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 '마이크로 그리드' 기술력 입증
태양광발전 전기 `ESS 저장` 야간에 사용
해외 진출도 활기 … 전력ICT 우수성 알려
태양광발전 전기 `ESS 저장` 야간에 사용
해외 진출도 활기 … 전력ICT 우수성 알려
■ 스타트C 코리아
(7) 신재생에너지와 ICT 융합
수려한 자연환경으로 해마다 많은 관광객이 찾는 충청남도 태안군. 이 지역은 대부분 120미터 이하의 완경사 지형인 탓에 조그마한 동산에만 올라도 드넓은 평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태안군 중심가에서도 40여 분을 달려 원북면 방갈리에 이르면 LG 태안 태양광 발전소를 볼 수 있다. 넓은 평야 지대와 우수한 일조량, 처음 와보는 사람도 이곳이 태양광 발전소로는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지난 2008년 건설 당시만 해도 이곳은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로 주목받았다. 6년이 지난 현재 이 발전소는 '국내 최대 규모'라는 타이틀은 내줬지만, '최고효율' 발전소라는 수식어를 새롭게 얻었다. 그 중심에는 에너지와 정보통신기술(ICT)과의 '융합 솔루션'이 자리 잡고 있다.
LG 태안 태양광 발전소가 1년에 생산하는 전기는 19.1기가와트아워(GWh)로, 태안군 전체 가정이 연간 사용하는 전력의 27%에 해당한다. 하지만 태양광과 같이 자연환경을 이용하는 발전소는 그날 날씨에 따라 발전량의 편차가 크다. 이 때문에 전기 판매 수익이 안정적이지 않고, 발전소 운영을 위한 전기(소내 전력)도 외부로부터 공급받아야 한다. 전력 생산과 운영 과정에서 비용절감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목표한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신재생에너지와 ICT의 결합=LG 태안 태양광 발전소는 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6월 '마이크로 그리드' 솔루션을 도입했다. LG CNS가 개발한 이 솔루션은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을 결합한 제품이다. 특히 이 솔루션의 핵심인 EMS는 신재생에너지발전소의 발전설비, 발전 및 수전용 분전반, 전기실 등 기존 시설에 ESS를 연계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운영, 제어,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저장된 에너지를 분배, 제어하는 두뇌 역할을 'ICT'가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LG 태안 태양광 발전소는 전력 수요가 적거나 날씨가 좋을 때 초과 발전되는 잉여 전기를 저장해 소내 전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즉 하루 중 일조량이 가장 좋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태양광을 통해 발전된 전기를 마이크로그리드에 탑재된 ESS에 저장하고, 이는 EMS를 통해 적절히 분배해 야간의 소내 전력용으로 활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절감되는 전기료만 연간 8000만원에 달한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방병선 LG 태안 태양광 발전소장은 "컨테이너 모양의 마이크로그리드 솔루션에는 기본적으로 EMS 시스템이 탑재돼 있으며, 최대 144킬로와트아워(KWh)의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배터리가 54개 들어가 있다"며 "전력의 모든 공급과정은 EMS를 통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가능하며, 인터넷은 물론 모바일로도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어 상당히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이 마이크로 그리드 솔루션은 LG 태안 태양광 발전소를 포함해 부산 신라대, LG화학 익산공장과 오창공장 등에도 적용돼 비용절감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처럼 에너지 영역에서도 ICT 역할은 점점 커지고 있다. 에너지를 만드는 것은 발전시설이 담당하고 있지만 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배분할지, 효율적으로 관리할지는 ICT가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래 LG솔라에너지 대표는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ESS가 개발되면서 에너지 영역의 혁명이 시작됐다"며 "하지만 수요를 예측하고 관리하며, 공급과의 매칭을 통해 혁명을 혁신으로 전환할 수 있었던 것은 ICT의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마이크로 그리드에서 스마트 그리드로=마이크로 그리드를 개발한 LG CNS 역시 에너지 영역에서 ICT 역할에 크게 주목하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2012년 개발한 '스마트 그린 솔루션'은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처럼 '스마트 시티'를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제어하는 데 필요한 OS 역할을 한다. 건물의 전력사용 현황을 분석해 최적의 관리 모델을 제시하는 한편, 나아가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에 전력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스마트 그리드' 환경 구현에도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이다.
LG CNS는 '스마트 그린 솔루션'을 플랫폼으로 구성해 빌딩뿐만 아니라 광고 미디어, 지능형 조명, 무정전 전원장치 관리, 신재생 에너지 영역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 이를 통해 해외진출까지 노리고 있는데, 지난 2012년 불가리아에 21.3메가와트급 태양광 발전 시스템에 처음으로 '스마트 그린 솔루션'을 공급한 바 있다. 이어 2013년 11월에는 쿠웨이트의 90여 개 유치원과 학교를 대상으로 한 '전력수요 관리사업'을 수주하며 우리나라 전력ICT 솔루션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전력ICT 융합으로 '친환경' '고효율' 두 마리 토끼 잡는다=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기존 에너지를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쓰는 것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전력산업 역시 '친환경'과 '고효율'이라는 두 가지 큰 기조 하에 신재생에너지와 ICT의 결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전력은 최근 태양광 발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ESS에 저장해 활용함으로써 건물의 에너지 시스템을 제어하는 '스마트그리드 스테이션(독립형 전력체계)' 개발사업에 착수했다. 이 기술을 전국 190여 개 한전 사업장에 확대 적용함으로써 스마트그리드(지능형전력망) 구축의 뼈대를 세우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9월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하면서 2017년까지 2조800억원을 투입해 '에너지 신산업'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신산업은 △전력 수요관리 △에너지관리 통합서비스 △독립형 마이크로그리드 △태양광 렌털 △전기차 서비스 및 유료충전 △화학발전 온배수열 활용 사업 등 6개 과제로 구성돼 있다. 특히 산업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ESS나 EMS 등 에너지관리 통합서비스의 확대는 물론 전력소비 데이터의 접근권도 확대해 전력수요 관리 수준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김정래 LG솔라에너지 대표는 "센서 네트워크가 발전하면서 전력산업에도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며 "건물을 비롯해 발전소도 각 영역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에너지 현황을 파악하고 사용자와 실시간으로 전력정보를 주고 받는 스마트그리드 역시 IoT의 한 영역이 될 수 있으며, 이는 에너지산업과 ICT간의 융합으로 가능해 졌다"고 설명했다.
정용철기자 jungyc@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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