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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전망] 심상찮은 신흥시장국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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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시장국경제가 심상찮다. 여기 저기서 위기징후가 확산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경제가 대침체(great recession)라고 불릴 정도로 침체할 때 7% 안팎의 높은 성장으로 세계경제를 견인해 왔던 신흥시장국경제는 2012년부터 5% 안팎으로 떨어지더니 선진국경제가 금년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위기징후를 보기고 있다. 이를 두고 국제통화기금(IMF)은 성장견인력이 신흥시장국에서 선진국으로 전환되는 `대침체후의 전환(Post-great recession transition)'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우선 브릭스(BRICS)경제가 추락하고 있다. 2003~8년 중 연평균 7%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 신흥시장국 성장을 주도해 왔던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남아공의 브릭스경제는 4%대로 추락하고 있다. 이 밖에도 중국의존도가 높은 동남아, 자원의존도가 높은 남미, 아직 성장기반이 취약한 동유럽 등 거의 모든 신흥시장국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신흥시장국경제가 이처럼 어려워지고 있는 데는 세 가지 배경을 들 수 있다. 첫째, 금년부터 시작된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로 그동안 유입되던 외국자본이 유출로 반전되면서 외화유동성이 충분치 못한 일부 신흥시장국은 외환위기 모습마저 보이는 등 성장동력이 약화되고 있다. 특히 경상수지적자와 단기외채, 만기도래 장기외채의 합인 총대외금융소요액이 외환보유액보다 적은 아르헨티나 터키 남아공 인도네시아 칠레 등 취약국가들은 자본유출, 통화가치 급락 등 외환위기 징후마저 보이고 있다.

둘째, 1982~2011년 30년간 저소비 고투자 고수출의 성장전략으로 연평균 10% 고도성장을 지속해 오던 중국경제가 2012년부터 7%대로 주저앉는 등 성장모형의 한계를 보이기 시작했다. 심지어 금리자금융 등 신용의 힘에 의해 지속되어온 투자가 과잉으로 일부 기업이 부도나는 등 부실징후가 나타나고 있어 신용위기 가능성마저 대두되고 있다. 중국경제는 그동안의 저소비 고투자에서 고소비 저투자의 균형회복(rebalancing)을 위한 구조조정 단계에 있다. 이 구조조정 성공여부가 중국경제의 지속적 성장여부의 관건이다.

셋째, 원유 가스 석탄 등 에너지, 알루미늄 동 아연 등 광산물, 옥수수 콩 밀 등 농산물과 같은 원자재의 슈퍼사이클이 하강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특히 중국경제를 비릇한 세계경제 성장둔화가 원자재 수퍼사이클 하강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이는 남미 등 원자재 수출의존형 성장국가들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이처럼 신흥시장국경제의 성장동력 약화가 일시적이 아닌 구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신흥시장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70%에 달하는 한국경제로서는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이들 신흥시장국경제 위기는 두 가지 경로를 통해 한국경제를 위협할 수 있다. 첫째, 신흥시장국 성장둔화로 한국수출이 둔화되고 경상수지가 악화되는 실물경로다. 둘째, 신흥시장국 위기는 글로벌 투자자금의 안전자산 선호를 가속화시켜 외국인투자자금 유출로 외화유동성 경색을 초래할 수 있는 금융경로다.
더욱이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출구전략, 금리정상화, 과도하게 풀린 돈의 회수에는 최소한 3~4년이 소요되고 중국경제 구조변화와 원자재사이클 변동도 몇 년은 걸릴 것으로 전망되므로 그 동안 신흥시장국 위기가 한국경제에 전염되지 않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 1997년 위기도 1995년부터, 2008년 위기는 2004년부터 시작되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대책이 경상수지 흑자로 충분한 외화유동성을 확보해 위기전염에 대비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1997년 2008년 위기 전의 고금리 저환율보다는 저금리 고환율정책이 바람직하다. 금융 의료 교육 관광 등 지식기반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활성화로 내수를 확충해서 수출제약을 극복하는 일도 중요하다.고부가가치 서비스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 부문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거미줄 같은 각종 규제를 혁파하는 일이 시급함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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