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인문학] 미래 위한 미래부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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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1-24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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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 정권 인수 작업이 한창이다. 그리고 차기 정권을 운영할 정부조직의 밑그림이 발표되었다. 그 중 당연 관심은 미래창조과학부다. 이 새로운 부처의 출현을 두고 평가와 의견이 분분하다. 공룡부처의 출현이다, 이름이 길다, 영어명이 뭔지 모르겠다, 축약명칭이 난감하다 등 등. 어쨌든 이 새로운 부처는 앞으로 국정운영의 중추가 미래, 창조, 과학기술에 있음을 예고한다. 그리고 나아가 이 미래창조과학부는 경제성장의 신동력을 마련할 것이라고 한다.일단 국정운영이 미래지향적이라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정작 어떤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조금 걱정이 든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설정하고 있는 목표가 진정 미래적일까.

우선 미래창조과학부의 설립 배경에 과학기술만이 미래를 결정한다고 하는 테크노퓨처리즘이 은연중 작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이 든다. 지난번 컬럼에서 밝힌바 있지만 테크노퓨처리즘은 최첨단 기술이 그 자체의 발전 동학에 따라 발전할 경우를 최적의 과학기술 발전 과정으로 찬양한다.그런데 이 테크노퓨처리즘은 인간과 자연에 대해 구시대적이며 반인문적 가치관을 갖고 있다. 테크노퓨처리즘에서 인간은 성능을 중강시켜야 할 인적 자원이며 자연은 나노차원에서부터 조작될 수 있는 물질적 자원 저장소일 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첨단 과학기술발전 일변도의 경제성장은 가상자본의 무한 증식으로 인한 파산과 사회적으로 양극화를 초래한다는 것이 그간의 경험이다. 때문에 인간과 자연을 첨단 기술의 조작대상이나 자원으로 보지 않고 과학기술의 파트너로 보살피려는 새로운 미래비전이 출현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흐름에 동참하지 않고 미래창조과학부가 인간적 가치와 인문적 성찰을 담지 않는 과학기술의 일방적 발전에 의한 경제성장만을 추구한다면, 반인문주의와 경제적 파산이라는 과거의 리스크를 다시 잉태할지도 모른다.

또 다른 우려는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추진될 창조경제도 구시대적 이해에 사로잡힌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다. 창조경제는 플로리다라는 도시경제학자가 2000년대 중반 제창하면서 유행하기 시작한 용어이다. 그런데 이 플로리다의 창조경제론은 그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창의성 개념이 구태의연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여기서 자세히 논할 수는 없지만 플로리다의 창조경제에서 창의성은 여전히 천재들의 특출한 능력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창의성개념은 20세기의 창의성 연구에서는 극복된지 오래이다.

20세기 초엽 천재 작가로 찬양되던 버지니아 울프는 그녀의 작품 다음과 같이 말한다. "걸작은 단독으로 고립된 상태에서 탄생하지 않는다. 그것은 수년간 공동의 사유의 결과물이다. 따라서 하나의 목소리 배후에는 대중의 경험이 있다." 한참이 지난 후 버지니아 울프의 고백에 대한 반향이 학계에서 일어났다. 20세기 후반부터 창의성연구는 개별적 천재의 역할이 지나치게 과장되었다고 비판하며 창의성을 사회적 상호작용의 관점에서 고찰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어떤 학자는 역사상 위대한 창의적 인간으로 추앙받고 있는 인물들, 예를 들면 아인스타인 그리고 다윈의 삶과 그들의 창의적 결과물에 대해 치밀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그들의 위대한 창조적 작업조차 타인들과 협력 그리고 사회적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특히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개인들이 서로 상호작용하고 서로의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그 어느 누구에도 속하지 않는 제3의 영역이 창발한다.

창의성의 증진을 통한 과학기술의 발전 그리고 그것을 통한 경제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조건이 명료해진다. 경쟁을 통해 개인의 생산성을 강화하려는 방식이 지배적인 환경은 개인과 개인의 관계를 전투적 양상으로 전환시키고 이는 갈등 나아가 투쟁으로 비화될 위험을 갖고 있다. 경쟁은 개개인의 생산성을 증가시키는 반면, 창의성은 협력과 소통을 통해 활성화된다. 협력은 개인들을 자신들이 기대할 수 없었던 새로운 생각에 노출시키고 멀리 떨어져 있는 생각을 연결시키며 생각의 핵심을 변형시켜 새로운 생각으로 창조한다.

국민들은 새로 출범하는 미래창조과학부에 기대가 크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인문적 가치를 지향하는 과학기술자들의 협력적 창의성을 진작시키기 바란다. 또 그를 통해 우리사회가 경쟁이 아니라 협력을 통해 운영되는 공동체로 혁신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혁신이 이루어질 때 우리사회는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게 되어 질적인 경제성장을 구가하는 미래로 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종관 성균관대 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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