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570명과 용기ㆍ격려 댓글 시작
7년째…초중고 대학 국회 등 속속 동참
선플 체험 청소년들 깨달음 얻어 캠페인 이후 학교폭력도 크게 감소
해외 언론ㆍ정치권 등서도 큰 관심
미ㆍ일ㆍ중국 등 글로벌 운동 계획
7년째…초중고 대학 국회 등 속속 동참
선플 체험 청소년들 깨달음 얻어 캠페인 이후 학교폭력도 크게 감소
해외 언론ㆍ정치권 등서도 큰 관심
미ㆍ일ㆍ중국 등 글로벌 운동 계획
■ 민병철 선플운동본부 이사장 특별인터뷰
과거 중고등학생들의 필수 영어교재로 꼽혔던 `민병철 생활영어'의 저자인 민병철 건국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국내 스타강사 1세대이기도 한 민 교수는 생활영어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다. 영어교육자로 승승장구하던 민 교수는 자신이 평생 강의했던 `언어'라는 도구를 활용해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심지어 생명을 앗아가는 인터넷 악성댓글(악플) 추방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민 교수의 관심은 인터넷 정신문화 캠페인 `선플달기운동'으로 발전했고, 운동을 시작한지 7년째인 현재 청소년들이 선플운동본부 홈페이지에 올린 따뜻한 댓글은 380만개가 넘었다.
선플운동본부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민 교수는 이 운동을 세계인과 공유하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준비중이다. 지난 30여년간 영어교육을 통해 맺어진 국내외 인사들과 함께 미국, 일본, 중국, 인도를 중심으로 선플운동을 확장시킬 계획이다. 그는 슬픔을 함께 나누고, 기쁨을 배로 늘리는 선플운동이 국가간 정치적 논리를 초월해 세계인과 함께 할 수 있는 캠페인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대담=이근형 IT정보화부장
-선플운동본부가 발족한지 올해로 7년째가 됐다. 선플운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2007년 초 한 젊은 여가수가 `성형미인 인조인간'이라는 악플에 시달리다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이후 많은 연예인들이 악플에 시달리다 자살하는 일들이 벌어졌는데, 이를 두고 당시 큰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당시 내 강의를 수강하던 학생 570명에게 악플로 고통 받는 10명의 유명인 홈페이지를 방문해 용기와 격려의 댓글을 게시하는 과제를 냈다. 그때 일주일만에 5700개의 선플이 달렸는데 그게 시발점이 돼 선플운동본부가 발족하고,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됐다."
-악플로 인한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 폐해가 어느 정도 인가.
"얼마 전 위암 말기에도 불구하고 오디션 프로그램 우승까지 하며 인기를 모았던 울랄라 세션의 임윤택씨가 사망했다. 일부 웹사이트에서는 고인의 죽음을 두고 입에 담기 힘든 악플이 달렸고, 가수 싸이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등 많은 유명인들이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악플도 일종의 언어폭력인데, 이것이 청소년들의 학교폭력의 원인이 되고 있다. 실제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이용자 중 10대 청소년의 48%가 악플을 작성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청소년들은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될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인성교육이 시급한 상황이다."
-악플과 같이 인터넷 상에서 언어폭력이 점점 심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악플이 심해지는 이유는 우선 익명성과 무한복제가능성 때문이다. 내가 누군지 상대방이 알 수 없기 때문에 마음 놓고 악플을 달고 있다. 또 사이버 공간에서는 불특정 다수로부터 불특정 시점에 악플이 달리고, 무한복제와 확대재생산이 가능해 피해가 커지고 있다. 그 다음으로 인터넷상에서 상대방을 인격체가 아닌 기계로 착각하는 오류와 악플을 근본적으로 방지하기 위한 인성교육의 부족 등을 꼽을 수 있다."
-일종의 언어폭력인 악플이 학교폭력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설명해 달라.
