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낮은곳 악화ㆍ 반등분야 발목…증권ㆍ카드사 1분기 순익 증가 `선전`
내부통제 강화ㆍ도덕성 재무장…안전한 금융시스템 만들어야
내부통제 강화ㆍ도덕성 재무장…안전한 금융시스템 만들어야
■ 환金탈태-금융 체질개선 프로젝트
(1) 흔들리는 금융 신뢰의 위기
금융권이 `살얼음판'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각종 사건과 사고의 여파로 금융권 전반으로 위기감이 팽배하다. 과거에도 금융권에 위기는 있었다. 1997년 외환위기, 2002년 카드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최근 위기는 이들 위기와는 다소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과거의 위기처럼 한 번에 엄청난 충격을 주지 않는 대신, 하나씩 충격을 더해가며 금융권을 압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위기가 축적돼 화산처럼 폭발하거나 `뜨거운 물 속의 개구리'처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죽어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금융산업의 생명과도 같은 소비자들의 신뢰가 무너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디지털타임스는 위기에 직면한 금융산업의 위기를 현 주소를 짚어보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업권별ㆍ금융회사별 내부혁신, 영업혁신, IT보안강화, 지속 가능한 경영방안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편집자주>
금융권의 신뢰 위기는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동앙그룹이 흔들리면서 회사채, 기업어음(CP) 등을 구매한 5만명(피해규모 2조원)이 피해를 당했다. 이중 상당수가 불완전 판매에 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권의 신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국회 국정감사에서 동양그룹 회사채 문제가 주요 이슈로 다뤄졌다.
이어 지난해 연말에는 시중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씨티은행 고객 정보가 약 13만건 유출되면서 충격을 안겨주더니, 충격이 가시기도 전인 올해 1월 초 KB국민카드, 롯데카드, NH농협카드에서 1억건의 고객정보가 유출되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말 그대로 전 국민의 개인정보가 모두 유출됐다. 앞서 여러 건의 정보유출 사건이 있었지만 민감한 금융 관련 정보가 유출됐다는 점 때문에 국민들이 받는 충격은 충격을 넘어 패닉 자체였다.
◇끊이지 않는 금융 사건ㆍ사고…신뢰 추락ㆍ불신 확대=카드 정보유출 사건으로 국민들의 금융에 대한 신뢰는 급격히 추락했다. 카드사 고객들이 카드를 재발급ㆍ해지하는 사태가 발생해 재발급ㆍ해지가 600만건을 넘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금융지주 회장들을 불러 대책을 주문했고 2월 국회에서는 카드사 개인정보 대량유출 관련 국정조사 청문회가 열렸다. 3개 카드사는 영업정지를 당해 5월까지 영업을 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금융당국은 유출된 정보가 바로 회수돼 추가 유출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3월 검찰 조사결과 1억건의 정보 중 8370만건이 대출 업자에게 넘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민들은 허탈감을 나타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월 KT ENS 협력업체들이 각종 서류를 위조해 1조8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하나은행,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과 10여개 저축은행에서 대출 받은 사실이 적발됐다. 몇 백 만원 대출 받기도 힘든 국민들 입장에서 천문학적인 대출사기는 분노를 자아냈다. 대출 과정에서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민들의 허탈감을 가중됐다.
