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은 손가락이 찍어내는 문자로부터 시작된다. 디지털 신호는 가는 선과 전자회로를 타고 디스플레이 패널 위에 문장을 쏟아낸다. 손가락의 터치가 언어다. 21세기 언어는 입을 통해 나온 음성을 제치고 터치에서 나오는 문자가 점령했다. 휴대폰에서 음성통화량은 갈수록 줄고, 데이터이용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는다.
커뮤니케이션의 한가운데 디스플레이가 있다. 컴퓨터, TV, 태블릿PC, 그리고 스마트폰. 모든 디지털기기의 생명을 드러내는 중심, 디스플레이는 세상과 소통하는 창이다.
디스플레이가 진화 중이다. 딱딱한 평면 패널에서 벗어나 휘어지고 있다. 완전한 플렉서블(Flexible) 단계 전인 커브드(Curved)까지 진전됐다. 디스플레이가 휘어진다는 것은 디지털기기 디자인의 일대 혁신을 의미한다. 평면ㆍ사각형 일색의 스마트기기들이 접히고 말릴 수도 있게된다. 디스플레이 시장이 통념을 깨고 기하급수적으로 확장된다는 얘기다.
거실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대형 TV는 커튼처럼 말려 천장으로 사라지고, 자동차 유리는 투명 디스플레이로 각종 정보를 표현한다. 주머니 속 스마트폰은 더 이상 둔탁한 마찰을 일으키는 덩어리가 아니라, 몸놀림에 자연스럽게 녹아나는 몸의 일부가 된다. 웨어러블 컴퓨터는 기계라는 인식을 잊게 할 만큼, 의류와 일체화된다. 거리의 광고판, 도시 빌딩의 유리, 화장실의 거울, 벽면의 액자까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 대한 이같은 상상은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다가올 현실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일단 커브드 제품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첫 발을 내 디딘 셈이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시장은 춘추전국시대가 더 강화되는 양상이다. 대형 디스플레이에서 세계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우린 최근 들어 40%대 점유율로 떨어졌다. 특히 중국업체들의 급성장은 놀랍다. 중국은 거대한 자국 시장을 기반으로 디스플레이와 TV세트, 스마트폰, 태블릿PC 시장에서 글로벌 영향력을 키우며 우리 기업의 점유율을 파먹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과 LG의 기술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두 회사간 기술 특허분쟁은 일단 화해무드로 돌아섰지만, 차세대 시장을 놓고선 한발도 물러설 수 없다. 이제부터 상용화하는 패널은 세계 최초 타이틀을 달게되기 때문이다. 최근 스마트폰 용 커브드 디스플레이 양산을 놓고 두 회사간 보였던 치열한 신경전은 이를 반영한다.
우리 기업들이 LCD에서 주도권을 OLED로 이어가고, 기술발전을 통해 플렉서블 시장을 끌고 가기 위해선 양대 강자인 삼성과 LG간 합리적 경쟁관계가 필요하다.
두 회사는 참 궁합 맞는 경쟁자다. 시장 점유율에서 1, 2위가 수시로 바뀌는 지독하게 자극적인 상대인데다, 두 회사 모두 TV와 휴대폰을 만드는 전자대기업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수직계열화 중심에 있는 셈이다. 다른 품목 없이 철저하게 디스플레이만 연구하고 만드는 전문업체라는 점도 같다. 따라서 미래비전과 지향점도 닮아 있다.
경쟁에서 나오는 자극은 미래로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는 에너지원이다. 두 회사간 긴장감은 디스플레이의 상상력을 현실화할 수 있는 힘이다. 그래서 두 회사의 지속가능성은 양대 그룹뿐만 아니라 국가 산업에 있어서도 중요하다. 서로에 대한 자극은 죽지 않을 정도로, 경쟁은 소통의 창을 만드는 디스플레이 업체답게 얘기 통하는 선에서 해야하는 이유다.