"지난해 교과부에서 발표한 전국 학교폭력 실태조사결과, 학교폭력 피해 응답자의 약 13%가 인터넷 채팅이나 이메일, 휴대폰으로 언어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인터넷은 물론 스마트폰 보급으로 온라인상에 벌어지는 언어폭력은 심각한 수준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 문제가 온ㆍ오프라인을 넘나들면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령 왕따카페를 개설해 한 명의 학생을 따돌리고 카페에 비하하는 글을 올리거나 SNS를 이용해 욕설을 퍼붓는 경우가 늘고 있다. 또 가해학생들은 오프라인 공간인 학교에서도 신체폭력으로 피해학생을 괴롭히고 있다. 중요한 것은 가해자들이 이를 학교의 일상 문화로 인식해 죄의식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악플과 같이 인터넷상의 언어폭력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가.
"근본적으로 청소년 대상의 인성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입시교육과정에서 인성과 관련된 시험 문제는 거의 없다. 악플을 다는 청소년들은 대부분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다고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를 알려 줄 교육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학생들이 선플달기를 직접 체험해 봄으로써 악플 피해와 선플의 필요성을 스스로 깨닫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이와 함께 제도적인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 악성 댓글을 규제할 수 있는 법적인 장치와 지속적인 캠페인을 병행해야 사이버 폭력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제도적 차원의 노력이라면 처벌 규정 마련을 뜻하는 것인가.
"선플운동본부에서는 인터넷 문화운동을 확산하는 것과 더불어 제도적 규정을 마련하는데도 노력하고 있다. 길거리에서 담배꽁초만 버려도 범칙금을 내는데, 댓글 하나로 사람의 생명을 빼앗아 갈 수 있는 행위에 대해 아무런 처벌 규정이 없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헌법재판소에서 인터넷 실명제가 위헌이라고 판결을 내리면서, 현재 인터넷 공간은 무방비 상태다."
-인터넷상에서 언어폭력이 청소년들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과거 악플과 같은 사이버 폭력이 청소년들끼리 벌어지거나 사회 유명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가 이제는 다문화 가정과 지역감정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인터넷 문화는 외국사람들과 삶의 방식과 문화를 공유하기 위한 토양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일부 네티즌의 손끝에서 나오는 악플이 우리나라에 정착하려는 사람들에게 어려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특정 지역에 대한 비방글 역시 과거 정치권에서 만들어낸 의식인데 현재 청소년들이 사용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다문화 가정과 특정 지역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도 지속적인 캠페인과 더불어 법적인 처벌을 받도록 추진해야 한다."
-해외에서 사이버 폭력은 어느 수준인가. 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해외에서도 SNS를 중심으로 악플이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 역시 아직까지는 피해를 입은 학생이 선생님께 보고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 선플운동과 같이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캠페인은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해외 언론에서도 이 운동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고, 미국 CNN과 영국 BBC, 일본의 아사히신문, 독일 쉬피겔지에서도 취재한 바 있다."
-현재 선플운동본부 홈페이지에 학생들이 게시한 선플이 380만개를 넘어선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까지 운동을 진행하면서 거둔 성과는 무엇인가.
"가장 큰 효과로 선플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학교폭력까지 감소했다는 사실이다. 울산교육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선플달기 실시 이후 신체 폭행 발생 건수는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또 설문조사 결과 악플을 달던 학생이 25%에서 선플 활동 참여 이후 3.1%로 감소했다는 통계도 나온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13일에는 국회의원 300명 중 293명이 선플정치선언문에 서명했고, 향후 지방자치단체 장과 기초의회 의원까지 서명 운동을 확대할 예정이다."
-선플운동본부의 앞으로 계획을 말해 달라
"현재 선플운동을 국내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해외까지 전파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특히 중국에 이 운동을 전파하기 위해 현지 인터넷 서비스 업체와 선플운동본부 홈페이지를 연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 중, 일 3국은 정치적으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슬픔을 나누고, 기쁨을 응원하는 이 운동을 반대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이를 통해 올해 국내에서는 500만개의 선플을 게시하는 것이 목표고, 아시아에서는 1억개의 선플을 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랫동안 영어를 가르쳐 왔고, 문화운동까지 진행하면서 많은 학생들을 만나 왔다. 국가 미래인 학생들을 위해 어떤 교육자로 남고 싶나.
