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 준비하던 20대 청년, 창업 아이템 ‘대박’

‘벤디스’조정호 대표, 국내 첫 모바일식권 솔루션 ‘밀크’개발… 지역식당-직장인에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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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 준비하던 20대 청년, 창업 아이템 ‘대박’
모바일 식권 솔루션 '밀크'를 개발한 조정호 벤디스 대표(오른쪽 첫번째)와 직원들. 벤디스의 비상을 다짐하며 점프하고 있다. 유동일기자 eddieyou@

■ 주목e기업 - 벤디스

닷컴 버블 이후 등장한 스타트업은 최근 4∼5년 사이 스마트폰의 대중화에 따라 모바일 기반 사업에 주로 집중되고 있다. 특히 취업보다는 창업을 선호하는 청년 CEO들은 풍부한 모바일 경험을 바탕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한 다양한 아이디어로 승부를 걸고 있다.

법대 출신으로 신림동 고시촌에서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청년 조정호(29)씨는 많은 청년창업자들이 온라인 세계에 집중할 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O2O(Online 2 Offline) 솔루션으로 눈을 돌렸다.

처음 그가 시도한 것은 로컬 비즈니스였다.

2011년 로컬적립서비스기업 'SCV’'를 창업, 대형 프랜차이즈보다 골목마다 빼곡히 들어선 식당들을 이용할 수 있는 제휴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하고 식당점주들을 상대로 영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소셜커머스의 지역딜과 유사한 형태에 점주들은 큰 매력을 못 느꼈고 그는 곧바로 서비스를 기프티콘 형태로 전환, 모바일 상품권 '브로컬리'를 2012년 론칭해 150여 개의 제휴업체를 손에 넣었다. 하지만 이름을 알리기는 쉽지 않아 이용률은 저조했다. 게다가 2년여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탓에 사업 자금이 바닥난 상태였다.

그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죽으란 법은 없다'는 말처럼 이때 기프티콘 '큐피콘'을 운영하는 유비클의 김윤수 CSO(현재 벤디스 CSO)에게서 연락이 왔다. 유비클은 투자와 함께 업무 제휴를 제안했다. 큐피콘 시스템에 브로컬리를 접목해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유비클로부터 투자를 받고 브로컬리를 큐피콘에 접목하는 시도를 하던 중 유비클을 통해 한 대형 게임업체로부터 직원전용 상품권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해당 업체에 문제가 생겨 당장 사업에 착수할 수 없게 됐지만 그는 곧바로 식권을 모바일로 구현하는 서비스 '밀크'를 개발, 기업과 식당들을 돌며 영업에 들어갔고 그야말로 환영일색이었다. 3년 동안 로컬 영업을 하면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환영이었다.

식권이란 뜻의 '밀 쿠폰(meal coupon)'에서 따온 '밀크'는 O2O 기반의 국내 최초의 기업용 식권 모바일 솔루션이다.

밀크는 기업을 둘러싼 비즈니스 환경이 빠르게 IT 기반으로 전환되고 있지만 여전히 직장인 식사 시장은 종이 식권이나 식대 장부로 결제가 이뤄지는 등 오프라인 커머스 영역으로 남아있다는 점에 착안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수많은 기업들이 지역을 점령하려 하고 있지만 로컬업자들은 B2C형인 소셜커머스의 경우 가격이 곧바로 떨어져 버리기 제휴를 꺼렸다. 벤디스는 기업과 로컬 식당을 잇는 B2S에 한정한다면 로컬업체들도 충성도 높은 고정 고객이 한방에 들어올 수 있어 제휴를 맺기 쉬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조 대표와 직원들은 곧바로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시장 조사에 착수했다. 주요 도로만 돌았는데도 식대 장부와 종이 식권을 사용하는 기업 수가 600개 이상이었다. 방향성을 잡고 구체적인 시장이 보이자 조 대표는 '대박'을 예감했다.

본격적으로 영업에 들어갔고 식권 장부 거래로 고충을 겪고 있던 배달앱 '요기요', 모바일 광고 플랫폼 '캐시슬라이드' 운영사 NBT파트너 등에서 연락이 왔다. 벤디스는 2013년 10월 베타 버전으로 개발된 밀크를 이들 회사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거쳐 올해 9월 본격 출시했다.

초기 밀크는 기업과 인근 식당을 제휴하는 시스템이었다. 기업은 밀크앱의 관리자 기능을 통해 식권 사용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부적절하게 사용된 식권을 찾아내기도 쉬워 업무의 효율성을 기할 수 있었다. 기업과 계약을 맺은 식당의 경우도 매일 오후 10시에 당일 발생한 식권 매출 내역이 점주에게 문자(SMS)로 자동 전송되는 등 종이 식권 및 식대 장부를 통해 거래할 때의 번거로운 정산 업무에서 벗어날 수 있고 다양한 기업들과의 제휴가 가능해졌다.

기업과 식당들은 밀크 서비스에 대해 만족감을 보였고 한발 더 나아가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의 직원들은 인근 식당 외에도 프랜차이즈업체를 이용하게 해달라는 요구로 이어졌다. 즉시 벤디스는 대형커피전문점, 유명 베이커리, 패스트푸드점, 편의점까지 포함할 수 있는 서비스의 확장을 시도했다.

큐피콘과 만난 밀크는 기업와 제휴된 주변 식당은 물론 회사 자체 식권으로는 이용할 수 없었던 스타벅스, 뚜레쥬르, 롯데리아 등과 같은 프랜차이즈에서도 사용이 가능해졌다.

현재 밀크 서비스는 모바일 식권 '밀쿠폰(Meal-Coupon)', 모바일 매점 '밀카페(Meal-Cafe)', 로컬 마케팅 플랫폼 '밀헌트(Meal-Hunts)', 멤버십 소셜 커머스 '밀당(Meal-Thang)'(오픈 예정)으로 완성됐다.

밀카페는 직원 생일이나 기념일 때 회사가 지급한 포인트를 이용해 자신이 필요로 하는 선물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선물가게다. 밀헌트는 직원들이 인근 상점의 타임 세일이나 할인쿠폰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이며, 밀당은 밀크 커머스 네트워크 내 기업의 직원들이 연대해 공동구매 형식으로 원하는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멤버십 소셜커머스 솔루션이다.

벤디스는 모바일 식권 서비스의 고객사를 확장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소셜커머스 시장의 문을 열었던 티몬이 대표 소셜커머스로 인식됐던 것처럼, 벤디스의 구성원들은 식대 관리 시장에서 만큼은 밀크가 철저하게 선두주자로 자리잡겠다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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