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R&D 예산중 재난안전투자 비율 1.5% 불과
재난안전시스템 구입 등 정부 적극적 개입 필요
재난안전시스템 구입 등 정부 적극적 개입 필요
■ 스타트C 코리아
제5차 과학ICT융합포럼-`세이프 코리아` 뉴 프레임을 열자
세월호 참사로 재난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재난안전 대응시스템의 새로운 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22일 열린 '제5차 과학ICT융합포럼'에서 전문가들은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재난관리에 활용해 효율적인 재난안전 시스템을 구축하고, 미미한 재난안전 산업을 성장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보관리를 통한 효과적 재난 예측·대응 패러다임'을 주제로 발표한 여운광 국립재난안전연구원장은 "세월호 참사에서 봤듯이 재난관리의 실패는 정보공유의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하며 "과학·ICT 기술을 융합해 분산된 재난 정보를 통합, 효과적인 재난관리를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 원장의 주제발표 내용을 정리했다.
여운광 재난안전연구원장 발표
우리나라의 재난안전시스템도 기존 '자연재해' 중심에서 '안전' 중심으로 변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세월호 참사는 우리나라 정부의 재난안전 투자가 매우 미흡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고, 재난안전 시스템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과거 다양한 재난사고 경험을 통해 우리는 여러 가지 교훈을 얻었지만, 가장 큰 교훈은 정보공유의 실패는 재난관리의 실패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앞으로 재난 및 안전사고는 전통적인 자연재난과 신종·복합재난이 합쳐진 형태로 발생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국가적인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함께하지 않으면 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수 없다. 재난안전 분야에서 과학기술과 ICT의 역할이 다시금 주목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과학기술과 ICT는 국가와 국민을 하나로 모으고, 분산된 정보들을 통합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을 당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모습을 보면 직접 현장정보를 파악하지 못한 채 방송 화면을 통해 정보를 얻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재난사고 발생 시 현장에서 벌어지는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미국과 매우 상반된 모습으로, 정보공유시스템의 부재로 인해 나타난 문제다.
정보공유시스템은 우리나라의 과학기술과 ICT 기술 수준으로 본다면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일례로 재난안전연구원에서는 지난해 초부터 서울시, 기상청, 국토교통부, 수자원공사 등 재난 관련 각 기관이 제공하고 있는 정보들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정보들을 한 데 모은 시스템인 '스마트빅보드(스마트 재난상황 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기상정보, 해상자료, 교통정보센터의 폐쇄회로TV 등 각 부처가 보유하고 있는 정보와 70여개 재난 키워드로 검색한 시민들의 SNS 데이터를 결합, 빅데이터를 활용해 재난분석을 해주는 것이다. 스마트빅보드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고 재난관리에 단순한 ICT 기술을 융합해 만든 것이지만 이같은 시스템이 개발·활용되지 못한 것은 재난안전에 대한 정부의 이해와 지원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우선 경제적 효과를 따지는 연구개발(R&D) 투자결정 방식 때문에 예산을 따기 힘들다. 재난안전 분야 R&D에 대한 적절한 평가기준이 없는 것도 문제다. 정부에서는 재난안전 R&D를 평가할 때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논문이나 특허 등 잣대를 대지만, 재난안전 분야에서는 몇 사람을 구조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인 만큼 다른 평가방식이 필요하다. 또 재난안전 R&D가 다른 분야와 중복된다는 이유로 R&D를 지원하지 않는 것도 큰 문제다. 국가과학기술분류체계에도 재난안전이 포함돼있지 않다는 것도 정부가 재난안전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었음을 방증한다. 현재 국가 R&D 전체 예산 중 재난안전에 투자되는 비율은 1.52% 수준에 그친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재난안전산업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개발된 재난안전 시스템은 정부에서 구매를 해줘야 하는데 그동안은 구매가 잘 이뤄지지 않아 산업 성장이 힘들었다. 재난안전산업에 민간이 참여하도록 해 시장을 성장시키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오토바이 헬멧 의무화를 통해 헬멧을 제조하는 공장이 성장할 수 있도록 안전규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재난안전교육, 훈련 등을 통해 재난안전에 대한 국민의식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회적으로 재난안전시스템, 산업의 필요성에 대한 범국민적인 분위기가 형성돼야 효과적인 재난관리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백나영기자 100na@dt.co.kr
제5차 과학ICT융합포럼-`세이프 코리아` 뉴 프레임을 열자
세월호 참사로 재난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재난안전 대응시스템의 새로운 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22일 열린 '제5차 과학ICT융합포럼'에서 전문가들은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재난관리에 활용해 효율적인 재난안전 시스템을 구축하고, 미미한 재난안전 산업을 성장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보관리를 통한 효과적 재난 예측·대응 패러다임'을 주제로 발표한 여운광 국립재난안전연구원장은 "세월호 참사에서 봤듯이 재난관리의 실패는 정보공유의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하며 "과학·ICT 기술을 융합해 분산된 재난 정보를 통합, 효과적인 재난관리를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 원장의 주제발표 내용을 정리했다.