금융권을 둘러싼 각종 사건과 사고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KB국민은행 도쿄지점에서 수 천 억원 부당 대출이 적발된 것에 이어 우리은행, IBK국민은행 도쿄지점도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지난 4월 KB국민은행에서는 1조원 규모의 허위서류 발급이 적발됐고 신한은행에서는 일부 직원들이 가족 계좌를 무단 조회한 사실도 드러났다. 여기에 현재 금융당국이 각종 금융사고와 의혹에 대해 검사를 진행하고 있어 앞으로 금융권의 문제점들은 더 밝혀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실제 최수현 금감원장은 지난 4월 임원회의에서 "금융회사 임직원들이 금융의 기본을 망각한 채 무사 안일한 조직문화에 안주해 온 데다, 불량한 내부통제 및 임직원의 금융윤리 결여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경영진은 기존의 그릇된 조직문화와 업무방식을 청산해야 한다는 비장한 각오로 사태해결 및 예방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처럼 금융권에 문제점들이 줄을 이어 터져 나오면서 국민들의 불신은 깊어지고 있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금융사고 뉴스들을 접한 후 거래하는 카드사, 은행을 바꿔야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하게 됐다"며 "사건 소식을 들으면 큰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또 한 회사원은 "서민들은 수 백 원, 수 천 만원 대출 받기도 어려운데 각종 사기와 은행 직원들의 도덕 불감증을 보면서 허탈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신뢰 추락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금융 대개조 필요=설상가상으로 금융권 관계자들은 전반적인 신뢰 하락이 결국 금융권의 수익성 악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곳은 더 악화시키고 반등하려던 분야도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5.3%나 감소한 1조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1분기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은 1.80%로 글로벌 금융위기 시점인 2009년 2분기(1.72%)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은 은행들이 서비스와 비이자수익에서 출구를 찾아야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객들의 신뢰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과연 신뢰하지 못하는 금융사에서 새로운 상품을 가입하겠냐는 것이다.
다행히 증권, 카드 등 분야는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금감원이 발표한 올 1분기 증권사 실적자료에 따르면 61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이 3551억원을 기록해 3분기만에 흑자로 전환됐다. 1분기 신한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KB국민카드, 롯데카드, 하나SK카드, 비씨카드 등 7개 카드 전업사의 당기순이익(대손준비금 반영 후)은 517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2.1% 증가했다. 수익성악화에 대한 우려 속에서 거둔 성과다.
하지만 증권, 카드 분야 역시 동양그룹 회사채 불완전판매, 대규모 정보유출로 인한 이미지 쇄신 없이는 지속적인 성장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트라우마를 치유하지 않으면 고객들의 마음이 어떤 방향으로 바뀔지 알 수 없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금융 대개조(大改造)' 수준의 혁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도덕성을 재무장하며 정보유출로부터 안전한 금융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고객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사회공헌 등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추구해야한다는 것이다.
강진규기자 kjk@
(1) 흔들리는 금융 신뢰의 위기
금융권이 `살얼음판'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각종 사건과 사고의 여파로 금융권 전반으로 위기감이 팽배하다. 과거에도 금융권에 위기는 있었다. 1997년 외환위기, 2002년 카드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최근 위기는 이들 위기와는 다소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과거의 위기처럼 한 번에 엄청난 충격을 주지 않는 대신, 하나씩 충격을 더해가며 금융권을 압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위기가 축적돼 화산처럼 폭발하거나 `뜨거운 물 속의 개구리'처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죽어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금융산업의 생명과도 같은 소비자들의 신뢰가 무너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디지털타임스는 위기에 직면한 금융산업의 위기를 현 주소를 짚어보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업권별ㆍ금융회사별 내부혁신, 영업혁신, IT보안강화, 지속 가능한 경영방안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편집자주>
금융권의 신뢰 위기는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동앙그룹이 흔들리면서 회사채, 기업어음(CP) 등을 구매한 5만명(피해규모 2조원)이 피해를 당했다. 이중 상당수가 불완전 판매에 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권의 신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국회 국정감사에서 동양그룹 회사채 문제가 주요 이슈로 다뤄졌다.
이어 지난해 연말에는 시중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씨티은행 고객 정보가 약 13만건 유출되면서 충격을 안겨주더니, 충격이 가시기도 전인 올해 1월 초 KB국민카드, 롯데카드, NH농협카드에서 1억건의 고객정보가 유출되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말 그대로 전 국민의 개인정보가 모두 유출됐다. 앞서 여러 건의 정보유출 사건이 있었지만 민감한 금융 관련 정보가 유출됐다는 점 때문에 국민들이 받는 충격은 충격을 넘어 패닉 자체였다.
