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웨어러블 기기'로 혁신 중심이동
될성부른 창업기업 인수·육성 '잰걸음'
될성부른 창업기업 인수·육성 '잰걸음'
■ 스타트C 코리아
(1) 프롤로그
지난달 19일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의 산타나 로우 거리. 명품 매장이 늘어선 거리 한가운데 위치한 테슬라 전시장은 젊은이들로 붐볐다. 전시장뿐만 아니라 실리콘밸리 도로 곳곳에서 7만달러가 넘는 전기자동차 '테슬라S'가 쉽게 눈에 띄었다.
현지 교민인 제이슨 리 씨는 "회사에서 전기차 이용자가 늘면서 충전이 가능한 주차공간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며 "충전이 끝나면 다른 곳으로 옮겨주고 다음 차를 충전해주는 사람을 따로 둘 정도"라고 말했다.
인터넷과 연결된 최고급 전기차가 첨단 기술에 목마른 젊은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된 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전기차는 시작일 뿐이다. 테슬라를 탄생시킨 엘런 머스크는 이미 스티브 잡스를 이은 새로운 혁신가로 실리콘밸리에서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그는 인류 멸망을 막을 해법으로 인터넷과 우주, 청정에너지를 지목하고 이를 실제 사업과 연결해 단숨에 억만장자가 됐다. 지금도 화성에 인간 식민지를 만드는 도전을 하고 있다.
엘런 머스크의 기술혁신 핵심 키워드는 바로 '융합'이다. 스티브 잡스가 지난 2007년 전화와 카메라, MP3 등을 하나로 합쳐 인터넷으로 연결한 '아이폰'을 출시하며 세계에 '모바일 혁명'을 일으켰다면 차세대 혁신가인 엘런 머스크는 '포스트 모바일', '비욘드 IT' 혁명 시대를 열고 있다. 자동차와 에너지, ICT 기술을 융합해 한 번 충전으로 최대 420㎞를 달리는 공해 없는 슈퍼카를 만들고 자동차 산업의 중심을 실리콘밸리로 가져오며 미국 제조업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이를 통해 배터리와 충전기, 스마트그리드, 신재생에너지 기술 등 연관 산업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경계를 허문 융합 혁신의 힘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실리콘밸리, '포스트 모바일' 찾기 혈안=세계적인 IT 기업들이 모인 실리콘밸리는 IT와 헬스케어, 바이오, 에너지, 로봇 등을 융합한 융합 혁신의 격전지가 되고 있다. 특히 모바일 혁명의 뒤를 이을 기술로 '사물인터넷(IoT)'이 떠오르며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구글은 자율주행자동차와 스마트홈, 인공지능 등 혁신산업 영역을 빠르게 개척하고 있다. 올초에는 약 3조원을 들여 스마트 홈 벤처기업인 네스트랩스(Nest Labs)를 인수했다. 스마트홈은 무선 시스템으로 조명이나 온도, 출입장치, 보안시스템 등을 조작할 수 있는 자동화된 주택이다. 네스트랩스는 실내 온도조절기와 연기 탐지기 등을 개발한 업체로, 전문가들은 구글의 인수를 계기로 실리콘밸리에 본격적인 IoT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삼성전자도 미국 스마트홈 플랫폼업체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전격 인수했고, 애플은 홈자동화를 위한 무선통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IoT가 구현된 '초연결사회'는 특히 통신 기능을 문명의 거의 전 영역에 불어넣음으로써 과거에 없던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인터넷 통신용 TCP/IP 칩을 제조하는 위즈넷(Wiznet)의 전민수 실리콘밸리 지사장은 "앞으로 모든 전자·가전제품은 물론 출입시설, 계량·측정기기 등 많은 부분에 인터넷 네트워크 기능이 필요해질 것"이라며 "특히 열, 가스 등을 감지하는 센서 네트워킹 시장이 급성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웨어러블 기기 산업도 폭발적 성장을 앞두고 있다. 아기 발목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는 미국 스타트업 스프라우틀링(Sproutling)의 박철성 엔지니어링 디렉터는 "활동량 측정기나 스마트 시계 등 기존에 나온 웨어러블 기기의 유용성에 대해 의문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며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복잡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걸음 수를 측정해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사용자 건강에 아무런 이득을 줄 수 없다는 것. 스프라우틀링의 영유아용 웨어러블 기기는 아기의 체온과 심박수, 주변 온도와 습도 등을 측정해 이상이 생길 경우 스마트폰으로 부모들에게 알려주고, 취침 상태나 깨어날 시간을 알려주기도 한다. 피부가 예민한 아기들을 고려해 충전용 접속 단자를 없애고 완전 무선충전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박 디렉터는 "이제는 사람들이 실제로 접하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한 시기"라며 "데이터 자체를 수집하는 기능보다는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알고리듬이나 사용자 경험(UX) 개발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융합 혁신 '속도' 높여라=융합을 통한 혁신 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기업들의 대응 노력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전략은 새로운 기술을 가진 기업을 인수하는 방법이다. 특히 미국 기술 기업들은 스타트업 인수에 혈안이 돼 있어 지난해에만 야후가 22개사, 구글 19개사, 페이스북 10개사 등 창업기업을 인수했다. 특히 최근 IT기업들이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사업을 넓혀나가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와 IoT 제품이 기술 혁신의 중심이 되면서 대량 생산을 통한 원가절감보다는 세분화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춘 하드웨어 제조업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덩치가 커져 빠른 혁신이 힘들어진 대기업들은 변화에 대한 적응속도를 높이기 위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스타트업을 직접 키우는 '인큐베이팅' 전략에도 힘을 쏟고 있다. 구글은 영국 런던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이어 미래창조과학부와 협력해 국내에 글로벌 창업지원센터를 개소했으며, 창업공간과 더불어 각종 장비와 기기, 기술과 마케팅 멘토링도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될성부른 스타트업에 창업 공간을 제공하는 동시에 투자까지 하고 있다. 특히 인텔은 만물인터넷 분야에서만 4개 이노베이션센터를 영국 등 각지에 설치했다.
