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광장] `한국문명3.0` 로드맵 만들 때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410/2014102302102351607002[1].jpg "[DT광장] `한국문명3.0` 로드맵 만들 때다")
우리는 새로운 각오로 내년 2015년을 맞이할 준비를 가져야 한다. 1945년 이후 70년이란 세월이 '한국문명'이란 이름으로 우리를 찾아온 것이다. 그동안 우리가 이룩한 자유와 평등을 비롯한 시민사회의 실현은 '문명' 이른바 'civilization'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어 보이며 다가올 2015년 이후는 한국문명3.0이라고 일컬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유럽 특히 프랑스에서 유럽 근대의 성과를 함축하는 이름으로 등장한 문명이란 말은 국민과 국가가 지향해야 할 이상을 담은 용어였다. 이러한 문명론은 나중 유럽 이외의 지역은 '미개' 내지 '야만'으로 규정하여 주변 지역을 식민지화시키는 이데올로기기로 전락했다. 하지만 한국문명은 식민지의 산물이라고 일컬을 수 없으며 오히려 세계사적 새로운 문명의 출현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산업혁명 시기의 영국· 프랑스· 미국과 마찬가지로 높은 관세로 산업을 보호하면서 정부의 계획에 따라 지원하고 금융시장의 규제와 고정통화 등으로 성장을 거듭한 것은 사실이다.
구한말 중화의 질서 속에서 스스로 문명국임을 자부하고 있던 중국과 조선은 제국주의의 침탈에 맞서 독립국가의 건설과 강자의 길을 걷기 위하여 서구 문명을 추구하게 되었으며 시련도 거쳤지만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고 하겠다. 중국, 조선보다 일찍 서구식 문명을 추종한 일본은 서구와 동등할 수 없다는 인식과 동아시아에서의 유일한 '서구문명국'임을 표방하는 이중적 콤플렉스를 안게 되었다. 구한말 조선의 지식인들은 '문명'의 개념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개화', '개명' 나아가 '자강', '물질문명' 등으로 설정했으며 '문명'자체를 새롭게 정립하려는 시도가 나타났으니 '도덕'을 핵심적인 부분으로 재구성하려한 시도도 이뤄졌다.
1945년 8·15 해방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룩한 우리의 업적 '한국문명'은 물질 중심적 문명론의 성공이었으며 이에 대하여 기독교적 자본주의, 유교 자본주의, 지정학적 자본주의 등으로 설명을 시도하고 있다. 아무튼 '한국문명'은 두 시기로 구분하여 볼 수 있다. 첫째 폐쇄된 체제 속에서 이룩한 산업화, 이를 한국문명1.0이라고 부를 수 있고 대개 1994년까지의 기간을 말한다. 이 기간 동안 자동차, 조선, 전자, 화학, 기계 등 대규모 장치산업에서의 '규모와 범위의 경제'로 특징짓는 성공을 가져왔다.
1995년 WTO의 출현 이후 IMF를 거치면서 2014년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개방체제를 한국문명2.0이라고 말하고자 한다. 2008년의 세계적 금융 위기 속에서도 시민의 자유와 평등, 민주가 실현되었으니 이것은 식민지도 아니며 식민지 침탈 과정 없이 이룩한 문명으로 세계적인 모범사례라고 보겠다. 산업화, 개방화와 시민사회의 성립으로 특징짓는 '한국문명'은 향후 후발문명으로 등장한 중국과의 관계 설정 속에 '문명'의 개념을 새롭게 설정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으니 문화다원주의, 민족적 국수주의에 매몰되지 않고 한국문명3.0의 새로운 정립 시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안정을 추구하는 미래지향적인 삶과 가족구성원을 소중히 하는 한국문화가 시장경제, 민주주의, 자유, 인권, 세계주의 등과 그동안 잘 접목되었으며 이것이 한반도의 지리적 위치가 갖는 잠재력을 이용하여 그 능력에 맞는 시간표 작성으로 북한, 중국, 일본과 공유하는 길이 한국문명3.0이며 향후 그 실천 로드맵 작성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동안 이룩한 성과, 한국문명1.0, 한국문명2.0에 안주하지 않고 분열과 집단적 연고주의를 벗어나 진정한 자유와 평화가 우리 시대의 안식처임을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옥한석 강원대 지리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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