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U 전권회의 사무총장에 자오 허우린 당선
화웨이·샤오미·레노버 등 규모·기술 급성장
미·유럽 등 기존주도국 견제 움직임 본격화
화웨이·샤오미·레노버 등 규모·기술 급성장
미·유럽 등 기존주도국 견제 움직임 본격화
중국이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사무총장을 배출했다. 화웨이 등 중국의 ICT 기업들이 급부상한 가운데 중국이 ITU 수장까지 배출함에 따라 그간 ICT 시장을 주도해온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과 주도권 경쟁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터넷 거버넌스와 관련해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의 견제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ITU는 23일 부산 벡스코에서 전권회의 본회의를 개최, 단독 입후보한 자오 허우린 사무차장을 차기 사무총장으로 선출했다. 자오 허우린은 총 투표 수 156표 중 152표를 얻어 97.4%의 지지율로 사무총장이 됐다. 내년 1월부터 4년 간 ITU 운영과 의사결정 과정을 총괄한다.
자오 허우린은 "내년에 150주년을 맞이하는 ITU는 그동안 많이 성장했고, 앞으로 더 성장할 것"이라며 "ITU가 글로벌 소통과 정보사회에 더 기여할 수 있도록 ITU의 역할을 확장하고 다양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865년에 설립된 ITU는 당초 유럽국가들이 주도권을 행사했고, 2차대전 이후 패권국인 미국의 입김이 자연스레 커졌다. 최근에는 미국과 함께 'G2'의 한 축인 중국이 급부상하고 있다. 2012년 기준 ITU 표준화·전파·개발총국의 연구반 의장단 진출 현황에 따르면 중국 측 인사가 15명으로 미국(16명) 다음으로 많다.
최근 화웨이와 샤오미, 레노버 등 중국 ICT 기업이 광대한 내수시장 규모에 힘입어 급성장했고, 기술적 경쟁력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중국은 2014 ITU 전권회의 부대행사로 개최된 '글로벌 서밋' 포럼에 참여, "2020년까지 5G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혀, 한국·일본과 5G 최초 상용화 경쟁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대한 미국과 유럽 등 기존 주도국들의 견제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은 자오 허우린 사무총장 당선을 예상하고 "사무총장 권한을 명확하게 규명하고 사무차장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 이를 이번 2014 ITU 전권회의의 의제로 포함시켰다. 이는 중국이 러시아 등과 함께 "인터넷 거버넌스 관련 논의를 ITU의 규율 범위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 그간 인터넷 거버넌스를 주도해온 미국에 선제타를 날린 것에 대한 '맞대응'의 성격도 있다. 미국은 "인터넷 거버넌스를 국제기구 관할로 편입시킬 경우 개별 국가의 인터넷 정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정근기자 anti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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