여운광 재난안전연구원장 발표
우리나라의 재난안전시스템도 기존 '자연재해' 중심에서 '안전' 중심으로 변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세월호 참사는 우리나라 정부의 재난안전 투자가 매우 미흡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고, 재난안전 시스템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과거 다양한 재난사고 경험을 통해 우리는 여러 가지 교훈을 얻었지만, 가장 큰 교훈은 정보공유의 실패는 재난관리의 실패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앞으로 재난 및 안전사고는 전통적인 자연재난과 신종·복합재난이 합쳐진 형태로 발생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국가적인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함께하지 않으면 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수 없다. 재난안전 분야에서 과학기술과 ICT의 역할이 다시금 주목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과학기술과 ICT는 국가와 국민을 하나로 모으고, 분산된 정보들을 통합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을 당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모습을 보면 직접 현장정보를 파악하지 못한 채 방송 화면을 통해 정보를 얻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재난사고 발생 시 현장에서 벌어지는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미국과 매우 상반된 모습으로, 정보공유시스템의 부재로 인해 나타난 문제다.
정보공유시스템은 우리나라의 과학기술과 ICT 기술 수준으로 본다면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일례로 재난안전연구원에서는 지난해 초부터 서울시, 기상청, 국토교통부, 수자원공사 등 재난 관련 각 기관이 제공하고 있는 정보들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정보들을 한 데 모은 시스템인 '스마트빅보드(스마트 재난상황 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기상정보, 해상자료, 교통정보센터의 폐쇄회로TV 등 각 부처가 보유하고 있는 정보와 70여개 재난 키워드로 검색한 시민들의 SNS 데이터를 결합, 빅데이터를 활용해 재난분석을 해주는 것이다. 스마트빅보드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고 재난관리에 단순한 ICT 기술을 융합해 만든 것이지만 이같은 시스템이 개발·활용되지 못한 것은 재난안전에 대한 정부의 이해와 지원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우선 경제적 효과를 따지는 연구개발(R&D) 투자결정 방식 때문에 예산을 따기 힘들다. 재난안전 분야 R&D에 대한 적절한 평가기준이 없는 것도 문제다. 정부에서는 재난안전 R&D를 평가할 때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논문이나 특허 등 잣대를 대지만, 재난안전 분야에서는 몇 사람을 구조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인 만큼 다른 평가방식이 필요하다. 또 재난안전 R&D가 다른 분야와 중복된다는 이유로 R&D를 지원하지 않는 것도 큰 문제다. 국가과학기술분류체계에도 재난안전이 포함돼있지 않다는 것도 정부가 재난안전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었음을 방증한다. 현재 국가 R&D 전체 예산 중 재난안전에 투자되는 비율은 1.52% 수준에 그친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재난안전산업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개발된 재난안전 시스템은 정부에서 구매를 해줘야 하는데 그동안은 구매가 잘 이뤄지지 않아 산업 성장이 힘들었다. 재난안전산업에 민간이 참여하도록 해 시장을 성장시키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오토바이 헬멧 의무화를 통해 헬멧을 제조하는 공장이 성장할 수 있도록 안전규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재난안전교육, 훈련 등을 통해 재난안전에 대한 국민의식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회적으로 재난안전시스템, 산업의 필요성에 대한 범국민적인 분위기가 형성돼야 효과적인 재난관리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백나영기자 100n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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