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론의 주체는 바로 기업
대기업ㆍ중기 동반성장 해야할 때
대기업ㆍ중기 동반성장 해야할 때
■ 창조경제 한국을 이끄는 기업들
유로존 위기의 지속, 원고와 엔저 등 환율 리스크, 경기불황 지속 등 대내외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를 국정 제1 목표로 내건 박근혜 정부가 지난달 출범했다.
우리나라의 최근 3∼4년간 경제성장률은 2∼3%대의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마치 일본처럼 `L'자형 장기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신성장산업을 발굴하지 못한 채, 자동차ㆍ조선ㆍ반도체ㆍ디스플레이 등 기존 주력 수출산업은 과거처럼 높은 성장률을 보이지 못하고 성장정체를 겪고 있다. 정부의 올해 목표 경제성장률은 3%이지만, 이조차 힘들고 2%대에 머물 것이라는 분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는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전면에 내세워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창조산업 육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ICT와 기존 전통산업간 융합을 통해 새로운 신산업을 창출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60년 산업신화의 주역은 기업이다= 자원빈국인 우리나라는 그동안 전후 60년이라는 짧은 세월, 공업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선진국을 무섭게 추격하는 `패스트 팔로'(Fast Follow) 전략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1960년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은 79달러로 가나와 수단 등 아프리카 국가와 마찬가지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 2007년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2만달러를 돌파했고, 작년은 약 2만3000달러에 달했다. 또 경제규모로 세계 10위 국가라는 위상을 갖게 됐다.
1964년에 고작 수출이 1억 달러를 넘어섰지만, 지난해 약 5500억 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리며 세계 수출 7위(G7) 국가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또 1948년 6400만달러에 불과했던 우리나라 무역규모는 60년이 조금 넘은 지난 2011년 무역 1조 달러를 돌파했다. 또 작년에도 무역 1조 달러를 넘어서며 2년 연속 무역 1조 달러 기록을 작성했고, 세계 무역 8강(G8)에 진입하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우리 기업들은 그동안 각 산업 분야에서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다. 198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인 메모리반도체 산업에 진출한 우리 기업은 이미 20여년만에 세계 시장을 평정했다. 지난해 세계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의 점유율은 이미 70%를 육박한다. 낸드플래시는 6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던 시스템반도체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 들어가는 핵심 프로세서와 칩을 국산화하면서 일약 수출 효자 품목에 올랐다. 우리나라의 세계 시스템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2001년만 해도 1.8%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무려 5.4% 점유율로 대만을 제치고 세계 4위 국가가 됐다.
반도체 외에 디스플레이도 우리나라가 단연 세계 1위 리더다.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LCD시장에서 우리나라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차지한 점유율(매출기준)은 50.8%로 과반을 넘어섰다. 또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에서도 우리나라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90%를 넘는, 독보적 1위 지위를 갖고 있다.
디스플레이도 1등이지만, 이것으로 만드는 평판 TV도 세계 1위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평판 TV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27.27%로 7년 연속 1위, LG전자가 15.0%로 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계 평판 TV 점유율은 42.7%로 사상 첫 40% 대를 돌파하며 세계 TV 강국 코리아의 위상을 갈수록 높여가고 있다.
해외 선진국 선박 기술 베끼기에 여념이 없었던 한국 조선 역시 짧은 시간 내 세계 1위를 차지하는 신화를 기록한 산업이다. 한국 조선산업은 2001년 일본을 제치고 수주량 세계 1위를 차지한 후 줄곧 1위 자리를 유지해오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저가 선박을 대량 수주한 중국에 1위 자리를 넘겨줬고, 2010년에도 중국에 밀려 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1년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했고, 작년까지 2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철강 산업도 중국에 무섭게 쫓기고 있는 상황이지만 세계 수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지난해 우리나라가 총 생산량 456만대(점유율 5.4%)로 8년 연속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 지위를 유지했다. 중국ㆍ미국ㆍ일본ㆍ독일 다음으로 세계 5대 자동차 강국이다.
