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후반 미국 정부는 `글로벌리즘(globalism)'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국가간 교역장벽을 낮추는 대외전략을 추진하게 된다.
1980년대 중반 우르과이 라운드를 시작으로 1990년대 들어 WTO 같은 다자간 무역협상이 본격화하게 된다.
그렇지만 이 같은 통상전략이 생각보다 진전이 없자, 1990년대 후반부터는 국가간 개별협상인 FTA로 전환해 지금에 이르게 된다.
이 같은 대외전략과 함께 미국정부가 국내적으로 추진한 것은 이른바 `규제완화(deregulation)'정책이다.
이는 미국기업들이 국제적 경쟁을 확보하기 위해 대내적으로 경쟁력 갖춘 거대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목적을 담고 있다.
대표적으로 1995년 통신법개정은 케이블TV와 통신사업자간의 장벽을 헐은 것은 거대 글로벌미디어그룹을 만들어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때문에 1990년대 이후 규제완화정책은 거의 모든 나라들의 정책기조가 되었다.
엄밀하게 말하면, 미국의 통상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이후 규제완화정책은 시장과 자본을 중시하는 신자유주의로 진화하게 된다.
때문에흔히 미국의 규제완화정책은 무조건 규제를 헐어버리는 것이라고 생각되고 있다.
그렇지만 미국의 규제완화 정책은 경쟁을 촉진하고 보호하기 위한 사실상 `경쟁보호정책'이다.
즉, 규제를 완화하고 철폐하는 이면에는 이를 통해 사업자간 경쟁을 촉진하고 그 결과 소비자후생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1995년 통신법이 개정이후에도 각 지역별로 유효경쟁 판단을 통해 방송/통신 겸영을 조정해왔다.
즉,무한경쟁이나 M&A를 통해 사업자몸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사업자간 경쟁을 통해 글로벌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최근 우리나라의 규제완화 정책들은 어딘가 방향성을 상실한 것이 아닌가 싶다.
신문방송겸영, 대기업 및 1인 지분 확대를 주 내용으로 하는 미디어법 개정은 분명 규제완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규제완화가 방송시장에서 콘텐츠 경쟁을 통해 시청자 후생을 극대화하고, 국내미디어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육성하겠다는 정책취지에 부합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무절제한 뉴스논평과 신변잡기식 토크쇼로 도배된 종합편성채널들이 국제적 경쟁력을 가졌다고 생각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울러 최근 국회가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케이블TV와 IPTV 그리고 위성방송들에 대한 합산 규제 법안도 같은 생각이다.
상식적으로 본다면, 사실상 서비스 성격이 거의 유사하고, 난시청이나 오지지역이 아닌 다수 시청자들에게 분명 대체재임에 틀림없다.
때문에 합산규제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소유제한 범위로 논의되고 있는 상한선이 33%라는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정책오류 소지가 있다.
솔직히 어느 나라 시장규제관련 법에서도 찾을 수 없는 33% 제한범위도 무슨 근거에서 나온 것인지 도대체 의문이다.
즉, 규제합리화 관점에서 접근한 합산규제가 도리어 사업자들간 경쟁을 억제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기준에 크게 못 미치는 사업자들은 그렇지 않겠지만, 이 범위에 거의 도달하였거나 초과될 가능성이 있는 사업자는 영업자체를 할 수 없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지금처럼 별개의 법으로 규제했던 때보다 도리어 경쟁이 더 위축되게 될 것이다.
그동안 다채널유료방송사업구도는 소수의 몇 개 복수소유사업자로 꾸준히 개편되어 왔다.
때문에 이들 사업자 중에 한 사업자라도 경쟁구도에서 이탈되게 되면, 경쟁위축효과는매우 클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 사업자가 지역단위가 아닌 전국단위의 위성방송이나 IPTV 사업자라면 문제는 더욱 커진다.
전국단위 플랫폼사업자가 배제된 상태에서 지역독점성이 강한 케이블TV 사업자들간의 경쟁으로 지역독점만 더욱 심화시키게 되고, 결국 시청자들의 매체선택권은 더욱 약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처럼 경쟁촉진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계론적 규제완화는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 버리고, 당초 의도했던 정책목표와는 상반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마치 미디어소유규제완화가 신문사의 방송시장 진입만 허용했다는 비판처럼, 유료방송 플랫폼 합산규제가 플랫폼사업자간 경쟁을 도리어 위축시키는 오류를 낳을 수 있다.
미디어산업은 규모의 경제원리가 지배하는 산업이다.
