 무선국 구축 시에만 검사를 할 수 있도록 개선을 요구했다.
매년 문제가 없는 장비를 지속해서 전자파 측정제라는 이름으로 검사, 수수료만 챙긴다는 비판은 그래서 나온다. 결국 이통사를 비롯한 무선국 운용업체 비용으로 협회만 배불리고 있다는 것이다. 전자파 측정시 건당 수수료만 25만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협회는 이 사업만으로 매년 수십 억원의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문병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10월 국감에서 "전자파 강도 측정의 유해기준이 낮고 유명무실하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170여 회원사 회비 수입을 비롯해 정부 예산 지원 등으로 350억원이 넘는 예산을 운영하고 있으며, 직원 수만 100여명에 달한다.
박지성기자j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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