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의 적자로 2000명 떠나고 지점도 130개 축소
금융당국 인센티브 등 활성화 대책
대ㆍ중소형사 `온도차` 실효성 의문
금융당국 인센티브 등 활성화 대책
대ㆍ중소형사 `온도차` 실효성 의문
■ 위기의 증권산업 돌파구 찾아라
(상) 떠나는 증권맨, 없어지는 지점… 증권사가 흔들린다
증권산업이 `살얼음 판'이다. 증시 침체로 최악의 `보릿고개'가 이어지면서 증권사마다 대규모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완연한 봄이 찾아오고 오후 한 때 더위마저 느껴지는 계절이지만 여의도 증권가에는 한기만이 감돌고 있다. 가장 다니고 싶은 직장 상위권에 머물던 `자본시장의 꽃'은 이제 `옛 말'이다. 디지털타임스는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증권산업의 위기와 해법을 세 차례에 걸쳐 진단해본다. 첫 회로 `사람'이 떠나고 `지점'이 사라지는 증권사의 현 주소를 짚어본다.
지난해 증권사가 받아든 성적표는 최악이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3년회계연도(4∼12월) 증권회사의 실적은 109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02년 이후 11만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증권사 10곳 중 4.5곳이 마이너스 실적을 보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증권사들의 `허리띠 졸라매기'도 본격화됐다. 지난 2012년 말 4만2802명이던 증권사 직원 수는 지난해 말 4만241만명으로 5.9%가 줄었다. 2000여명이 넘는 직원들이 짐을 싸 여의도를 떠났다. 지점수도 대폭 줄어 같은 기간 1674개에서 1534개로 130개가 감소했다.
구조조정의 칼바람은 올해 들어 그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삼성증권이 근속 3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한데 이어, 하나대투증권, 대신증권도 잇따라 희망퇴직 계획을 내놨다. NH농협증권과의 합병을 앞둔 우리투자증권은 직원의 3분에1에 해당하는 1000여명의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돌았다. 지난해에도 한화투자증권이 희망퇴직으로 350여명을 구조조정 한 사례가 있었으나, 업계 전반에서 회사차원의 공식적인 희망퇴직을 발표하고 나선 것은 올해 들어 두드러지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희망퇴직으로 1000여명이 넘는 증권맨이 추가로 여의도를 떠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의 대규모 인력감축 계획은 노사간의 갈등 문제로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노동조합은 노조원 96%의 찬성으로 총파업을 결의하고 지난 18일부터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다음달 8일부터는 총파업 출정식을 갖고 게릴라식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창사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대신증권의 노조측도 회사의 일방적인 구조조정 추진이라며 반발하고 나서 강경 태세에 들어간 상황이다.
증권업계의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으면서 문을 닫는 회사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2008년 6월 문을 연 애플투자증권은 증권업황 악화에 따른 경영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4월 자진 청산을 금융당국에 신청한 바 있다. 지난 3월 금융위가 애플투자증권의 금융투자업 폐지 승인을 의결하면서 증권사 `폐업'이 현실화됐다. 이어 주문실수로 400억원의 손실을 낸 한맥투자증권 역시 경영 개선안이 금융당국에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업계 튀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처럼 증권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금융당국이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들을 연이어 쏟아내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확인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행착오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내놓은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 대책 등이 실제 업계 움직임을 이끌어낼 만큼 얼마나 매력적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며 "대책별로 대형사 중소형사가 느끼는 실효성에 대한 온도차도 커 활성화 대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박세정기자 sjpark@
(상) 떠나는 증권맨, 없어지는 지점… 증권사가 흔들린다
증권산업이 `살얼음 판'이다. 증시 침체로 최악의 `보릿고개'가 이어지면서 증권사마다 대규모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완연한 봄이 찾아오고 오후 한 때 더위마저 느껴지는 계절이지만 여의도 증권가에는 한기만이 감돌고 있다. 가장 다니고 싶은 직장 상위권에 머물던 `자본시장의 꽃'은 이제 `옛 말'이다. 디지털타임스는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증권산업의 위기와 해법을 세 차례에 걸쳐 진단해본다. 첫 회로 `사람'이 떠나고 `지점'이 사라지는 증권사의 현 주소를 짚어본다.
지난해 증권사가 받아든 성적표는 최악이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3년회계연도(4∼12월) 증권회사의 실적은 109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02년 이후 11만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증권사 10곳 중 4.5곳이 마이너스 실적을 보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증권사들의 `허리띠 졸라매기'도 본격화됐다. 지난 2012년 말 4만2802명이던 증권사 직원 수는 지난해 말 4만241만명으로 5.9%가 줄었다. 2000여명이 넘는 직원들이 짐을 싸 여의도를 떠났다. 지점수도 대폭 줄어 같은 기간 1674개에서 1534개로 130개가 감소했다.
구조조정의 칼바람은 올해 들어 그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삼성증권이 근속 3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한데 이어, 하나대투증권, 대신증권도 잇따라 희망퇴직 계획을 내놨다. NH농협증권과의 합병을 앞둔 우리투자증권은 직원의 3분에1에 해당하는 1000여명의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돌았다. 지난해에도 한화투자증권이 희망퇴직으로 350여명을 구조조정 한 사례가 있었으나, 업계 전반에서 회사차원의 공식적인 희망퇴직을 발표하고 나선 것은 올해 들어 두드러지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희망퇴직으로 1000여명이 넘는 증권맨이 추가로 여의도를 떠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의 대규모 인력감축 계획은 노사간의 갈등 문제로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노동조합은 노조원 96%의 찬성으로 총파업을 결의하고 지난 18일부터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다음달 8일부터는 총파업 출정식을 갖고 게릴라식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창사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대신증권의 노조측도 회사의 일방적인 구조조정 추진이라며 반발하고 나서 강경 태세에 들어간 상황이다.
증권업계의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으면서 문을 닫는 회사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2008년 6월 문을 연 애플투자증권은 증권업황 악화에 따른 경영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4월 자진 청산을 금융당국에 신청한 바 있다. 지난 3월 금융위가 애플투자증권의 금융투자업 폐지 승인을 의결하면서 증권사 `폐업'이 현실화됐다. 이어 주문실수로 400억원의 손실을 낸 한맥투자증권 역시 경영 개선안이 금융당국에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업계 튀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처럼 증권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금융당국이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들을 연이어 쏟아내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확인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행착오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내놓은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 대책 등이 실제 업계 움직임을 이끌어낼 만큼 얼마나 매력적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며 "대책별로 대형사 중소형사가 느끼는 실효성에 대한 온도차도 커 활성화 대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박세정기자 sj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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