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2곳에 삼성전자 포함… '공급처 교체설' 사실아냐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성장에 물량확보 선제조치 분석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성장에 물량확보 선제조치 분석
애플이 아이폰6 모바일 D램 공급업자를 기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2사에서 삼성전자까지 메모리반도체 3강으로 확대했다. 이는 메모리반도체 시장 정리와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에 따라 D램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을 우려한 애플의 선제 조치로 해석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9일 출시 예정인 아이폰6의 1GB 모바일 D램 공급업자를 기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포함 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삼성전자의 아이폰6 모바일 D램 공급 재개 소식이 전해지면서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 중 1개 사가 빠질 수도 있다는 설이 있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아이폰5S에 적용했던 64비트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아이폰6에 채택하면서 AP 최적화를 위해 3GB D램을 채택하고 공급처를 바꾼다는 설이 있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SK하이닉스 등 기존 거래처와 애플과의 관계는 여전히 원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는 9일 출시 예정인 아이폰6에는 이전 모델과 마찬가지로 1GB 모바일 D램이 탑재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이는 애플의 모바일 D램에 대한 강박적인 집착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덧붙였다. 애플이 아이폰6의 단말기 성능 최적화 및 배터리 효율성 등을 고려했을 때 굳이 3GB D램을 적용할 필요는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이는 모바일 D램 시장의 빠른 성장 및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빠른 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는 상황에서는 반도체 업체를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았으나, 최근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성장으로 애플의 위상도 예전 같지는 못한 상황이다.
실제 반도체 전자상거래사이트 D램익스체인지의 지난 8월 말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모바일 D램 구매 점유율은 지난해 32.5%에서 올해 29.3%로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애플 역시 16.6%에서 15.2%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반면 최대 PC 제조사인 중국 레노버가 인수한 모토로라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의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업체들의 모바일 D램 구매 점유율은 31.6%에서 38.7%로 많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점유율 변화와 함께 모바일 D램 시장 자체가 커지는 추세도 반도체 업계에는 긍정적이다. 점유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와 애플의 모바일 D램 구매 규모는 지난해 3억100만개에서 올해 3억5100만개로 늘어날 예정이며, 애플 역시 1억5370만개에서 1억8160억개로 증가할 것으로 D램익스체인지는 전망했다. 중국 업체들의 경우 2억9290만개에서 4억6400만개로 거의 2배 가까이 늘어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중저가 스마트폰용 모바일 D램뿐 아니라 3GB 이상의 하이앤드 모바일 D램 수요도 늘어날 조짐"이라며 "높은 사양의 모바일 D램 수요가 늘면 공급업체 기술력에 따른 희비도 극명하게 엇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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