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컷과 구애행동서 건강함ㆍ먹이확보능력 과시
김소월ㆍ윤동주ㆍ김춘수ㆍ도종환 등은 우리 국민들이 좋아하는 시인이다. 이들의 대표적인 시는 누구나 한두 소절은 읊조릴 수 있을 정도다.
그 중 연애할 때 가장 많이 되새기는 시가 있다면 압도적으로 김춘수의 `꽃'이리라. 내 러브레터의 마지막도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는 구절이었다. 물론 이 시에서 꽃은 근원적이고 가장 가치 있는 존재이자 이념을 의미하지만, 연애하고 싶은 상대에게 `꽃'이 되고 싶은 것은 수컷으로서 당연할 것이다.
새들의 세상에서도 수컷은 `꽃'이 되기 위해 참으로 고달프다. 다윈의 `성선택설'은 성을 결정하는 것이 암컷이고 수컷은 암컷과 짝짓기를 하기 위해 화려한 색과 특유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냈다는 이론이다.
대표적으로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닭이나 이들과 유전적으로 가까운 꿩은 수컷이 암컷과 달리 얼굴과 벼슬이 유별나게 빨갛게 진화했다. 공작은 어떤가. 열대 지역의 수많은 포식자가 있음에도 수컷의 자태는 역사물의 왕처럼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심지어 호주의 어느 굴뚝새는 우아한 모습으로 치장하고 꽃 선물도 한다는 점에서, 수컷과 우리 남자의 생활은 너무 유사하다.
새가 배우자를 선정하는 데는 복합적인 메커니즘이 작용한다. 수컷의 소리, 깃털의 색깔, 구애 행동, 먹이를 구하는 능력 등이 암컷이 수컷을 선택하는 기준이다. 주변환경에 적응해 온 암컷이 선택의 가중치를 부여해 선택한다고 보면 된다.
또 물새류 가운데 수컷의 형태와 구애 행동은 일정한 상관관계를 유지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오리류다. 일반적으로 오리는 수컷이 화려하고 암컷이 수수한 편이다. 그러나 짝짓기가 끝나는 시기부터 여름까지 휴지기에 들어가면 수컷과 암컷은 비슷한 형태를 띤다. 이 시기를 제외하면 수컷은 화려한 깃털과 구애 행동을 보인다.
특히 추운 지역에선 더욱 열정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 추운 지역은 새끼를 키우지 않는 수컷 오리들의 번식 생활사가 짧고, 배우자 선택 기회가 적기 때문에 암컷에게 잘 보이려는 경쟁이 더욱 치열하기 때문이리라. 반면 상대적으로 소박하게 생긴 알락오리는 집단적인 구애 행위가 간단하다고 알려졌다.
`짝'이라는 예능프로그램이 인기다. 남녀 숫자가 같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구애하는 가운데 눈치보기와 열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흥미롭다. 무엇보다 동물 연구자로서 사람과 동물의 선정 기준이 매우 이기적이란 점이 그러하다. 마음이 통하고 취향이 비슷하다는 인간적인 기준도 엄밀히 따지면 편안한 결혼생활, 즉 경제적인 측면이 강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동물 세계는 자기 유전자를 가지는 후손을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조건이 중요하다. 그래서 수컷의 건강함과 자식을 제대로 키울 수 있는 먹이 확보 능력이 중요한 선정 기준이다.
꽃이 피고 새소리가 울려 퍼지는 봄이다. 그러나 화려한 세상을 사색하지 못하고 치열하게 살아야 하는 수컷과 남자는 고달프다. 위로가 필요하다.
백운기 박사(국립중앙박물관)
그 중 연애할 때 가장 많이 되새기는 시가 있다면 압도적으로 김춘수의 `꽃'이리라. 내 러브레터의 마지막도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는 구절이었다. 물론 이 시에서 꽃은 근원적이고 가장 가치 있는 존재이자 이념을 의미하지만, 연애하고 싶은 상대에게 `꽃'이 되고 싶은 것은 수컷으로서 당연할 것이다.
새들의 세상에서도 수컷은 `꽃'이 되기 위해 참으로 고달프다. 다윈의 `성선택설'은 성을 결정하는 것이 암컷이고 수컷은 암컷과 짝짓기를 하기 위해 화려한 색과 특유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냈다는 이론이다.
대표적으로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닭이나 이들과 유전적으로 가까운 꿩은 수컷이 암컷과 달리 얼굴과 벼슬이 유별나게 빨갛게 진화했다. 공작은 어떤가. 열대 지역의 수많은 포식자가 있음에도 수컷의 자태는 역사물의 왕처럼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심지어 호주의 어느 굴뚝새는 우아한 모습으로 치장하고 꽃 선물도 한다는 점에서, 수컷과 우리 남자의 생활은 너무 유사하다.
새가 배우자를 선정하는 데는 복합적인 메커니즘이 작용한다. 수컷의 소리, 깃털의 색깔, 구애 행동, 먹이를 구하는 능력 등이 암컷이 수컷을 선택하는 기준이다. 주변환경에 적응해 온 암컷이 선택의 가중치를 부여해 선택한다고 보면 된다.
또 물새류 가운데 수컷의 형태와 구애 행동은 일정한 상관관계를 유지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오리류다. 일반적으로 오리는 수컷이 화려하고 암컷이 수수한 편이다. 그러나 짝짓기가 끝나는 시기부터 여름까지 휴지기에 들어가면 수컷과 암컷은 비슷한 형태를 띤다. 이 시기를 제외하면 수컷은 화려한 깃털과 구애 행동을 보인다.
특히 추운 지역에선 더욱 열정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 추운 지역은 새끼를 키우지 않는 수컷 오리들의 번식 생활사가 짧고, 배우자 선택 기회가 적기 때문에 암컷에게 잘 보이려는 경쟁이 더욱 치열하기 때문이리라. 반면 상대적으로 소박하게 생긴 알락오리는 집단적인 구애 행위가 간단하다고 알려졌다.
`짝'이라는 예능프로그램이 인기다. 남녀 숫자가 같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구애하는 가운데 눈치보기와 열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흥미롭다. 무엇보다 동물 연구자로서 사람과 동물의 선정 기준이 매우 이기적이란 점이 그러하다. 마음이 통하고 취향이 비슷하다는 인간적인 기준도 엄밀히 따지면 편안한 결혼생활, 즉 경제적인 측면이 강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동물 세계는 자기 유전자를 가지는 후손을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조건이 중요하다. 그래서 수컷의 건강함과 자식을 제대로 키울 수 있는 먹이 확보 능력이 중요한 선정 기준이다.
꽃이 피고 새소리가 울려 퍼지는 봄이다. 그러나 화려한 세상을 사색하지 못하고 치열하게 살아야 하는 수컷과 남자는 고달프다. 위로가 필요하다.
백운기 박사(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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