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사이버공간 규제개선 시급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410/2014102002100151607001[1].jpg "[이슈와 전망] 사이버공간 규제개선 시급하다")
10월 초,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에서 제3회 글로벌 전자정부 포럼이 개최됐다. 유엔과 카자흐스탄 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한 이 포럼에서 한국은 유엔으로부터 전자정부 3년 연속 1등상을 받는 위업을 달성했다.
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부3.0과 전자정부의 연결노력이 유엔평가에서 큰 호응을 받은 것이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스마트 정부'였고, 각국의 '오픈 데이터 정책'의 성공사례가 중점적으로 소개됐다.
그러나 이 화려함 뒤에, 우리나라 정보화의 참으로 부끄러운 현실이 국정감사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다.
어느 신문에 의하면, "20년 전 컴퓨터를 장착한 구축함이 한 달에 한번 꼴로 다운" 된다는데 그 원인이 바로 낡은 PC였다고 한다. 구축함에 설치된 486급 PC는 지금은 찾아보기도 힘든 낡은 PC라는 것이다. 심지어 다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매일 PC를 리셋 한다"는 보도도 있었다.
어느 중고등학교에서는 20년 된 PC로 교육을 받고, "부품을 학생들이 조달"하여 사용한다는 보도도 보였다.
전자정부 1등 국가의 위상에 맞지 않는 이런 현상의 원인은 무엇일까? 무엇 보다도 '설치하기만 하고 AS는 모른척하는' 잘못된 예산제도와 관행에서 찾을 수 있다. 규정된 수명이 다한 부품은 '자동으로 교체'가 이루어지도록 예산제도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나아가 컴퓨터와 같이 기술진보가 빠른 장치 분야에서는 중요 장치를 소유하기 보다는 빌려 쓰는 '클라우드우드 전략'도 채택해야 한다.
컴퓨터처럼 기술진보 속도가 빠른 장치는 겉으로 봐서 물리적으로 멀쩡하다고 해서 교체시기를 놓치면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PC 등 컴퓨터의 경우에는, 운영체제를 적시에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첨단 기기와의 연계가 불가능해지고, 보안면에서 큰 문제를 일으킨다. 때로는 고장을 수리하기 위해 필요한 부품을 조달하지 못해 가동을 중단할 수도 있다.
구축함과 같은 첨단무기가 낡은 PC 때문에 제대로 작동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발전소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낡은 컴퓨터 때문에 발전소 가동이 중지되는 등 심각한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전문가의 말에 귀를 기우려야 한다. 또 카카오톡에 대한 '검열 소문'으로, 사이버 공간에서 일부 '이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보도는 우리를 매우 우울하게 한다.
사이버 공간은 국경선이 의미를 갖지 못하는 공간이다. 이 새로운 대륙에서는 이동이 자유롭다. 혹시 세계적 표준과 다른, 우리만의 차별적 규제가 있다면, 우리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등장한 사이버 공간에 대한 규제 때문에, 이미 누더기가 되어 버린 규제를 '세계적 표준의 관점'에서 다시 정리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신설규제는 엄격한 규제영향 평가도 받아야 한다.
전자정부 1등 국가에 걸맞은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형이 등장하여 창조경제를 견인하고,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혁파가 필요하다. 2017년부터 중학생 대상으로 주 한 시간씩 SW 교육을 실시한다고 한다. 붕괴된 SW 생태계 복원을 위한 노력으로 평가되어, 아직은 미흡하지만 환영한다. 사이버 공간은 인류가 만든 신 대륙이다. 이 대륙에 수명이 다한 구대륙의 낡은 규제를 과감히 버리고, 새 대륙에 맞는 새로운 거버넌스, 새로운 규제, 새로운 전자정부를 구축해야 한다. 그래서 21세기, 사이버 신 대륙의 주도국가가 되어야 한다. 유엔 전자정부 3회 연속 우승은 우리에게 그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 분명하다.
안문석 지식디비포럼의장ㆍ고려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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