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SO, 재전송료 놓고 갈등 팽팽… 방송중단 우려도
브라질 월드컵 개막이 임박했지만 지상파 재송신료를 둘러싼 갈등은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상파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평행선만 달리는 모습이다.
8일 지상파 및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사와 SO들이 개별 사업자마다 1~2차례씩 만나 협상을 진행했으나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지상파들은 각 SO들의 가입자 규모 등에 따라 구체적인 재전송 비용 액수를 제시했고, SO들은 이를 낼 수 없다며 거부한 상태다.
지난달 SBS를 필두로 KBS, MBC 등 지상파 방송사는 SO, IPTV, 위성방송 등에 브라질 월드컵 중계에 대한 추가적인 재송신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미 SO 등으로부터 가입자당 월 280원의 사용대가(CPS)를 받고 있으나 올림픽, 월드컵 등 국민적 관심사가 되는 사안의 재송신 대가에 대해서는 별도로 협의키로 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유료방송업계에서는 지상파가 거액의 월드컵 중계권을 구매했다가, 최근 기업의 광고비 축소 등에 따라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지자 부담을 SO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보편적 시청권이 보장된 월드컵을 볼모로 추가 대가를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SO업계 한 관계자는 "지상파가 광고 매출이 줄어들면서 적자 위기에 빠지니 SO들에 돈을 달라고 하는 것"이라며 "SO 입장에서는 이미 재송신료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왜 별도로 지상파의 적자를 보전해줘야 하냐고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SO 업계 관계자도 "월드컵 재송신료는 적어도 1년 전부터는 얘기를 했어야 하는데 불과 한 달 전에 협상하자고 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상파 한 관계자는 "제시한 가격은 지상파가 구입한 금액의 몇 프로를 부담하라 한 것도 아니고 기준에 따라 했다"며 "CPS 계약 당시에도 분명히 브라질 월드컵 때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으나 그때 가서 협상하자고 해서 협의 조항을 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파는 오는 12일 월드컵 개막 전까지 최대한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만약 협상 타결 가능성이 있을 경우 오는 18일 대한민국 첫 경기까지도 협상을 이어갈 수는 있다. 다만 SO업계에서는 지상파가 협상에 별다른 진척이 없자 "어느 SO는 긍정적으로 하기로 했다더라" 식의 마타도어로 협상에 나서고 있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 블랙아웃(방송중단) 사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SO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함부로 블랙아웃을 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손 쓸 방법이 없을 경우 지상파가 IPTV, 위성방송의 신호를 뺄 수 있고, SO에는 신호를 어떻게 할 것인지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상파 관계자는 "SO들은 지상파가 공중에 쏘는 전파를 에어캐치 해서 방송을 내보낼 수 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지상파가 임의로 방송을 끊을 수가 없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중재 역할을 맡아야 할 방송통신위원회는 개별 사업자간 협상에 따른 사안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상파 재송신료를 둘러싼 갈등이 매년 불거짐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최성준 방통위원장 역시 지난달 30일 SO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원만한 협상이 이뤄지도록 노력해 국민의 시청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유의해달라"고 당부하는 수준에 그쳤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사업자들 간 자율적으로 협상을 하는 단계"라며 "만약 방통위가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분쟁조정 등의 제도를 활용하라고 전달은 했다"고 말했다.
정윤희기자 yuni@
8일 지상파 및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사와 SO들이 개별 사업자마다 1~2차례씩 만나 협상을 진행했으나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지상파들은 각 SO들의 가입자 규모 등에 따라 구체적인 재전송 비용 액수를 제시했고, SO들은 이를 낼 수 없다며 거부한 상태다.
지난달 SBS를 필두로 KBS, MBC 등 지상파 방송사는 SO, IPTV, 위성방송 등에 브라질 월드컵 중계에 대한 추가적인 재송신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미 SO 등으로부터 가입자당 월 280원의 사용대가(CPS)를 받고 있으나 올림픽, 월드컵 등 국민적 관심사가 되는 사안의 재송신 대가에 대해서는 별도로 협의키로 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유료방송업계에서는 지상파가 거액의 월드컵 중계권을 구매했다가, 최근 기업의 광고비 축소 등에 따라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지자 부담을 SO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보편적 시청권이 보장된 월드컵을 볼모로 추가 대가를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SO업계 한 관계자는 "지상파가 광고 매출이 줄어들면서 적자 위기에 빠지니 SO들에 돈을 달라고 하는 것"이라며 "SO 입장에서는 이미 재송신료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왜 별도로 지상파의 적자를 보전해줘야 하냐고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SO 업계 관계자도 "월드컵 재송신료는 적어도 1년 전부터는 얘기를 했어야 하는데 불과 한 달 전에 협상하자고 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상파 한 관계자는 "제시한 가격은 지상파가 구입한 금액의 몇 프로를 부담하라 한 것도 아니고 기준에 따라 했다"며 "CPS 계약 당시에도 분명히 브라질 월드컵 때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으나 그때 가서 협상하자고 해서 협의 조항을 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파는 오는 12일 월드컵 개막 전까지 최대한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만약 협상 타결 가능성이 있을 경우 오는 18일 대한민국 첫 경기까지도 협상을 이어갈 수는 있다. 다만 SO업계에서는 지상파가 협상에 별다른 진척이 없자 "어느 SO는 긍정적으로 하기로 했다더라" 식의 마타도어로 협상에 나서고 있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 블랙아웃(방송중단) 사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SO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함부로 블랙아웃을 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손 쓸 방법이 없을 경우 지상파가 IPTV, 위성방송의 신호를 뺄 수 있고, SO에는 신호를 어떻게 할 것인지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상파 관계자는 "SO들은 지상파가 공중에 쏘는 전파를 에어캐치 해서 방송을 내보낼 수 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지상파가 임의로 방송을 끊을 수가 없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중재 역할을 맡아야 할 방송통신위원회는 개별 사업자간 협상에 따른 사안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상파 재송신료를 둘러싼 갈등이 매년 불거짐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최성준 방통위원장 역시 지난달 30일 SO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원만한 협상이 이뤄지도록 노력해 국민의 시청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유의해달라"고 당부하는 수준에 그쳤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사업자들 간 자율적으로 협상을 하는 단계"라며 "만약 방통위가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분쟁조정 등의 제도를 활용하라고 전달은 했다"고 말했다.
정윤희기자 y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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