디스플레이 패널의 쓰임새에 대한 상상이 이뤄지는 것을 확인하는 것과 함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앞으로 경쟁 속에 토해내는 거친 호흡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임윤규 산업부장
커뮤니케이션의 한가운데 디스플레이가 있다. 컴퓨터, TV, 태블릿PC, 그리고 스마트폰. 모든 디지털기기의 생명을 드러내는 중심, 디스플레이는 세상과 소통하는 창이다.
디스플레이가 진화 중이다. 딱딱한 평면 패널에서 벗어나 휘어지고 있다. 완전한 플렉서블(Flexible) 단계 전인 커브드(Curved)까지 진전됐다. 디스플레이가 휘어진다는 것은 디지털기기 디자인의 일대 혁신을 의미한다. 평면ㆍ사각형 일색의 스마트기기들이 접히고 말릴 수도 있게된다. 디스플레이 시장이 통념을 깨고 기하급수적으로 확장된다는 얘기다.
거실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대형 TV는 커튼처럼 말려 천장으로 사라지고, 자동차 유리는 투명 디스플레이로 각종 정보를 표현한다. 주머니 속 스마트폰은 더 이상 둔탁한 마찰을 일으키는 덩어리가 아니라, 몸놀림에 자연스럽게 녹아나는 몸의 일부가 된다. 웨어러블 컴퓨터는 기계라는 인식을 잊게 할 만큼, 의류와 일체화된다. 거리의 광고판, 도시 빌딩의 유리, 화장실의 거울, 벽면의 액자까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 대한 이같은 상상은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다가올 현실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일단 커브드 제품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첫 발을 내 디딘 셈이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시장은 춘추전국시대가 더 강화되는 양상이다. 대형 디스플레이에서 세계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우린 최근 들어 40%대 점유율로 떨어졌다. 특히 중국업체들의 급성장은 놀랍다. 중국은 거대한 자국 시장을 기반으로 디스플레이와 TV세트, 스마트폰, 태블릿PC 시장에서 글로벌 영향력을 키우며 우리 기업의 점유율을 파먹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과 LG의 기술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두 회사간 기술 특허분쟁은 일단 화해무드로 돌아섰지만, 차세대 시장을 놓고선 한발도 물러설 수 없다. 이제부터 상용화하는 패널은 세계 최초 타이틀을 달게되기 때문이다. 최근 스마트폰 용 커브드 디스플레이 양산을 놓고 두 회사간 보였던 치열한 신경전은 이를 반영한다.
우리 기업들이 LCD에서 주도권을 OLED로 이어가고, 기술발전을 통해 플렉서블 시장을 끌고 가기 위해선 양대 강자인 삼성과 LG간 합리적 경쟁관계가 필요하다.
두 회사는 참 궁합 맞는 경쟁자다. 시장 점유율에서 1, 2위가 수시로 바뀌는 지독하게 자극적인 상대인데다, 두 회사 모두 TV와 휴대폰을 만드는 전자대기업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수직계열화 중심에 있는 셈이다. 다른 품목 없이 철저하게 디스플레이만 연구하고 만드는 전문업체라는 점도 같다. 따라서 미래비전과 지향점도 닮아 있다.
경쟁에서 나오는 자극은 미래로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는 에너지원이다. 두 회사간 긴장감은 디스플레이의 상상력을 현실화할 수 있는 힘이다. 그래서 두 회사의 지속가능성은 양대 그룹뿐만 아니라 국가 산업에 있어서도 중요하다. 서로에 대한 자극은 죽지 않을 정도로, 경쟁은 소통의 창을 만드는 디스플레이 업체답게 얘기 통하는 선에서 해야하는 이유다.
디스플레이 패널의 쓰임새에 대한 상상이 이뤄지는 것을 확인하는 것과 함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앞으로 경쟁 속에 토해내는 거친 호흡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임윤규 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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