"현재 건국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창조'다. 특히 학생들에게 가상의 회사를 만들고, 주력 상품으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판매해 보라는 과제를 내주고 있다. 백지 상태의 학생들은 때묻지 않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온다. 이것이 현재 우리나라가 강조하는 `미래창조'의 모습인 것이다. 경쟁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입시만 강조할 게 아니라 인성교육을 비롯해 창조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그래서 내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훈련을 하는 동시에 선플운동에도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해 두가지를 함께 하도록 하고 있다. 이같은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내 뱉은 따뜻한 말 한마디가 나와 상대방의 마음을 녹이고, 어려운 사회 현실까지 녹여 국가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근거 없는 비방과 악플은 인터넷 세상을 사이버 폭력으로 물들인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세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첫째 진실을 말하는 것이고, 둘째 존중하며 말하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자유롭게 말하는 것이다. 쓰레기를 주워본 사람은 쓰레기를 버리지 않듯이 선플을 달기 시작하면 악플을 달지 않는다. 서로에게 힘이 되는 칭찬과 선플달기에 많은 동참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삶의 목표는 무엇인가.
"젊은이들이 영어라는 도구를 이용해 세계를 무대로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끔 도와주고 싶다. 또 선플운동을 통해 서로가 존중하는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다."
정리=정용철기자 jungyc@
사진=유동일기자 eddieyou＠
■ 민병철 이사장은…
◇ 학력
-1973년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1991년 미 노던일리노이 대학교 교육학 석사 (TESL/외국인을 위한 영어교육)
-1998년 미 노던일리노이 대학교 교육학 박사 (TESL/외국인을 위한 영어교육)
◇ 경력
1981년 MBC-TV 생활영어방송
1988년 KBS-TV 생활영어방송
1988년 MBC-TV 생활영어방송
1984년∼ 민병철교육그룹 고문
2007년∼ 선플운동본부 이사장
2009년∼ 건국대학교 국제학부 정교수
2012년∼ 외교부 사이버공공외교사절
◇ 상훈
2008년 미 노던일리노이대학교를 빛낸 동문상 수상
2011년 국민훈장 동백장
과거 중고등학생들의 필수 영어교재로 꼽혔던 `민병철 생활영어'의 저자인 민병철 건국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국내 스타강사 1세대이기도 한 민 교수는 생활영어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다. 영어교육자로 승승장구하던 민 교수는 자신이 평생 강의했던 `언어'라는 도구를 활용해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심지어 생명을 앗아가는 인터넷 악성댓글(악플) 추방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민 교수의 관심은 인터넷 정신문화 캠페인 `선플달기운동'으로 발전했고, 운동을 시작한지 7년째인 현재 청소년들이 선플운동본부 홈페이지에 올린 따뜻한 댓글은 380만개가 넘었다.
선플운동본부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민 교수는 이 운동을 세계인과 공유하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준비중이다. 지난 30여년간 영어교육을 통해 맺어진 국내외 인사들과 함께 미국, 일본, 중국, 인도를 중심으로 선플운동을 확장시킬 계획이다. 그는 슬픔을 함께 나누고, 기쁨을 배로 늘리는 선플운동이 국가간 정치적 논리를 초월해 세계인과 함께 할 수 있는 캠페인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대담=이근형 IT정보화부장
-선플운동본부가 발족한지 올해로 7년째가 됐다. 선플운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2007년 초 한 젊은 여가수가 `성형미인 인조인간'이라는 악플에 시달리다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이후 많은 연예인들이 악플에 시달리다 자살하는 일들이 벌어졌는데, 이를 두고 당시 큰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당시 내 강의를 수강하던 학생 570명에게 악플로 고통 받는 10명의 유명인 홈페이지를 방문해 용기와 격려의 댓글을 게시하는 과제를 냈다. 그때 일주일만에 5700개의 선플이 달렸는데 그게 시발점이 돼 선플운동본부가 발족하고,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됐다."
