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 헬스산업이 창조경제 핵심… 정부 지원 '한목소리'
HT·ICT·빅데이터 등 융합… 바이오 R&D 효율성 높아져
HT·ICT·빅데이터 등 융합… 바이오 R&D 효율성 높아져
■ 2014 바이오융합테크 콘퍼런스
디지털타임스와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기초의과학연구센터(MRC)협의회가 공동 주최한 '2014 바이오 융합테크 콘퍼런스'에서는 바이오 융합 기술을 활용한 사회문제 해결방안과 관련 산업 발전전략을 주제로 각계 최고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져 청중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초고령화 시대를 맞아 중요성이 높아지는 치매 등 난치성 질환 치료 신약 개발전략에 대해 주일로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신재국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윤승용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홍진태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등 기초의과학 분야 전문가들의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또 최근 사회적으로 해결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중독'과 '안전' 문제를 해결할 바이오 ICT 융합 기술들이 소개돼 관심을 모았다.
맞춤의료 시대를 열 '바이오 빅데이터'와 '유전체 연구'와 차세대 핵심 기술로 관심이 높은 '3D 바이오 프린팅', ' 모바일 개인의료기록(PHR)', '바이오닉스' 기술 등을 소개한 발표는 혁신적으로 변화할 미래 의료현장의 모습을 전망케 했다.
헬스케어 산업 분야에서는 체외진단 기기, 차세대 치료제, ICT 의료서비스 플랫폼, 첨단 의료기기, 글로벌 헬스케어 서비스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의 전문가들이 미래 전략을 공개했다.
21세기 의학 패러다임은 경험에 의존하는 것에서 과학기술 기반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렇게 변화한 첨단 의료는 새로운 첨단 산업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OECD는 바이오 신기술이 다른 기술들과 융합해 글로벌 경제에 대규모 변화를 가져오는 것을 '바이오 경제'로 명명하며 2030년에 이 시대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오·헬스 산업이야말로 창조경제의 '핵심 분야'인 것. 전문가들은 바이오 경제 '빅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바이오·헬스 산업의 확고한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고, 범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영일 이화여대 부총장은 '2030 미래를 위한 헬스케어 혁신 비전' 기조발표에서 "미래의 성장 가능성, 연구개발(R&D)을 기반으로 한 결과물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바이오·헬스 산업은 창조경제를 대표할 수 있는 산업"이라며 "미래 의료R&D는 과거와 비교해 전주기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단순한 치료를 넘어 복지와 공공안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부총장은 바이오·헬스 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면서도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은 여전히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바이오·헬스 산업에 대한 정확한 비전이 제시되지 못한 것이 이런 문제점들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 분야, 진출 시장, 수혜 대상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정확한 타깃을 설정하고 계획을 세워야 하지만, 이런 것들을 생략한 채 바이오R&D 전략을 수립하고 있어 한계가 생긴다"며 "의약계, 기업, 국민 등 바이오·헬스 분야의 관계자는 물론, 인문·사회과학자까지 전 사회를 포괄하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바이오·헬스 산업의 목표와 허용범위 등을 명확히 설정한 후 범정부차원의 체계적인 전략이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경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생명복지위원장(중앙대 교수)은 '헬스 컨버저노믹스 시대 여는 국가R&D 전략' 기조발표에서 기술 간 융합 또는 연계가 바이오·헬스 산업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헬스스팟'이라는 원격진료 시스템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제는 의사가 전문적으로 하던 일을 소비자들이 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며 "의료에 빅데이터가 융합되면서 의사가 진찰하는 것보다 더 정확한 진료가 가능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보건의료기술(HT)과 정보통신기술(ICT)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다양한 자원들이 융합될 수 있도록 정책을 펼친다면, 국가 바이오R&D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우수한 연구성과와 인력, 병원 등의 인프라, 산업 생태계, 인문·사회학과의 대융합이 이뤄진다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고 바이오경제 시대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연홍 가천대 부총장은 '미래 헬스케어 생태계 전략과 정책비전' 기조발표에서 변화하는 바이오·헬스 생태계에 주목하고, 구성원들이 공존하고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바이오·헬스 생태계는 환경 변화, 의료기술 발달로 인해 다른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급격한 고령화와 질병구조 변화, 의료시장의 세계화, 지리적 거리의 단축으로 의료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정부와 의사 중심의 의료시스템도 고객 중심으로 바뀌고 있으며, 개인맞춤형 의료서비스도 생겨나고 있다.
노 부총장은 "나노기술 발전, 게놈 프로젝트에서 시작된 바이오 기술 발달, 모든 기기와 인터넷이 연결된 초연결 시대 개막 등으로 의료산업은 놀랍게 변화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정부에서도 지속 가능한 의료체계, 질적·소비자 중심의 정책 지향 등으로 정책 방향을 설정했지만 현안에 급급하다 보니 단기적이고 미시적인 접근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정된 재원을 나눠 먹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형태의 바이오·헬스 생태계에서 벗어나 정보통신, 나노, 화학, 생물학 등 바이오·헬스를 둘러싼 모든 분야가 공존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성한다면 투쟁이 아닌 상생의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나영기자 100n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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