◇끊이지 않는 금융 사건ㆍ사고…신뢰 추락ㆍ불신 확대=카드 정보유출 사건으로 국민들의 금융에 대한 신뢰는 급격히 추락했다. 카드사 고객들이 카드를 재발급ㆍ해지하는 사태가 발생해 재발급ㆍ해지가 600만건을 넘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금융지주 회장들을 불러 대책을 주문했고 2월 국회에서는 카드사 개인정보 대량유출 관련 국정조사 청문회가 열렸다. 3개 카드사는 영업정지를 당해 5월까지 영업을 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금융당국은 유출된 정보가 바로 회수돼 추가 유출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3월 검찰 조사결과 1억건의 정보 중 8370만건이 대출 업자에게 넘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민들은 허탈감을 나타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월 KT ENS 협력업체들이 각종 서류를 위조해 1조8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하나은행,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과 10여개 저축은행에서 대출 받은 사실이 적발됐다. 몇 백 만원 대출 받기도 힘든 국민들 입장에서 천문학적인 대출사기는 분노를 자아냈다. 대출 과정에서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민들의 허탈감을 가중됐다.
금융권을 둘러싼 각종 사건과 사고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KB국민은행 도쿄지점에서 수 천 억원 부당 대출이 적발된 것에 이어 우리은행, IBK국민은행 도쿄지점도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지난 4월 KB국민은행에서는 1조원 규모의 허위서류 발급이 적발됐고 신한은행에서는 일부 직원들이 가족 계좌를 무단 조회한 사실도 드러났다. 여기에 현재 금융당국이 각종 금융사고와 의혹에 대해 검사를 진행하고 있어 앞으로 금융권의 문제점들은 더 밝혀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실제 최수현 금감원장은 지난 4월 임원회의에서 "금융회사 임직원들이 금융의 기본을 망각한 채 무사 안일한 조직문화에 안주해 온 데다, 불량한 내부통제 및 임직원의 금융윤리 결여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경영진은 기존의 그릇된 조직문화와 업무방식을 청산해야 한다는 비장한 각오로 사태해결 및 예방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처럼 금융권에 문제점들이 줄을 이어 터져 나오면서 국민들의 불신은 깊어지고 있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금융사고 뉴스들을 접한 후 거래하는 카드사, 은행을 바꿔야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하게 됐다"며 "사건 소식을 들으면 큰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또 한 회사원은 "서민들은 수 백 원, 수 천 만원 대출 받기도 어려운데 각종 사기와 은행 직원들의 도덕 불감증을 보면서 허탈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신뢰 추락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금융 대개조 필요=설상가상으로 금융권 관계자들은 전반적인 신뢰 하락이 결국 금융권의 수익성 악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곳은 더 악화시키고 반등하려던 분야도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5.3%나 감소한 1조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1분기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은 1.80%로 글로벌 금융위기 시점인 2009년 2분기(1.72%)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은 은행들이 서비스와 비이자수익에서 출구를 찾아야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객들의 신뢰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과연 신뢰하지 못하는 금융사에서 새로운 상품을 가입하겠냐는 것이다.
다행히 증권, 카드 등 분야는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금감원이 발표한 올 1분기 증권사 실적자료에 따르면 61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이 3551억원을 기록해 3분기만에 흑자로 전환됐다. 1분기 신한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KB국민카드, 롯데카드, 하나SK카드, 비씨카드 등 7개 카드 전업사의 당기순이익(대손준비금 반영 후)은 517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2.1% 증가했다. 수익성악화에 대한 우려 속에서 거둔 성과다.
하지만 증권, 카드 분야 역시 동양그룹 회사채 불완전판매, 대규모 정보유출로 인한 이미지 쇄신 없이는 지속적인 성장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트라우마를 치유하지 않으면 고객들의 마음이 어떤 방향으로 바뀔지 알 수 없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금융 대개조(大改造)' 수준의 혁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도덕성을 재무장하며 정보유출로부터 안전한 금융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고객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사회공헌 등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추구해야한다는 것이다.
강진규기자 k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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