-악플로 인한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 폐해가 어느 정도 인가.
"얼마 전 위암 말기에도 불구하고 오디션 프로그램 우승까지 하며 인기를 모았던 울랄라 세션의 임윤택씨가 사망했다. 일부 웹사이트에서는 고인의 죽음을 두고 입에 담기 힘든 악플이 달렸고, 가수 싸이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등 많은 유명인들이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악플도 일종의 언어폭력인데, 이것이 청소년들의 학교폭력의 원인이 되고 있다. 실제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이용자 중 10대 청소년의 48%가 악플을 작성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청소년들은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될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인성교육이 시급한 상황이다."
-악플과 같이 인터넷 상에서 언어폭력이 점점 심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악플이 심해지는 이유는 우선 익명성과 무한복제가능성 때문이다. 내가 누군지 상대방이 알 수 없기 때문에 마음 놓고 악플을 달고 있다. 또 사이버 공간에서는 불특정 다수로부터 불특정 시점에 악플이 달리고, 무한복제와 확대재생산이 가능해 피해가 커지고 있다. 그 다음으로 인터넷상에서 상대방을 인격체가 아닌 기계로 착각하는 오류와 악플을 근본적으로 방지하기 위한 인성교육의 부족 등을 꼽을 수 있다."
-일종의 언어폭력인 악플이 학교폭력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설명해 달라.
"지난해 교과부에서 발표한 전국 학교폭력 실태조사결과, 학교폭력 피해 응답자의 약 13%가 인터넷 채팅이나 이메일, 휴대폰으로 언어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인터넷은 물론 스마트폰 보급으로 온라인상에 벌어지는 언어폭력은 심각한 수준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 문제가 온ㆍ오프라인을 넘나들면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령 왕따카페를 개설해 한 명의 학생을 따돌리고 카페에 비하하는 글을 올리거나 SNS를 이용해 욕설을 퍼붓는 경우가 늘고 있다. 또 가해학생들은 오프라인 공간인 학교에서도 신체폭력으로 피해학생을 괴롭히고 있다. 중요한 것은 가해자들이 이를 학교의 일상 문화로 인식해 죄의식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악플과 같이 인터넷상의 언어폭력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가.
"근본적으로 청소년 대상의 인성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입시교육과정에서 인성과 관련된 시험 문제는 거의 없다. 악플을 다는 청소년들은 대부분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다고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를 알려 줄 교육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학생들이 선플달기를 직접 체험해 봄으로써 악플 피해와 선플의 필요성을 스스로 깨닫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이와 함께 제도적인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 악성 댓글을 규제할 수 있는 법적인 장치와 지속적인 캠페인을 병행해야 사이버 폭력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제도적 차원의 노력이라면 처벌 규정 마련을 뜻하는 것인가.
"선플운동본부에서는 인터넷 문화운동을 확산하는 것과 더불어 제도적 규정을 마련하는데도 노력하고 있다. 길거리에서 담배꽁초만 버려도 범칙금을 내는데, 댓글 하나로 사람의 생명을 빼앗아 갈 수 있는 행위에 대해 아무런 처벌 규정이 없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헌법재판소에서 인터넷 실명제가 위헌이라고 판결을 내리면서, 현재 인터넷 공간은 무방비 상태다."
-인터넷상에서 언어폭력이 청소년들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과거 악플과 같은 사이버 폭력이 청소년들끼리 벌어지거나 사회 유명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가 이제는 다문화 가정과 지역감정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인터넷 문화는 외국사람들과 삶의 방식과 문화를 공유하기 위한 토양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일부 네티즌의 손끝에서 나오는 악플이 우리나라에 정착하려는 사람들에게 어려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특정 지역에 대한 비방글 역시 과거 정치권에서 만들어낸 의식인데 현재 청소년들이 사용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다문화 가정과 특정 지역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도 지속적인 캠페인과 더불어 법적인 처벌을 받도록 추진해야 한다."
