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3.0] 의과대학, 미래의료 맞이할 준비 됐나](http://contents.dt.co.kr/images/201412/2014120502102251607001[1].jpg "[메디컬 3.0] 의과대학, 미래의료 맞이할 준비 됐나")
우리는 과거와 달리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살고 있다. 의학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의 기술의 발전속도가 가져오는 새로운 미래 의학 패러다임의 변화, 그리고 인터넷의 발달로 의료서비스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제도의 변화까지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10~20년 뒤의 의료환경은 현재와는 크게 달라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현재의 의과대학생들이 전공의 수련을 마치고 실제 활동하는 중간에 현실화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현재의 의학교육의 측면에서 당면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의학교육의 혁신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학문 단위별 교과목에서 과목의 통합성을 증대시키고, 선택과목과 문제중심 학습의 확대, 인문사회의학 과목을 개설하는 등의 다양한 혁신에 대한 시도가 그동안 있어왔다. 해외에서도 미래의 의료환경과 관련한 다양한 의학 교육의 변화를 위한 노력이 경주되고 있는데, 특히 영국의학협회는 1993년 '미래의사(Tomorrow's doctors)'라는 지침서를 발간하고, 이에 대해 2003년과 2009년에 각각 개정판을 만들면서 미래에 대한 대비를 해나가고 있다.
이와 같이 국내외에서 다양하게 미래의 의료환경의 변화와 이에 대비하기 위한 의학교육에 대한 논의가 있지만, 현재 진행되는 미래의료 패러다임 변화의 속도에 비추어 볼 때 보다 근본적인 고민과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앞으로의 미래의료는 의료서비스 소비자가 주도권을 가지는 새로운 의사-환자 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헬스 2.0 개념과 디지털 헬스기술의 발전, 개인화된 의료의 시대 등과 같은 커다란 미래 의료의 변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또한, 초고령화와 급증하는 의료비용 등으로 인한 보건의료시스템의 전반의 변화도 점쳐지고 있다. 미래전망은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과 각 이해집단의 충돌이 급격하게 진행되며 보건의료시스템이 붕괴하고, 의료의 양극화가 격화되는 매우 비관적인 시나리오와 유전자 재조합, 세포기술 등의 바이오 기술 및 IT 기술의 발전으로 보다 싸고 안전한 치료 및 예방 목적의 의약품 생산을 가능하게 하며, 공공보건과 의료기관 및 가정에서 모든 국민들이 건강한 삶을 쉽게 누릴 수 있는 매우 낙관적인 시나리오까지 다양한 전망이 있다.
어느 쪽이든 현재의 의학교육은 커다란 변화가 필요하다. 소비자 중심의 의료 패러다임이 부상하면서, 소비자가 의사들 이상으로 의료정보를 많이 얻게 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시대가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의사-환자 소통을 통해 신뢰관계를 회복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커뮤니티 활동 등을 적극적으로 해나가는 의사상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환자 및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보다 인간적으로 접근하는 소양을 길러주는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의과대학생들도 의과학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 이상으로 소통의 방식과 인간의 심리, 사회의학, 그리고 소셜 미디어 등의 다양한 소통의 도구 등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앞으로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의료 서비스의 혁신을 일으킬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이제는 의사들도 IT기술에 대해서 더욱 많은 공부를 하고, 필요로 하는 서비스나 의료기기 등을 제작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의학교육에 의료정보학과 의공학 등과 같은 공학 교육을 보강할 필요가 있으며, 새롭게 등장할 기술기반 의료혁신기업이나 스타트업에도 과감하게 뛰어드는 의과대학교 졸업자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개인화된 의료의 시대와 보건의료 시스템 전반의 커다란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의학교육에 있어서 이런 변화가 가져올 사회적인 부담이나 보건의료 시스템 전반의 이해에 대한 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 과거에는 자신의 전문분야만 공부하고, 병원이나 의원에 찾아오는 환자에 대해서 임상진료를 하면 되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과거의 안정된 보건의료 시스템이 계속 변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시스템 변화의 가능성을 최소한 인지하고 대비할 수 있는 수준의 지식은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정지훈 경희사이버대 모바일융합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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