따라서 국내미디어기업들도 글로벌시장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정부는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해 새로운 서비스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이른바 `창조경제'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경쟁을 위축시키는 이 같은 법 개정이 과연 창조경제에 기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황근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1980년대 중반 우르과이 라운드를 시작으로 1990년대 들어 WTO 같은 다자간 무역협상이 본격화하게 된다.
그렇지만 이 같은 통상전략이 생각보다 진전이 없자, 1990년대 후반부터는 국가간 개별협상인 FTA로 전환해 지금에 이르게 된다.
이 같은 대외전략과 함께 미국정부가 국내적으로 추진한 것은 이른바 `규제완화(deregulation)'정책이다.
이는 미국기업들이 국제적 경쟁을 확보하기 위해 대내적으로 경쟁력 갖춘 거대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목적을 담고 있다.
대표적으로 1995년 통신법개정은 케이블TV와 통신사업자간의 장벽을 헐은 것은 거대 글로벌미디어그룹을 만들어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때문에 1990년대 이후 규제완화정책은 거의 모든 나라들의 정책기조가 되었다.
엄밀하게 말하면, 미국의 통상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이후 규제완화정책은 시장과 자본을 중시하는 신자유주의로 진화하게 된다.
때문에흔히 미국의 규제완화정책은 무조건 규제를 헐어버리는 것이라고 생각되고 있다.
그렇지만 미국의 규제완화 정책은 경쟁을 촉진하고 보호하기 위한 사실상 `경쟁보호정책'이다.
즉, 규제를 완화하고 철폐하는 이면에는 이를 통해 사업자간 경쟁을 촉진하고 그 결과 소비자후생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1995년 통신법이 개정이후에도 각 지역별로 유효경쟁 판단을 통해 방송/통신 겸영을 조정해왔다.
즉,무한경쟁이나 M&A를 통해 사업자몸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사업자간 경쟁을 통해 글로벌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최근 우리나라의 규제완화 정책들은 어딘가 방향성을 상실한 것이 아닌가 싶다.
신문방송겸영, 대기업 및 1인 지분 확대를 주 내용으로 하는 미디어법 개정은 분명 규제완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규제완화가 방송시장에서 콘텐츠 경쟁을 통해 시청자 후생을 극대화하고, 국내미디어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육성하겠다는 정책취지에 부합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무절제한 뉴스논평과 신변잡기식 토크쇼로 도배된 종합편성채널들이 국제적 경쟁력을 가졌다고 생각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울러 최근 국회가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케이블TV와 IPTV 그리고 위성방송들에 대한 합산 규제 법안도 같은 생각이다.
상식적으로 본다면, 사실상 서비스 성격이 거의 유사하고, 난시청이나 오지지역이 아닌 다수 시청자들에게 분명 대체재임에 틀림없다.
때문에 합산규제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소유제한 범위로 논의되고 있는 상한선이 33%라는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정책오류 소지가 있다.
솔직히 어느 나라 시장규제관련 법에서도 찾을 수 없는 33% 제한범위도 무슨 근거에서 나온 것인지 도대체 의문이다.
즉, 규제합리화 관점에서 접근한 합산규제가 도리어 사업자들간 경쟁을 억제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기준에 크게 못 미치는 사업자들은 그렇지 않겠지만, 이 범위에 거의 도달하였거나 초과될 가능성이 있는 사업자는 영업자체를 할 수 없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지금처럼 별개의 법으로 규제했던 때보다 도리어 경쟁이 더 위축되게 될 것이다.
그동안 다채널유료방송사업구도는 소수의 몇 개 복수소유사업자로 꾸준히 개편되어 왔다.
때문에 이들 사업자 중에 한 사업자라도 경쟁구도에서 이탈되게 되면, 경쟁위축효과는매우 클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 사업자가 지역단위가 아닌 전국단위의 위성방송이나 IPTV 사업자라면 문제는 더욱 커진다.
전국단위 플랫폼사업자가 배제된 상태에서 지역독점성이 강한 케이블TV 사업자들간의 경쟁으로 지역독점만 더욱 심화시키게 되고, 결국 시청자들의 매체선택권은 더욱 약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처럼 경쟁촉진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계론적 규제완화는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 버리고, 당초 의도했던 정책목표와는 상반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마치 미디어소유규제완화가 신문사의 방송시장 진입만 허용했다는 비판처럼, 유료방송 플랫폼 합산규제가 플랫폼사업자간 경쟁을 도리어 위축시키는 오류를 낳을 수 있다.
미디어산업은 규모의 경제원리가 지배하는 산업이다.
따라서 국내미디어기업들도 글로벌시장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정부는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해 새로운 서비스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이른바 `창조경제'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경쟁을 위축시키는 이 같은 법 개정이 과연 창조경제에 기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황근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