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동력 개발의 기획과 집행 이원화 구상 황당할 뿐, 박근혜 당선인도 인수위 조직개편안 꼼꼼히 살펴봐야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장관에 김종훈 알카텔-루슨트사 벨연구소 사장이 내정되었다. 미국에서 벤처 사업가와 과학기술자로 성공한 인물이라고 한다. 과학기술과 ICT(정보통신기술)를 전담하는 미래창조과학부를 중심으로 창조경제를 펼쳐나가겠다는 박근혜 당선인의 꿈과 의지가 얼마나 절박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선택이다.
과학기술과 ICT를 다시 국정의 중심에 세워야한다는 박근혜 당선인의 당초 판단은 매우 정확하고 충분히 실현가능한 것이었다. 그런데 미래 창조의 꿈을 펼쳐가는 핵심 부처라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출범도 하기 전에 뜻밖의 암초에 걸려 버렸다. 국회로 넘어간 조직개편안은 당선인의 당초 생각과는 거리가 먼 실망스러운 것이다. 미래 창조를 위한 과학을 창조과학으로 오해하는 인수위가 관료들의 고질적인 부처 이기주의에 휘둘려버렸다. 결국 새로 탄생하는 미래부는 미래 창조에 꼭 필요한 손과 발이 모두 잘려버린 속 빈 강정이 돼버렸다. 출연연이나 관리하고, 방송의 공정성 논란이나 중재하는 역할이 고작일 것이다.
신성장동력 개발의 기획과 집행이 미래부와 산업부로 이원화될 수는 없다. 알맹이가 빠진 기획 업무만 덩그렇게 미래부로 넘기겠다는 발상은 지경부 관료들의 고약한 꼼수다. 미래부가 거대 공룡 부처가 될 것이라는 호들갑도 의도적인 흑색선전이었다. 기초원천에서 산업화 기술에 이르는 국가 연구개발 사업의 전주기적 관리의 가장 중요한 핵심인 신성장동력 개발의 집행 업무를 놓쳐버린 미래부가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대학의 산학협력과 기초연구 지원 사업을 교육부에 남겨두는 결정도 잘못된 것이다. 지난 30여 년 동안 산학협력 강화를 위해 교육부가 대학에 쏟아 부은 예산은 엄청나다. 그러나 실제로 산학협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그동안 교육부의 투자와 노력이 효과가 없었다는 뜻이다. 실제로 교과부의 산학협력과 기초연구 지원 사업은 과학기술 지식의 증진이나 일자리 창출보다 대학의 구조조정이나 제도개선을 유도하고, 대학 지원을 통한 지역 균형 발전을 추구하는 정책 수단이었다. 산학협력의 미래부 이관을 반대하는 일부 지방대 총장들의 주장에서 그런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꼭 필요하다면 대학의 구조조정을 위한 예산을 따로 편성해야 한다.
원자력 연구개발을 미래부에서 빼겠다는 것도 잘못이다.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원자력 분야의 광범위한 연구개발이 원전 기술개발로 축소될 것이 분명하다. 골치 아픈 원전의 안전 관리는 미래부로 떠넘겨 버리고, 3천억에 가까운 원자력연구개발기금을 독차지하려는 지경부의 욕심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원자력 연구개발도 당연히 미래부의 거대과학 사업에 포함되어야 한다. 원자력안전위원회를 폐지하겠다는 결정도 재고해야 한다. 통상 업무에 바쁜 산업통상자원부의 허술한 원전 관리의 보완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독립된 위상이 반드시 필요하다.
