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염포` 기관 난방효과…눈속서 꽃 피워
봄의 전령사는 뭐니뭐니 해도 봄꽃이다. 이 중 아직 눈이 녹지 않은 동북쪽 계곡에서 계란만한 크기로 가장 먼저 피어나는 게 앉은부채 꽃이다.
앉은부채는 `불염포'라는 특이하고 커다란 기관 속에 부처님 머리 같이 생긴 꽃을 숨기고 눈 속에서 핀다. 불염포 속의 내부 온도는 주변보다 약 10도 정도 높다고 한다. 그야말로 앉은부채에 있어서 불염포는 난로처럼 난방효과를 하는 기관이다.
특이한 불염포 때문인지 몰라도 이 식물의 전체적인 꽃 모양이 마치 부처님을 닮았다고 해서 `앉은부처'로 불리던 것이 `앉은부채'로 바뀌었다는 유래가 있다. 일설에는 푸른 잎이 부채만큼 넓다하여 `앉은부채'라 하였다고 한다.
앉은부채는 산림이 황폐하던 시기에는 관찰하기 어려웠으나 최근 산림이 발달해 음지나 습기를 좋아하는 식물이 늘어나면서 더 많이 관찰된다. 이런 음습한 곳에 적응한 식물 중 대표적인 종이 천남성과 식물이다. 천남성과 식물들은 향기 대신에 썩은 시체 냄새를 풍겨 송장벌레, 거미, 개미 등을 유인해 꽃가루받이를 하도록 진화했다. 그 결과 꽃잎은 화려하지 않지만 향기는 진하게 내는 특징을 갖고 있다.
앉은부채(Symplocarpus renifolius Schott ex Miquel), 속명 `Symplocarpus'는 희랍어에서 `결합'을 뜻하는 `Symploc'와 `과일'을 뜻하는 `carpos'가 합쳐져 만들어졌다. 또 종소명인 `renifolius'는 잎의 모양이 신장 같다는 뜻이다.
산간계곡 그늘진 물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식물로, 땅 속 깊이 뿌리줄기가 길게 옆으로 자라지만 땅 위로는 줄기가 거의 자라지 않고 잎과 꽃만 핀다. 잎은 잎자루가 길고 넓은 원심형이고 길이와 너비가 30∼40㎝로 비슷하며, 잎 기부가 움푹 패여 심장 모양이고 끝은 뾰족하다.
연한 자주색의 꽃은 양성화로, 커다란 포(苞)는 길이 8∼20㎝, 지름 5∼12㎝로 검은 자갈색이며 같은 색깔의 반점이 있고 잎이 나오기 전에 핀다. 꽃자루는 거의 없다.
꽃잎은 4장이지만 꽃들이 빽빽하게 피어 마치 거북의 등처럼 보이며 수술 4개, 암술 1개가 있다. 열매는 여름철에 작은 옥수수 알갱이처럼 둥글게 모여 익는다. 앉은부채와 비슷한 애기앉은부채(S. nipponicus)는 잎이 좁고 긴 타원형으로, 잎이 나온 후 여름에 꽃이 피며, 강원도 등 비교적 높은 산 북동쪽 습윤한 지역에서 자란다.
앉은부채는 독성이 강해 초식성동물은 물론 멧돼지도 먹지 않는다. 일부 지역에서는 잎이 풍성하지만 먹을 수 없다고 해서 `호랑이배추'라고도 한다. 민간에서는 뿌리줄기와 어린 싹을 나물로 먹기도 한다. 한약명인 `취숭(臭 )'은 냄새나는 배추라는 뜻이지만 뿌리와 줄기를 이뇨제 또는 토했을 때 진정제로 사용한다. 미국에서는 고약한 냄새나는 배추라는 뜻의 `skunk cabbage'라고 부른다.
얼음 속 앉은부채의 아름답고 오묘한 자태를 감상하려고 이른 봄 자생지를 찾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져 서식지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리 소중한 자연자원을 아끼고 보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상명 박사(국립중앙과학관)
앉은부채는 `불염포'라는 특이하고 커다란 기관 속에 부처님 머리 같이 생긴 꽃을 숨기고 눈 속에서 핀다. 불염포 속의 내부 온도는 주변보다 약 10도 정도 높다고 한다. 그야말로 앉은부채에 있어서 불염포는 난로처럼 난방효과를 하는 기관이다.
특이한 불염포 때문인지 몰라도 이 식물의 전체적인 꽃 모양이 마치 부처님을 닮았다고 해서 `앉은부처'로 불리던 것이 `앉은부채'로 바뀌었다는 유래가 있다. 일설에는 푸른 잎이 부채만큼 넓다하여 `앉은부채'라 하였다고 한다.
앉은부채는 산림이 황폐하던 시기에는 관찰하기 어려웠으나 최근 산림이 발달해 음지나 습기를 좋아하는 식물이 늘어나면서 더 많이 관찰된다. 이런 음습한 곳에 적응한 식물 중 대표적인 종이 천남성과 식물이다. 천남성과 식물들은 향기 대신에 썩은 시체 냄새를 풍겨 송장벌레, 거미, 개미 등을 유인해 꽃가루받이를 하도록 진화했다. 그 결과 꽃잎은 화려하지 않지만 향기는 진하게 내는 특징을 갖고 있다.
앉은부채(Symplocarpus renifolius Schott ex Miquel), 속명 `Symplocarpus'는 희랍어에서 `결합'을 뜻하는 `Symploc'와 `과일'을 뜻하는 `carpos'가 합쳐져 만들어졌다. 또 종소명인 `renifolius'는 잎의 모양이 신장 같다는 뜻이다.
산간계곡 그늘진 물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식물로, 땅 속 깊이 뿌리줄기가 길게 옆으로 자라지만 땅 위로는 줄기가 거의 자라지 않고 잎과 꽃만 핀다. 잎은 잎자루가 길고 넓은 원심형이고 길이와 너비가 30∼40㎝로 비슷하며, 잎 기부가 움푹 패여 심장 모양이고 끝은 뾰족하다.
연한 자주색의 꽃은 양성화로, 커다란 포(苞)는 길이 8∼20㎝, 지름 5∼12㎝로 검은 자갈색이며 같은 색깔의 반점이 있고 잎이 나오기 전에 핀다. 꽃자루는 거의 없다.
꽃잎은 4장이지만 꽃들이 빽빽하게 피어 마치 거북의 등처럼 보이며 수술 4개, 암술 1개가 있다. 열매는 여름철에 작은 옥수수 알갱이처럼 둥글게 모여 익는다. 앉은부채와 비슷한 애기앉은부채(S. nipponicus)는 잎이 좁고 긴 타원형으로, 잎이 나온 후 여름에 꽃이 피며, 강원도 등 비교적 높은 산 북동쪽 습윤한 지역에서 자란다.
앉은부채는 독성이 강해 초식성동물은 물론 멧돼지도 먹지 않는다. 일부 지역에서는 잎이 풍성하지만 먹을 수 없다고 해서 `호랑이배추'라고도 한다. 민간에서는 뿌리줄기와 어린 싹을 나물로 먹기도 한다. 한약명인 `취숭(臭 )'은 냄새나는 배추라는 뜻이지만 뿌리와 줄기를 이뇨제 또는 토했을 때 진정제로 사용한다. 미국에서는 고약한 냄새나는 배추라는 뜻의 `skunk cabbage'라고 부른다.
얼음 속 앉은부채의 아름답고 오묘한 자태를 감상하려고 이른 봄 자생지를 찾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져 서식지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리 소중한 자연자원을 아끼고 보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상명 박사(국립중앙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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