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년 들어 한국기업의 해외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엑소더스, 대탈출 수준이다. 크게 세 가지 특징을 보이고 있다.
첫째, 2005년까지는 그런대로 외국인 한국투자와 한국 해외투자가 비슷한 움직임을 보여 왔으나 2006년부터 외국인 한국투자는 크게 위축된 반면 한국 해외투자는 급증하고 있다.
국제수지 기준으로 2005년 64억 달러였던 해외투자규모는 2006년에 112억 달러로 올라선 후 2007년부터는 200억 달러대에 진입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간 연평균 209억 달러의 해외투자가 이루어졌다.
당해 년도 평균 환율로 환산하면 연평균 23조원의 해외투자가 이루어진 것이다. 올 추경 규모가 17조원인 점을 비교해 보면 얼마나 큰 규모인가 알 수 있다.
반면 외국인의 한국투자는 같은 기간 연평균 30억 달러, 원화로는 3조원에 그쳤다.
둘째, 해외투자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경제가 침체한 2009년에 다소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172억 달러를 지속하다 2010년부터는 다시 233억 달러로 증가하는 등 글로벌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대규모 해외투자가 지속되고 있다.
흔히 기업 해외진출은 시장접근이 중요한 이유로 설명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를 불문한 해외투자 증가는 다른 원인들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그 중에는 지난 정부부터 시작된 상생, 동반성장, 그리고 새정부 들어 강화되고 있는 경제민주화 등 대기업에 대한 규제 증가, 노조 강성화, 임금 상승, 반 대기업정서 확산 등 기업투자환경 악화도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해외투자 신고건별 투자금액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05년까지는 건당 80만 달러 수준이었으나 2008년부터는 200만 달러, 2010년부터는 300만 달러를 넘어서는 등 건당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과거에는 노동집약적 중소기업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중견기업이상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노동집약기업 뿐만 아니라 2007년 부터는 자본집약기업들 까지 해외로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근년 들어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차 포항제철 STX조선 등 굵직굵직한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이러한 기업 해외탈출러시는 국내투자위축을 통해 저성장 고실업을 초래한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연평균 투자증가율은 0.04%로 빈사상태다.
작년 5월 이후 설비투자 증가율은 연속 마이너스 행진, 월평균 -9.6%로 급락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위축은 한국경제의 성장동력 상실과 잠재성장률 하락을 초래한다.
2011년 2분기 이후 9분기 연속 제로 %대 성장을 지속해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투자 엑소더스 속에서 투자환경 개선이나 성장을 얘기하는 관료나 정치인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법인세는 더 올리자고 아우성이고 유통법, 상생법, 하도급법, 일감몰아주기법, 프렌차이즈법, 순환출자금지법 등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 관련법에 금산분리, 금융기관대주주 적격성 심사강화 등 금융지배구조 관련법과 대기업임원 연봉공개, 소액주주 권한강화 등 가히 전방위적인 반투자 규제를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동반성장위는 갖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양산해 내고 평균연봉이 가장 높은 대기업에서도 파업은 끊이지 않고 통상임금 근로시간단축 등 새로운 노동이슈들도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금융 의료 교육 사업서비스 등 고부가가치 지식집약 서비스산업 발전을 위한 규제완화는 퇴직 후 내려갈 자리가 먼저인 관료들에게는 마이동풍이다.
이러니 대통령이 "투자하는 사람들은 업고라도 다니겠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미 위험수준을 넘어선 투자 엑소더스를 반전시키지 않고는 한국경제의 미래는 없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ㆍ아시아금융학회장
첫째, 2005년까지는 그런대로 외국인 한국투자와 한국 해외투자가 비슷한 움직임을 보여 왔으나 2006년부터 외국인 한국투자는 크게 위축된 반면 한국 해외투자는 급증하고 있다.
국제수지 기준으로 2005년 64억 달러였던 해외투자규모는 2006년에 112억 달러로 올라선 후 2007년부터는 200억 달러대에 진입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간 연평균 209억 달러의 해외투자가 이루어졌다.
당해 년도 평균 환율로 환산하면 연평균 23조원의 해외투자가 이루어진 것이다. 올 추경 규모가 17조원인 점을 비교해 보면 얼마나 큰 규모인가 알 수 있다.
반면 외국인의 한국투자는 같은 기간 연평균 30억 달러, 원화로는 3조원에 그쳤다.
둘째, 해외투자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경제가 침체한 2009년에 다소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172억 달러를 지속하다 2010년부터는 다시 233억 달러로 증가하는 등 글로벌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대규모 해외투자가 지속되고 있다.
흔히 기업 해외진출은 시장접근이 중요한 이유로 설명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를 불문한 해외투자 증가는 다른 원인들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그 중에는 지난 정부부터 시작된 상생, 동반성장, 그리고 새정부 들어 강화되고 있는 경제민주화 등 대기업에 대한 규제 증가, 노조 강성화, 임금 상승, 반 대기업정서 확산 등 기업투자환경 악화도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해외투자 신고건별 투자금액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05년까지는 건당 80만 달러 수준이었으나 2008년부터는 200만 달러, 2010년부터는 300만 달러를 넘어서는 등 건당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과거에는 노동집약적 중소기업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중견기업이상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노동집약기업 뿐만 아니라 2007년 부터는 자본집약기업들 까지 해외로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근년 들어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차 포항제철 STX조선 등 굵직굵직한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이러한 기업 해외탈출러시는 국내투자위축을 통해 저성장 고실업을 초래한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연평균 투자증가율은 0.04%로 빈사상태다.
작년 5월 이후 설비투자 증가율은 연속 마이너스 행진, 월평균 -9.6%로 급락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위축은 한국경제의 성장동력 상실과 잠재성장률 하락을 초래한다.
2011년 2분기 이후 9분기 연속 제로 %대 성장을 지속해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투자 엑소더스 속에서 투자환경 개선이나 성장을 얘기하는 관료나 정치인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법인세는 더 올리자고 아우성이고 유통법, 상생법, 하도급법, 일감몰아주기법, 프렌차이즈법, 순환출자금지법 등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 관련법에 금산분리, 금융기관대주주 적격성 심사강화 등 금융지배구조 관련법과 대기업임원 연봉공개, 소액주주 권한강화 등 가히 전방위적인 반투자 규제를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동반성장위는 갖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양산해 내고 평균연봉이 가장 높은 대기업에서도 파업은 끊이지 않고 통상임금 근로시간단축 등 새로운 노동이슈들도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금융 의료 교육 사업서비스 등 고부가가치 지식집약 서비스산업 발전을 위한 규제완화는 퇴직 후 내려갈 자리가 먼저인 관료들에게는 마이동풍이다.
이러니 대통령이 "투자하는 사람들은 업고라도 다니겠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미 위험수준을 넘어선 투자 엑소더스를 반전시키지 않고는 한국경제의 미래는 없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ㆍ아시아금융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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