ICT 업무의 이관도 불완전하기는 마찬가지다. 지경부, 행안부, 문화부가 모두 자신들의 업무 이관을 거부하고 있다. 물론 방송의 공공성은 중요한 과제다. 이념과 계층의 갈등과 분열이 심각한 우리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방송의 공공성을 핑계로 글로벌 미디어 산업의 환경 변화를 외면할 수는 없다. 이제는 방송의 공공성 확보를 위한 분명하고 확실한 민주적 절차를 마련함으로써 ICT의 산업적 잠재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제라도 당선인이 직접 나서서 과연 인수위의 조직개편안이 자신의 꿈과 의지를 제대로 반영된 것인지를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출발부터 휘청거리는 미래부를 보는 과학기술계의 입장이 몹시 난처하다. 김종훈 내정자를 무작정 반기기도 쉽지 않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사회의 놀라운 발전을 이끌어온 과학기술계를 반드시 미국식으로 바꿔야만 할 필요는 없다.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도 걱정스럽다. 만에 하나 이번 선택이 지난 5년 동안 나락으로 추락해버린 우리 과학기술계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ㆍ과학커뮤니케이션 주임교수
과학기술과 ICT를 다시 국정의 중심에 세워야한다는 박근혜 당선인의 당초 판단은 매우 정확하고 충분히 실현가능한 것이었다. 그런데 미래 창조의 꿈을 펼쳐가는 핵심 부처라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출범도 하기 전에 뜻밖의 암초에 걸려 버렸다. 국회로 넘어간 조직개편안은 당선인의 당초 생각과는 거리가 먼 실망스러운 것이다. 미래 창조를 위한 과학을 창조과학으로 오해하는 인수위가 관료들의 고질적인 부처 이기주의에 휘둘려버렸다. 결국 새로 탄생하는 미래부는 미래 창조에 꼭 필요한 손과 발이 모두 잘려버린 속 빈 강정이 돼버렸다. 출연연이나 관리하고, 방송의 공정성 논란이나 중재하는 역할이 고작일 것이다.
신성장동력 개발의 기획과 집행이 미래부와 산업부로 이원화될 수는 없다. 알맹이가 빠진 기획 업무만 덩그렇게 미래부로 넘기겠다는 발상은 지경부 관료들의 고약한 꼼수다. 미래부가 거대 공룡 부처가 될 것이라는 호들갑도 의도적인 흑색선전이었다. 기초원천에서 산업화 기술에 이르는 국가 연구개발 사업의 전주기적 관리의 가장 중요한 핵심인 신성장동력 개발의 집행 업무를 놓쳐버린 미래부가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대학의 산학협력과 기초연구 지원 사업을 교육부에 남겨두는 결정도 잘못된 것이다. 지난 30여 년 동안 산학협력 강화를 위해 교육부가 대학에 쏟아 부은 예산은 엄청나다. 그러나 실제로 산학협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그동안 교육부의 투자와 노력이 효과가 없었다는 뜻이다. 실제로 교과부의 산학협력과 기초연구 지원 사업은 과학기술 지식의 증진이나 일자리 창출보다 대학의 구조조정이나 제도개선을 유도하고, 대학 지원을 통한 지역 균형 발전을 추구하는 정책 수단이었다. 산학협력의 미래부 이관을 반대하는 일부 지방대 총장들의 주장에서 그런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꼭 필요하다면 대학의 구조조정을 위한 예산을 따로 편성해야 한다.
원자력 연구개발을 미래부에서 빼겠다는 것도 잘못이다.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원자력 분야의 광범위한 연구개발이 원전 기술개발로 축소될 것이 분명하다. 골치 아픈 원전의 안전 관리는 미래부로 떠넘겨 버리고, 3천억에 가까운 원자력연구개발기금을 독차지하려는 지경부의 욕심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원자력 연구개발도 당연히 미래부의 거대과학 사업에 포함되어야 한다. 원자력안전위원회를 폐지하겠다는 결정도 재고해야 한다. 통상 업무에 바쁜 산업통상자원부의 허술한 원전 관리의 보완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독립된 위상이 반드시 필요하다.
ICT 업무의 이관도 불완전하기는 마찬가지다. 지경부, 행안부, 문화부가 모두 자신들의 업무 이관을 거부하고 있다. 물론 방송의 공공성은 중요한 과제다. 이념과 계층의 갈등과 분열이 심각한 우리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방송의 공공성을 핑계로 글로벌 미디어 산업의 환경 변화를 외면할 수는 없다. 이제는 방송의 공공성 확보를 위한 분명하고 확실한 민주적 절차를 마련함으로써 ICT의 산업적 잠재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제라도 당선인이 직접 나서서 과연 인수위의 조직개편안이 자신의 꿈과 의지를 제대로 반영된 것인지를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출발부터 휘청거리는 미래부를 보는 과학기술계의 입장이 몹시 난처하다. 김종훈 내정자를 무작정 반기기도 쉽지 않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사회의 놀라운 발전을 이끌어온 과학기술계를 반드시 미국식으로 바꿔야만 할 필요는 없다.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도 걱정스럽다. 만에 하나 이번 선택이 지난 5년 동안 나락으로 추락해버린 우리 과학기술계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ㆍ과학커뮤니케이션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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