최명례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차장은 "한국 기업들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현실을 인식하고 글로벌 기업의 변화 트렌드에 맞춰 창업, 파트너십 등 다양한 형태의 협력을 시도해야 할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들이 사업 확장을 노리는 만물인터넷, 웨어러블 기기, 3D 프린팅, 로보틱스, 드론, 바이오 등 분야에서 창업이나 협력노력을 공격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새너제이(미국)=남도영기자 namdo0@dt.co.kr
디지털타임스는 우리 경제 성장과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기술과 산업간 융합이 필수적이라는 판단 하에 이를 주제로 '스타트 C코리아' 캠페인을 미래창조과학부와 공동 기획했다. 스타트 C코리아는 융합과 혁신을 키워드로 하는 디지털타임스의 캠페인으로 2013년부터 시작했다.
C는 '융합·창의·협력'(Convergence·Creativity·Cooperation)을 의미한다. 캠페인에서는 융합을 통해 새 길을 연 성공사례를 소개하고, 융합과 혁신이 가져올 미래 변화를 조망한다. 또 융합 혁신을 통해 꼭 풀어야 할 사회현안과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이뤄내기 위한 생태계 조성방안을 제안한다. 캠페인과 관련된 의견과 아이디어는 본지 특별취재팀(science@dt.co.kr)으로 보내면 된다.
특별취재팀=안경애 부장/이준기/남도영/정용철/백나영 기자
공동기획 : 디지털타임스·미래창조과학부
후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1) 프롤로그
지난달 19일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의 산타나 로우 거리. 명품 매장이 늘어선 거리 한가운데 위치한 테슬라 전시장은 젊은이들로 붐볐다. 전시장뿐만 아니라 실리콘밸리 도로 곳곳에서 7만달러가 넘는 전기자동차 '테슬라S'가 쉽게 눈에 띄었다.
현지 교민인 제이슨 리 씨는 "회사에서 전기차 이용자가 늘면서 충전이 가능한 주차공간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며 "충전이 끝나면 다른 곳으로 옮겨주고 다음 차를 충전해주는 사람을 따로 둘 정도"라고 말했다.
인터넷과 연결된 최고급 전기차가 첨단 기술에 목마른 젊은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된 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전기차는 시작일 뿐이다. 테슬라를 탄생시킨 엘런 머스크는 이미 스티브 잡스를 이은 새로운 혁신가로 실리콘밸리에서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그는 인류 멸망을 막을 해법으로 인터넷과 우주, 청정에너지를 지목하고 이를 실제 사업과 연결해 단숨에 억만장자가 됐다. 지금도 화성에 인간 식민지를 만드는 도전을 하고 있다.