-해외에서 사이버 폭력은 어느 수준인가. 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해외에서도 SNS를 중심으로 악플이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 역시 아직까지는 피해를 입은 학생이 선생님께 보고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 선플운동과 같이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캠페인은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해외 언론에서도 이 운동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고, 미국 CNN과 영국 BBC, 일본의 아사히신문, 독일 쉬피겔지에서도 취재한 바 있다."
-현재 선플운동본부 홈페이지에 학생들이 게시한 선플이 380만개를 넘어선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까지 운동을 진행하면서 거둔 성과는 무엇인가.
"가장 큰 효과로 선플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학교폭력까지 감소했다는 사실이다. 울산교육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선플달기 실시 이후 신체 폭행 발생 건수는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또 설문조사 결과 악플을 달던 학생이 25%에서 선플 활동 참여 이후 3.1%로 감소했다는 통계도 나온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13일에는 국회의원 300명 중 293명이 선플정치선언문에 서명했고, 향후 지방자치단체 장과 기초의회 의원까지 서명 운동을 확대할 예정이다."
-선플운동본부의 앞으로 계획을 말해 달라
"현재 선플운동을 국내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해외까지 전파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특히 중국에 이 운동을 전파하기 위해 현지 인터넷 서비스 업체와 선플운동본부 홈페이지를 연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 중, 일 3국은 정치적으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슬픔을 나누고, 기쁨을 응원하는 이 운동을 반대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이를 통해 올해 국내에서는 500만개의 선플을 게시하는 것이 목표고, 아시아에서는 1억개의 선플을 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랫동안 영어를 가르쳐 왔고, 문화운동까지 진행하면서 많은 학생들을 만나 왔다. 국가 미래인 학생들을 위해 어떤 교육자로 남고 싶나.
"현재 건국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창조'다. 특히 학생들에게 가상의 회사를 만들고, 주력 상품으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판매해 보라는 과제를 내주고 있다. 백지 상태의 학생들은 때묻지 않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온다. 이것이 현재 우리나라가 강조하는 `미래창조'의 모습인 것이다. 경쟁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입시만 강조할 게 아니라 인성교육을 비롯해 창조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그래서 내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훈련을 하는 동시에 선플운동에도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해 두가지를 함께 하도록 하고 있다. 이같은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내 뱉은 따뜻한 말 한마디가 나와 상대방의 마음을 녹이고, 어려운 사회 현실까지 녹여 국가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근거 없는 비방과 악플은 인터넷 세상을 사이버 폭력으로 물들인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세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첫째 진실을 말하는 것이고, 둘째 존중하며 말하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자유롭게 말하는 것이다. 쓰레기를 주워본 사람은 쓰레기를 버리지 않듯이 선플을 달기 시작하면 악플을 달지 않는다. 서로에게 힘이 되는 칭찬과 선플달기에 많은 동참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삶의 목표는 무엇인가.
"젊은이들이 영어라는 도구를 이용해 세계를 무대로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끔 도와주고 싶다. 또 선플운동을 통해 서로가 존중하는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다."
정리=정용철기자 jungyc@
사진=유동일기자 eddieyou＠
■ 민병철 이사장은…
◇ 학력
-1973년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1991년 미 노던일리노이 대학교 교육학 석사 (TESL/외국인을 위한 영어교육)
-1998년 미 노던일리노이 대학교 교육학 박사 (TESL/외국인을 위한 영어교육)
◇ 경력
1981년 MBC-TV 생활영어방송
1988년 KBS-TV 생활영어방송
1988년 MBC-TV 생활영어방송
1984년∼ 민병철교육그룹 고문
2007년∼ 선플운동본부 이사장
2009년∼ 건국대학교 국제학부 정교수
2012년∼ 외교부 사이버공공외교사절
◇ 상훈
2008년 미 노던일리노이대학교를 빛낸 동문상 수상
2011년 국민훈장 동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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