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ㆍ20' KBSㆍMBC 등 국내의 대표적인 방송사와 농협ㆍ신한은행 등 금융기관의 전산시스템이 해킹에 따른 악성코드 감염으로 일시에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국가의기간업무를 담당하는 기관들의 피해가 이 정도라면 일반기업이나 개인의 PC는 언제라도 중단될 수도 있으며, 국가 중요시설까지도 마비될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이 드러났다.
사실 국가 주요시설에 대한 해커들의 공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03년 1ㆍ25일 전국 인터넷을 마비시켰던 사이버 대란 이래로 국내시설에 대한 사이버 테러는 거의 연례행사처럼 자행되어 왔다.
그러나 이번 3ㆍ20 사이버 대란에서 나타난 공격의 형태는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르다. 공격하고자 하는 목표를 미리 정한 후에 장기간에 걸쳐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공격하는 `지능적이고 지속적인' 위협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단순한 해킹 수준을 넘어 고도의 스킬을 보유한 다수의 집단이나 조직에 의해 분명한 목적 하에 자행된 것으로, 최근 세계 글로벌 무대에서 고조되고 있는 `사이버 전쟁'의 예고적 징후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제적으로도 최근 몇 년간 발전소와 통신시설, 교통 및 방송 체제 등 국가의 핵심 기간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빈발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기존의 방어체제를 무력화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사이버 공격 기술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이란과 북한 등은 사이버 전쟁에서 적국의 공격을 방어하거나, 오히려 선제공격을 하기 위한 전문 인력을 대규모로 양성하고 있다. 군 조직체계에서도 사이버 부대가 육해공군과 동급으로 편제되어 있다. 민관이 협동으로 대응하는 체제를 만들고 실제 군사훈련이나 민방위 훈련을 하듯 모의 사이버전 방어 훈련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 체제는 `해킹'의 예방과 그에 대한 사후적 대처에 집중하고 있다. 관련 인력 또한 보안솔루션 개발 인력이나 보안관제 인력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해커의 침투루트가 되는 전산망이 대부분 민간시설이지만 민간의 사이버전 방어 능력은 무방비에 가깝다.
물론 국내에서도 국가기관에 대한 사이버 공격에 대하여는 국정원 등이 주도하여 부분적인 대응체계를 갖추고는 있으나, 민간을 포함한 전면적인 사이버전에 대응체계는 전무한 실정이다. 북한과 대치 구도 하에서, 증가하는 사이버전쟁의 위협속에서 우리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사이버 전력의 증강은 피할 수 없는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이는 결코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다. 당연히 산업적 논리를 뛰어 넘는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정부 조직은 물론 민간부문까지 사이버전 능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
사이버전은 전후방도, 민관의 구분도 없기 때문에 전선을 위주로 벌어지는기존 전쟁과는 양상이 전혀 다르다. 공격자들은 국내 정보통신망의 기술적 취약점뿐 아니라 인간의 습성까지 교묘하게 이용한다. 공격수법도 끊임없이 진화한다.따라서 사이버전의 대비는 기술적 방어뿐 아니라 의식, 제도까지도 포함되는 총체적 대응을 필요로 한다.
군이나 국가 정보기관은 특정 목적 수행 상 정보의 공유가 어렵고 민간의 정보통신망에 개입하기 어려운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군이나 정보기관의 한계를 뛰어 넘어 민간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유연한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국가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각 부분별 역할과 책임의 분배를 전제로 한다. 민관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각 부분이 관리해야 할 위기를 미리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민간이 자발적으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중요하며 정보보호 업체와의 협력도 긴요하다. 사후약방문격 단선적인 처방으론 안 된다. 정부에서는 차제에 고도화되는 사이버 전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김창곤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장
사실 국가 주요시설에 대한 해커들의 공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03년 1ㆍ25일 전국 인터넷을 마비시켰던 사이버 대란 이래로 국내시설에 대한 사이버 테러는 거의 연례행사처럼 자행되어 왔다.
그러나 이번 3ㆍ20 사이버 대란에서 나타난 공격의 형태는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르다. 공격하고자 하는 목표를 미리 정한 후에 장기간에 걸쳐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공격하는 `지능적이고 지속적인' 위협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단순한 해킹 수준을 넘어 고도의 스킬을 보유한 다수의 집단이나 조직에 의해 분명한 목적 하에 자행된 것으로, 최근 세계 글로벌 무대에서 고조되고 있는 `사이버 전쟁'의 예고적 징후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제적으로도 최근 몇 년간 발전소와 통신시설, 교통 및 방송 체제 등 국가의 핵심 기간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빈발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기존의 방어체제를 무력화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사이버 공격 기술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이란과 북한 등은 사이버 전쟁에서 적국의 공격을 방어하거나, 오히려 선제공격을 하기 위한 전문 인력을 대규모로 양성하고 있다. 군 조직체계에서도 사이버 부대가 육해공군과 동급으로 편제되어 있다. 민관이 협동으로 대응하는 체제를 만들고 실제 군사훈련이나 민방위 훈련을 하듯 모의 사이버전 방어 훈련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 체제는 `해킹'의 예방과 그에 대한 사후적 대처에 집중하고 있다. 관련 인력 또한 보안솔루션 개발 인력이나 보안관제 인력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해커의 침투루트가 되는 전산망이 대부분 민간시설이지만 민간의 사이버전 방어 능력은 무방비에 가깝다.
물론 국내에서도 국가기관에 대한 사이버 공격에 대하여는 국정원 등이 주도하여 부분적인 대응체계를 갖추고는 있으나, 민간을 포함한 전면적인 사이버전에 대응체계는 전무한 실정이다. 북한과 대치 구도 하에서, 증가하는 사이버전쟁의 위협속에서 우리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사이버 전력의 증강은 피할 수 없는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이는 결코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다. 당연히 산업적 논리를 뛰어 넘는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정부 조직은 물론 민간부문까지 사이버전 능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
사이버전은 전후방도, 민관의 구분도 없기 때문에 전선을 위주로 벌어지는기존 전쟁과는 양상이 전혀 다르다. 공격자들은 국내 정보통신망의 기술적 취약점뿐 아니라 인간의 습성까지 교묘하게 이용한다. 공격수법도 끊임없이 진화한다.따라서 사이버전의 대비는 기술적 방어뿐 아니라 의식, 제도까지도 포함되는 총체적 대응을 필요로 한다.
군이나 국가 정보기관은 특정 목적 수행 상 정보의 공유가 어렵고 민간의 정보통신망에 개입하기 어려운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군이나 정보기관의 한계를 뛰어 넘어 민간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유연한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국가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각 부분별 역할과 책임의 분배를 전제로 한다. 민관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각 부분이 관리해야 할 위기를 미리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민간이 자발적으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중요하며 정보보호 업체와의 협력도 긴요하다. 사후약방문격 단선적인 처방으론 안 된다. 정부에서는 차제에 고도화되는 사이버 전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김창곤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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