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만원대 요금제 써도 10만원도 안돼 80만원대 달해… 최신형일수록 보조금 적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시행 첫날인 1일 이동통신 3사가 공개한 단말기별 보조금 지원규모에 따르면 갤럭시노트4 같은 최신 스마트폰에는 8~10만원대의 적은 지원금이, 갤럭시노트2 등 구형 단말기에는 최대 40만원대의 지원금이 지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월 9만원 이상 요금제에 가입해도 갤럭시노트4(출고가 95만7000원) 보조금이 10만원도 채 안 돼, 휴대전화 가격이 웬만한 냉장고나 세탁기 값과 맞먹는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1일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이통 3사는 단통법 시행에 따라 첫 단말기별 출고가와 보조금을 공개했다. 공시한 보조금은 일주일 동안 변경할 수 없고, 전국 매장에서 같은 가격에 단말기를 판매해야 한다.
이날 서울 시내 휴대전화 대리점들은 단말기별 출고가와 이용요금제에 따른 지원금 표를 내걸고 판매에 돌입했다. 이통 3사도 홈페이지에 보조금을 공지했다. 3사 중에서는 KT 올레닷컴이 기본 상위메뉴에 '지원금공시' 항목을 갖춰 찾아보기에 가장 편했다.
이를 본 소비자들은 단말기 가격 폭탄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특히 요금제별로 보조금을 차등해 지급할 경우, 저가 요금제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지원금은 더 크게 줄어든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의 경우, 이통 3사는 최고가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각각 11만1000원(SK텔레콤), 8만2000원(KT), 8만원(LG유플러스)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만~10만원대 요금제에 가입하고도 단말기를 80만원대에 구매해야 하는 셈이다. 가장 많이 활용하는 요금제인 6만원대 요금제에서는 지원금이 3분의2 수준으로 떨어진다.
반면 이통사들은 단통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출시 15개월이 넘은 구형 단말기에 대해서는 45만원대의 지원금을 투입, 재고정리에 나서는 모습이다. 3사가 공개한 지원금은 회사별로 1만~3만원대의 차이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단말기별 투입규모가 유사했다. 지원금을 한 번 공시하면 일주일간 변경할 수 없기 때문에 이통사들은 공시 직전까지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들의 첫 지원금 공개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은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놀랍다는 반응이다. 한 소비자는 "고가 요금제를 사용하면 지원금이라도 많이 받을 줄 알았는데, 최신형 제품일수록 지원금이 더 적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역시 즉각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9만원 요금제에 가입하고 2년 약정하는 경우에만 최고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한 것을 비롯해 2G 폰을 사용하는 수백만 가입자에 대해서는 어떠한 요금 할인 혜택도 주지 않는 것은 큰 문제"라며 "(단통법이) 국민 통신요금 부담을 증가시키는 구조를 오히려 더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지성기자 j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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