엘런 머스크의 기술혁신 핵심 키워드는 바로 '융합'이다. 스티브 잡스가 지난 2007년 전화와 카메라, MP3 등을 하나로 합쳐 인터넷으로 연결한 '아이폰'을 출시하며 세계에 '모바일 혁명'을 일으켰다면 차세대 혁신가인 엘런 머스크는 '포스트 모바일', '비욘드 IT' 혁명 시대를 열고 있다. 자동차와 에너지, ICT 기술을 융합해 한 번 충전으로 최대 420㎞를 달리는 공해 없는 슈퍼카를 만들고 자동차 산업의 중심을 실리콘밸리로 가져오며 미국 제조업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이를 통해 배터리와 충전기, 스마트그리드, 신재생에너지 기술 등 연관 산업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경계를 허문 융합 혁신의 힘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실리콘밸리, '포스트 모바일' 찾기 혈안=세계적인 IT 기업들이 모인 실리콘밸리는 IT와 헬스케어, 바이오, 에너지, 로봇 등을 융합한 융합 혁신의 격전지가 되고 있다. 특히 모바일 혁명의 뒤를 이을 기술로 '사물인터넷(IoT)'이 떠오르며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구글은 자율주행자동차와 스마트홈, 인공지능 등 혁신산업 영역을 빠르게 개척하고 있다. 올초에는 약 3조원을 들여 스마트 홈 벤처기업인 네스트랩스(Nest Labs)를 인수했다. 스마트홈은 무선 시스템으로 조명이나 온도, 출입장치, 보안시스템 등을 조작할 수 있는 자동화된 주택이다. 네스트랩스는 실내 온도조절기와 연기 탐지기 등을 개발한 업체로, 전문가들은 구글의 인수를 계기로 실리콘밸리에 본격적인 IoT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삼성전자도 미국 스마트홈 플랫폼업체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전격 인수했고, 애플은 홈자동화를 위한 무선통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IoT가 구현된 '초연결사회'는 특히 통신 기능을 문명의 거의 전 영역에 불어넣음으로써 과거에 없던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인터넷 통신용 TCP/IP 칩을 제조하는 위즈넷(Wiznet)의 전민수 실리콘밸리 지사장은 "앞으로 모든 전자·가전제품은 물론 출입시설, 계량·측정기기 등 많은 부분에 인터넷 네트워크 기능이 필요해질 것"이라며 "특히 열, 가스 등을 감지하는 센서 네트워킹 시장이 급성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웨어러블 기기 산업도 폭발적 성장을 앞두고 있다. 아기 발목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는 미국 스타트업 스프라우틀링(Sproutling)의 박철성 엔지니어링 디렉터는 "활동량 측정기나 스마트 시계 등 기존에 나온 웨어러블 기기의 유용성에 대해 의문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며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복잡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걸음 수를 측정해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사용자 건강에 아무런 이득을 줄 수 없다는 것. 스프라우틀링의 영유아용 웨어러블 기기는 아기의 체온과 심박수, 주변 온도와 습도 등을 측정해 이상이 생길 경우 스마트폰으로 부모들에게 알려주고, 취침 상태나 깨어날 시간을 알려주기도 한다. 피부가 예민한 아기들을 고려해 충전용 접속 단자를 없애고 완전 무선충전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박 디렉터는 "이제는 사람들이 실제로 접하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한 시기"라며 "데이터 자체를 수집하는 기능보다는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알고리듬이나 사용자 경험(UX) 개발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융합 혁신 '속도' 높여라=융합을 통한 혁신 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기업들의 대응 노력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전략은 새로운 기술을 가진 기업을 인수하는 방법이다. 특히 미국 기술 기업들은 스타트업 인수에 혈안이 돼 있어 지난해에만 야후가 22개사, 구글 19개사, 페이스북 10개사 등 창업기업을 인수했다. 특히 최근 IT기업들이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사업을 넓혀나가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와 IoT 제품이 기술 혁신의 중심이 되면서 대량 생산을 통한 원가절감보다는 세분화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춘 하드웨어 제조업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덩치가 커져 빠른 혁신이 힘들어진 대기업들은 변화에 대한 적응속도를 높이기 위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스타트업을 직접 키우는 '인큐베이팅' 전략에도 힘을 쏟고 있다. 구글은 영국 런던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이어 미래창조과학부와 협력해 국내에 글로벌 창업지원센터를 개소했으며, 창업공간과 더불어 각종 장비와 기기, 기술과 마케팅 멘토링도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될성부른 스타트업에 창업 공간을 제공하는 동시에 투자까지 하고 있다. 특히 인텔은 만물인터넷 분야에서만 4개 이노베이션센터를 영국 등 각지에 설치했다.
최명례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차장은 "한국 기업들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현실을 인식하고 글로벌 기업의 변화 트렌드에 맞춰 창업, 파트너십 등 다양한 형태의 협력을 시도해야 할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들이 사업 확장을 노리는 만물인터넷, 웨어러블 기기, 3D 프린팅, 로보틱스, 드론, 바이오 등 분야에서 창업이나 협력노력을 공격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새너제이(미국)=남도영기자 namdo0@dt.co.kr
디지털타임스는 우리 경제 성장과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기술과 산업간 융합이 필수적이라는 판단 하에 이를 주제로 '스타트 C코리아' 캠페인을 미래창조과학부와 공동 기획했다. 스타트 C코리아는 융합과 혁신을 키워드로 하는 디지털타임스의 캠페인으로 2013년부터 시작했다.
C는 '융합·창의·협력'(Convergence·Creativity·Cooperation)을 의미한다. 캠페인에서는 융합을 통해 새 길을 연 성공사례를 소개하고, 융합과 혁신이 가져올 미래 변화를 조망한다. 또 융합 혁신을 통해 꼭 풀어야 할 사회현안과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이뤄내기 위한 생태계 조성방안을 제안한다. 캠페인과 관련된 의견과 아이디어는 본지 특별취재팀(science@dt.co.kr)으로 보내면 된다.
특별취재팀=안경애 부장/이준기/남도영/정용철/백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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