◇창조경제의 코어, 역시 기업이다= 부지런함과 가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강한 신념으로 우리는 이같은 초고속 성장을 기록하며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제 국민소득 4만달러, 무역 2조달러, 세계 7위(G7) 경제대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선진국을 쫓아가는 `패스트 팔로' 전략만으론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남들이 생각하지 않은 세계 최초 제품과 서비스로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1등 산업을 만드는, 소위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것이 바로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창조경제론'의 핵심이다. 그렇다면 창조경제론의 코어, 주체는 누굴까. 바로 두말할 나위 없이 기업들이다.
창조경제를 이끌 기업들은 대기업보다는 중소ㆍ중견기업, 벤처기업이라는 데 정부는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벤처와 중소기업들이 마음놓고 창업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이것이 선순환 흐름으로 작용해 일자리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경제가 그것이다. 결국 수많은 벤처와 중소기업들이 토양을 갖추고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창조경제의 핵심 목표이자,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 국민행복 시대를 빨리 열 수 있는 비결이라는 게 한결같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대기업의 역할을 무시해선 안 된다는 것도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분배 중심의 `경제민주화' 역시 매우 중요한 이슈이지만, 단순 경제민주화란 이름으로 자칫 마녀사냥식 규제 강화, 대기업 때리기로 몰아가서는 대중소 기업 생태계의 진정한 통합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존하고,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스스로 모색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란 지적이다.
대기업들이 지난해 투자하지 않고 사내 보유해둔 유보금이 300조원을 넘었다. 정부는 지나친 규제보다는 투자촉진을 위한 규제 완화로 이들의 투자금을 내수 활성화에 쓰이도록 해야 한다. 또 대기업들이 가장 애를 먹고 있는 것은 역시 차세대 먹거리 사업, 즉 신성장동력 발굴이다. 정부는 과학기술과 ICT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신성장동력 산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신시장에서 대기업은 물론 중소ㆍ중견 기업들이 건전한 기업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기반 조성에 나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김승룡기자 srkim@
유로존 위기의 지속, 원고와 엔저 등 환율 리스크, 경기불황 지속 등 대내외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를 국정 제1 목표로 내건 박근혜 정부가 지난달 출범했다.
우리나라의 최근 3∼4년간 경제성장률은 2∼3%대의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마치 일본처럼 `L'자형 장기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신성장산업을 발굴하지 못한 채, 자동차ㆍ조선ㆍ반도체ㆍ디스플레이 등 기존 주력 수출산업은 과거처럼 높은 성장률을 보이지 못하고 성장정체를 겪고 있다. 정부의 올해 목표 경제성장률은 3%이지만, 이조차 힘들고 2%대에 머물 것이라는 분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는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전면에 내세워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창조산업 육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ICT와 기존 전통산업간 융합을 통해 새로운 신산업을 창출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60년 산업신화의 주역은 기업이다= 자원빈국인 우리나라는 그동안 전후 60년이라는 짧은 세월, 공업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선진국을 무섭게 추격하는 `패스트 팔로'(Fast Follow) 전략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1960년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은 79달러로 가나와 수단 등 아프리카 국가와 마찬가지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 2007년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2만달러를 돌파했고, 작년은 약 2만3000달러에 달했다. 또 경제규모로 세계 10위 국가라는 위상을 갖게 됐다.
1964년에 고작 수출이 1억 달러를 넘어섰지만, 지난해 약 5500억 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리며 세계 수출 7위(G7) 국가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또 1948년 6400만달러에 불과했던 우리나라 무역규모는 60년이 조금 넘은 지난 2011년 무역 1조 달러를 돌파했다. 또 작년에도 무역 1조 달러를 넘어서며 2년 연속 무역 1조 달러 기록을 작성했고, 세계 무역 8강(G8)에 진입하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우리 기업들은 그동안 각 산업 분야에서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다. 198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인 메모리반도체 산업에 진출한 우리 기업은 이미 20여년만에 세계 시장을 평정했다. 지난해 세계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의 점유율은 이미 70%를 육박한다. 낸드플래시는 6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던 시스템반도체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 들어가는 핵심 프로세서와 칩을 국산화하면서 일약 수출 효자 품목에 올랐다. 우리나라의 세계 시스템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2001년만 해도 1.8%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무려 5.4% 점유율로 대만을 제치고 세계 4위 국가가 됐다.
