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에 대한 우리 사회의 기대는 무엇인가? 우리 정부는 기초과학 발전이 과학기술의 뿌리를 튼튼하게 하며, 첨단응용기술개발과 창업과 벤처기업의 활성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더 나아가 생활밀착형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여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 교수 한 분이 `지난 20년 동안 하나의 문제에만 집중했다면 지금쯤 무언가 이루었을 텐데, 이런저런 프로젝트들을 얻어내기 바쁘고, 평가 때문에 논문 수 채우기 급급하다보니 크게 이루어온 것이 없다'라며 학자로서의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한편에서는 `요즘 교수들 자기 위한 연구만하고, 국가 위한 연구는 하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우리의 연구력은 연구비가 제대로 지원되기 시작한 1990년대를 거쳐 지난 20여 년 동안 외형적으로 크게 성장하였다. 정부의 연구개발 예산이 1999년 3조7천억원, 2013년 16조9천억원에서 보듯이 매년 1조원정도 확대되어왔으며, SCI 논문은 1995년 5,379편에서 2010년 39,843편으로 세계 11위에 올라섰다.
그러나 내용적으로는 갈 길이 멀다. 논문의 질을 나타내는 피인용도(citation index)는 2010년 현재 3.57회로 세계 30위에 머무르고 있다. 연구자들이 승진이나 프로젝트 평가 받을 때 우선적으로 논문 수를 채워놓아야 했기 때문에, 질보다는 양에 치중한 결과다.
2007년 세계대학평가 기관인 `더 타임즈'의 편집장이 `대학별 순위는 총체적으로 대학을 평가한 것이 아니라, 자료 수집이 용이한 지표들 중심으로 평가한 것인데, 한국이 유독 순위에 민감하다'고 지적한바 있다. 평가와 관련된 지표관리를 대학발전의 주된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이 문제다.
이제 대학이나 정부는 `단기적' `지표' 중심의 생각을 바꿔야 한다. 연구의 목표를 새롭게 세워야 한다. 사실 그동안 연구자들은 정작 `무엇을 위해 연구해야 하는가', 대학이나 사회도 연구자들에게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
미국은 2006년 과학기술의 목표를 오늘과 다음 세대의 삶의 질과 국가 안보에 두고, 일자리 창출과 에너지 확보에 초점을 맞추었다. 일본은 1987년 G7 정상회의에서 `인간의 생명 기능'에 대한 국제공동연구를 제안하여, 국익의 관점을 넘어 인류ㆍ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정책을 채택함으로서 과학기술의 대 전환을 이루었으며, 노벨상 수상자도 다수 배출하였다.
미국 자료에 의하면, 하나의 연구 성과가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20년은 족히 걸리며, 산업분야 연구자들은 교수들이 2∼4년 전에 발표한 논문을 인용하며, 대학의 연구가 기업이 특허로 보호받을 수 있기까지 8.3년이 걸린다고 하였다. 대학 연구에서 산업계 인력을 훈련시키는 일 자체도 큰 기여로 받아들이고 있다.
연구결과에 대한 평가는 학문이나 산업기술 발전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느냐를 판단하는 일이어야 한다. 이는 국내외 학계에서 얼마나 인정받느냐로 평가할 수 있다. 국내외 동료평가, 초청강연, 편집위원, 수상, 특별회원 등의 기록을 통해 학문적 명성을 확인 할 수 있다.
이제는 논문 수나 특정논문의 게재 자체보다 의미있고 영향력 있는 창조를 위한 연구를 추구해야 한다. 학문적 가치를 높이며, 경제 발전, 국민 행복과 지구촌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지식창조'를 이루는 것이다. 대학과 정부는 연구자들에게 이러한 목표를 새롭게 요구해야하며, 동시에 이러한 요구에 적합한 지원과 평가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창조경제,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도 여기에서 출발할 수 있다.
민경찬 연세대 수학과 교수ㆍ과실연 명예대표
그런데 얼마 전 교수 한 분이 `지난 20년 동안 하나의 문제에만 집중했다면 지금쯤 무언가 이루었을 텐데, 이런저런 프로젝트들을 얻어내기 바쁘고, 평가 때문에 논문 수 채우기 급급하다보니 크게 이루어온 것이 없다'라며 학자로서의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한편에서는 `요즘 교수들 자기 위한 연구만하고, 국가 위한 연구는 하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우리의 연구력은 연구비가 제대로 지원되기 시작한 1990년대를 거쳐 지난 20여 년 동안 외형적으로 크게 성장하였다. 정부의 연구개발 예산이 1999년 3조7천억원, 2013년 16조9천억원에서 보듯이 매년 1조원정도 확대되어왔으며, SCI 논문은 1995년 5,379편에서 2010년 39,843편으로 세계 11위에 올라섰다.
그러나 내용적으로는 갈 길이 멀다. 논문의 질을 나타내는 피인용도(citation index)는 2010년 현재 3.57회로 세계 30위에 머무르고 있다. 연구자들이 승진이나 프로젝트 평가 받을 때 우선적으로 논문 수를 채워놓아야 했기 때문에, 질보다는 양에 치중한 결과다.
2007년 세계대학평가 기관인 `더 타임즈'의 편집장이 `대학별 순위는 총체적으로 대학을 평가한 것이 아니라, 자료 수집이 용이한 지표들 중심으로 평가한 것인데, 한국이 유독 순위에 민감하다'고 지적한바 있다. 평가와 관련된 지표관리를 대학발전의 주된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이 문제다.
이제 대학이나 정부는 `단기적' `지표' 중심의 생각을 바꿔야 한다. 연구의 목표를 새롭게 세워야 한다. 사실 그동안 연구자들은 정작 `무엇을 위해 연구해야 하는가', 대학이나 사회도 연구자들에게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
미국은 2006년 과학기술의 목표를 오늘과 다음 세대의 삶의 질과 국가 안보에 두고, 일자리 창출과 에너지 확보에 초점을 맞추었다. 일본은 1987년 G7 정상회의에서 `인간의 생명 기능'에 대한 국제공동연구를 제안하여, 국익의 관점을 넘어 인류ㆍ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정책을 채택함으로서 과학기술의 대 전환을 이루었으며, 노벨상 수상자도 다수 배출하였다.
미국 자료에 의하면, 하나의 연구 성과가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20년은 족히 걸리며, 산업분야 연구자들은 교수들이 2∼4년 전에 발표한 논문을 인용하며, 대학의 연구가 기업이 특허로 보호받을 수 있기까지 8.3년이 걸린다고 하였다. 대학 연구에서 산업계 인력을 훈련시키는 일 자체도 큰 기여로 받아들이고 있다.
연구결과에 대한 평가는 학문이나 산업기술 발전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느냐를 판단하는 일이어야 한다. 이는 국내외 학계에서 얼마나 인정받느냐로 평가할 수 있다. 국내외 동료평가, 초청강연, 편집위원, 수상, 특별회원 등의 기록을 통해 학문적 명성을 확인 할 수 있다.
이제는 논문 수나 특정논문의 게재 자체보다 의미있고 영향력 있는 창조를 위한 연구를 추구해야 한다. 학문적 가치를 높이며, 경제 발전, 국민 행복과 지구촌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지식창조'를 이루는 것이다. 대학과 정부는 연구자들에게 이러한 목표를 새롭게 요구해야하며, 동시에 이러한 요구에 적합한 지원과 평가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창조경제,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도 여기에서 출발할 수 있다.
민경찬 연세대 수학과 교수ㆍ과실연 명예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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