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아이폰6 대란`과 단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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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1-09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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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전망] `아이폰6 대란`과 단통법
홍진표 한국외대 정보통신공학과 교수

지난 1일 저녁부터 다음날 새벽에 걸쳐 일부 휴대전화 유통점이 78만9800원의 아이폰6 16GB 모델을 10만~20만원대에 판매함에 따라 이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밤새 긴 줄을 늘어서는 이른바 '아이폰6 대란'이 발생했다.

단통법 시행 후 관망하던 이통사들은 아이폰6 정식 출시 하루 지난 주말, 전산망을 열고 주말 영업을 재개를 합의하고 일제히 고객 쟁탈전에 나서며 유통점에 지급하는 리베이트가 75만원까지 치솟았다 한다. 눈치 빠르게 준비하던 소수의 유통점들이 리베이트의 일부를 고객과 나누며 결과적으로 40만원 내외의 불법 보조금이 추가로 뿌려진 것으로 추산된다. 한 이통사의 경우, 공시한 이 단말기 지원금은 LTE 요금제에 따라 11만~17만원이다. 따라서 지원금의 15%까지인 유통점의 최대 할인폭을 감안하면 59만4300~66만3000원이 정상적인 가격이다.

과거에도 과도한 리베이트가 내려오면 일부를 이용자에게 '페이백'이라는 이름으로 돌려줘 왔고, 단통법을 조롱하듯 이런 관행이 재발됐다. 총리는 국회 답변에서 분노를 표명했고, 관계 부처는 이통사 임원 형사고발 검토까지 포함한 엄중한 제재를 천명했다. 아이폰6 대란으로 시행 초 혼란을 딛고 궤도에 오른 듯 했던 단통법이 실효성에 강한 의문이 제기되며, 시행 한 달 만에 개정 내지 폐지 논란이 일고 있다.

이통사들은 이들 유통점으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지만, 사실 리베이트가 과다하면 유통점들이 언제든지 단말기 판매가를 낮춰 판매량을 늘리려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통사들이 탈법을 방조 내지 페이백 등의 편법을 조장했다는 의혹이 짙다. 오래 전 예약하고 바로 전날 가입한 10만여명의 충직하고 선량한 고객을 하루 아침에 저버리고 '호갱'으로 전락시킨 이통사에게 많은 국민들이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IT 인프라를 책임지는 기간통신사업자로서의 신뢰가 사라졌으며, 자발적인 이용자 권익 보호나 서비스 경쟁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역설적으로, '싸게 판매하면 위법'이 되게 하는 단통법은 기본적인 시장원리를 무시한 비현실적 법이라 공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공공재 성격도 갖는 통신사업은 이용자 권익 보호와 공익적 역할도 동시에 요구된다. 때문에 일반 시장과 달리 통신사업자를 정부가 규제할 수 있는 것이다. 단말기 유통이 이통사에서 분리되지 않는 한 단통법 폐지 논의는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더구나, 중고폰과 알뜰폰이 이용자가 증가하는 긍정적 효과도 관측되고 있으니 말이다.

과도한 리베이트 투입을 합법적 할인으로 돌리려는 보조금 상한제 폐지 등 단통법의 개정은 철저한 조사와 단호한 법 집행 후에도 실효성이 회복되지 못하는지 평가한 후에 논의해도 늦지 않다. 중국발 저가폰의 공격으로 촉발될 것으로 예견되는 국내 제조사와 애플의 출고가 인하나 중저가 폰의 보급 추이를 당분간 지켜볼 필요가 있다.

가계에 통신비 부담을 덜고, 이용자 차별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단말기 가격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요금경쟁을 활성화시킬 근본적인 처방을 내놓는 일이 시급하다. 단말기 자급제를 활성화시켜 시장에서 단말기 가격이 투명하게 결정되게 하자. 그러면, 불법 보조금으로 인한 대란의 재발이 억제될 것이다. 요금인하를 위한 직접적인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요금인가제폐지는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접속료 조정 등 유효경쟁의 안정장치를 마련한 뒤 폐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점유율만해도 5대3대2다. 매출과 직원수 등을 고려할 때 더욱 벌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무조건 요금인가제를 폐지할 경우 어떤 상황이 벌이질 지 뻔하다. 'IT코리아'의 기반 역시 허약해질 가능성이 높다. 요금인가제를 폐지하되 '선 유효경쟁안정장치, 후 요금인허가폐지'가 마땅하다.

홍진표 한국외대 정보통신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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