반도체 외에 디스플레이도 우리나라가 단연 세계 1위 리더다.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LCD시장에서 우리나라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차지한 점유율(매출기준)은 50.8%로 과반을 넘어섰다. 또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에서도 우리나라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90%를 넘는, 독보적 1위 지위를 갖고 있다.
디스플레이도 1등이지만, 이것으로 만드는 평판 TV도 세계 1위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평판 TV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27.27%로 7년 연속 1위, LG전자가 15.0%로 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계 평판 TV 점유율은 42.7%로 사상 첫 40% 대를 돌파하며 세계 TV 강국 코리아의 위상을 갈수록 높여가고 있다.
해외 선진국 선박 기술 베끼기에 여념이 없었던 한국 조선 역시 짧은 시간 내 세계 1위를 차지하는 신화를 기록한 산업이다. 한국 조선산업은 2001년 일본을 제치고 수주량 세계 1위를 차지한 후 줄곧 1위 자리를 유지해오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저가 선박을 대량 수주한 중국에 1위 자리를 넘겨줬고, 2010년에도 중국에 밀려 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1년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했고, 작년까지 2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철강 산업도 중국에 무섭게 쫓기고 있는 상황이지만 세계 수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지난해 우리나라가 총 생산량 456만대(점유율 5.4%)로 8년 연속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 지위를 유지했다. 중국ㆍ미국ㆍ일본ㆍ독일 다음으로 세계 5대 자동차 강국이다.
◇창조경제의 코어, 역시 기업이다= 부지런함과 가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강한 신념으로 우리는 이같은 초고속 성장을 기록하며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제 국민소득 4만달러, 무역 2조달러, 세계 7위(G7) 경제대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선진국을 쫓아가는 `패스트 팔로' 전략만으론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남들이 생각하지 않은 세계 최초 제품과 서비스로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1등 산업을 만드는, 소위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것이 바로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창조경제론'의 핵심이다. 그렇다면 창조경제론의 코어, 주체는 누굴까. 바로 두말할 나위 없이 기업들이다.
창조경제를 이끌 기업들은 대기업보다는 중소ㆍ중견기업, 벤처기업이라는 데 정부는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벤처와 중소기업들이 마음놓고 창업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이것이 선순환 흐름으로 작용해 일자리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경제가 그것이다. 결국 수많은 벤처와 중소기업들이 토양을 갖추고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창조경제의 핵심 목표이자,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 국민행복 시대를 빨리 열 수 있는 비결이라는 게 한결같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대기업의 역할을 무시해선 안 된다는 것도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분배 중심의 `경제민주화' 역시 매우 중요한 이슈이지만, 단순 경제민주화란 이름으로 자칫 마녀사냥식 규제 강화, 대기업 때리기로 몰아가서는 대중소 기업 생태계의 진정한 통합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존하고,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스스로 모색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란 지적이다.
대기업들이 지난해 투자하지 않고 사내 보유해둔 유보금이 300조원을 넘었다. 정부는 지나친 규제보다는 투자촉진을 위한 규제 완화로 이들의 투자금을 내수 활성화에 쓰이도록 해야 한다. 또 대기업들이 가장 애를 먹고 있는 것은 역시 차세대 먹거리 사업, 즉 신성장동력 발굴이다. 정부는 과학기술과 ICT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신성장동력 산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신시장에서 대기업은 물론 중소ㆍ중견 기업들이 건전한 기업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기반 조성에 나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김승룡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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