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자율심의 `8년간 논의` 사실상 원점
문화부-업계 재원 확보 놓고 마찰
`게임문화재단` 심의기구 설립 백지화
게임위 예산중단으로 행정공백 우려
정부 조직개편 따라 새국면 가능성도
국가기관이 진행하던 게임 콘텐츠 심의를 민간 사업자들이 진행하도록 하는 민간 이양 작업이 8년여의 논의를 거쳤지만, 아직도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시계제로' 상태에 접어들었습니다.
온라인, 비디오게임 중 청소년 등급의 심의를 담당하겠다고 나선 게임문화재단은 심의 기구 설립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을 두고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와 불협화음을 빚어왔습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게임문화재단을 민간심의 기구로 선정하기로 한 정부의 구상이 백지화된 상태입니다. 또한 현행 법체계에 따라 모바일 게임을 제외한 게임물의 심의와 사후관리를 진행하는 게임물등급위원회는 예산 지원 중단으로 행정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새 정부 출범 후 게임 콘텐츠 기능이 미래창조과학부의 ICT 전담조직에 배속될지, 기존처럼 문화부 산하에서 이뤄질지가 아직까지 불투명하고 게임과 방송, 영화 등 각종 콘텐츠 심의를 총괄하는 콘텐츠위원회의 설립이 이뤄질지도 모호한 상황입니다. 때문에 현 시점에서 문화부가 현상을 타개하기 위한 적극적인 액션을 취하기도 어렵습니다.
이같은 악조건에 속에서 게임물등급위원회의 행정공백이 현실화 될 경우 게임을 제작한 기업이 심의를 받지 못해 게임을 출시하지 못하고, 본의 아니게 불법 게임물을 서비스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업계가 게임 심의 민간 이양을 정부와 함께 논의해온 것은 지난 2004년 전후부터입니다.
북미의 ESRB, 유럽의 PEGI, 일본의 CESA와 같이 민간이 출자한 기구가 심의를 담당하는 모델을 만들자는 논의가 시작된 것입니다. 당시 영상물등급위원회가(이하 영등위) 음반 및 비디오, 게임에 관한 법률(이하 음비게법)을 근거로 게임 관련 사전 심의를 진행하다 2006년 게임산업진흥법 도입을 계기로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가 콘텐츠 중 게임 심의를 전담하는 최초의 기관으로 자리잡은 바 있습니다. 기관 설립 당시부터 한시적으로 이 조직이 게임 심의를 담당하고 여건이 성숙해지는 대로 민간심의 기구에 심의 권한을 넘긴다는 합의가 저변에 깔려 있었습니다.
그러나 비디오, PC 패키지 게임의 유통이 주된 북미, 유럽,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끊임없는 업데이트를 통한 게임의 변형이 이뤄지고 중독성 이슈에 민감한 온라인게임이 시장의 주종으로 자리잡으면서 게임심의를 민간으로 이관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보수적인 주장도 잇따랐습니다. 특히 2006년 발발한 `바다이야기' 사태는 아케이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크게 더해, 게임심의를 민간으로 이양하는 로드맵을 크게 지연시켰습니다.
결국 전병헌 민주통합당 국회의원이 "민간심의 이양에 대한 약속을 어기고, 매년 국고 지원 시한을 연장하며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수명을 늘이고 있다"고 질책하면서, 예산지급 시한을 한 차례 더 연장하는 게임법 개정안이 지난해 처리되지 못했습니다. 입법 지연으로 인한 책임에서 문화부가 자유로울 수 없지만, 일정 부분 불가피 한 점도 없지 않습니다.
현재 모바일게임은 각 사업자들이 자율로 등급을 부여한 후 서비스하고(성인등급 제외) 게임위가 사후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이 또한 구글과 애플의 앱 마켓 카테고리 국내 오픈이라는 `동력'이 없었으면 상당부분 지연됐을 일입니다.
그 다음으로 비디오, 온라인 게임의 심의를 게임문화재단이 맡겠다고 나섰는데, 심의기구 출범 이전에 일정 이상의 재원을 미리 확보할 것을 요구한 문화부와 해당 기구를 위한 운영자금 펀딩에 소극적인 업계가 지난해 7월부터 6개월간 대치국면을 이어왔습니다. 당초 문화부는 최소 10억원 이상의 자금 확보를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게임문화재단은 6억원 확보를 우선 확정한 후 2억원 추가 확보를 위해 업계와 추가 논의를 진행해 왔습니다. 결국 게임위에 대한 예산 지원 중단으로 게임심의 수수료 인상 및 아케이드 게임 상품권 수수료의 전용이라는 아이디어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문화부와 업계의 민간 심의기구 설립은 조성 가능한 기금 액수 1, 2억원 차이로 결렬됐고, 정부조직 개편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후속 논의를 차단시킨 상황입니다.
특히 게임 행정이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되고 콘텐츠위원회가 발족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와 영등위, 게임위를 포괄하는 통합심의 기구로 개편될 경우, 과거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로드맵으로 전개될 수도 있습니다.
서정근기자 antilaw@
`게임문화재단` 심의기구 설립 백지화
게임위 예산중단으로 행정공백 우려
정부 조직개편 따라 새국면 가능성도
국가기관이 진행하던 게임 콘텐츠 심의를 민간 사업자들이 진행하도록 하는 민간 이양 작업이 8년여의 논의를 거쳤지만, 아직도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시계제로' 상태에 접어들었습니다.
온라인, 비디오게임 중 청소년 등급의 심의를 담당하겠다고 나선 게임문화재단은 심의 기구 설립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을 두고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와 불협화음을 빚어왔습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게임문화재단을 민간심의 기구로 선정하기로 한 정부의 구상이 백지화된 상태입니다. 또한 현행 법체계에 따라 모바일 게임을 제외한 게임물의 심의와 사후관리를 진행하는 게임물등급위원회는 예산 지원 중단으로 행정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새 정부 출범 후 게임 콘텐츠 기능이 미래창조과학부의 ICT 전담조직에 배속될지, 기존처럼 문화부 산하에서 이뤄질지가 아직까지 불투명하고 게임과 방송, 영화 등 각종 콘텐츠 심의를 총괄하는 콘텐츠위원회의 설립이 이뤄질지도 모호한 상황입니다. 때문에 현 시점에서 문화부가 현상을 타개하기 위한 적극적인 액션을 취하기도 어렵습니다.
이같은 악조건에 속에서 게임물등급위원회의 행정공백이 현실화 될 경우 게임을 제작한 기업이 심의를 받지 못해 게임을 출시하지 못하고, 본의 아니게 불법 게임물을 서비스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업계가 게임 심의 민간 이양을 정부와 함께 논의해온 것은 지난 2004년 전후부터입니다.
북미의 ESRB, 유럽의 PEGI, 일본의 CESA와 같이 민간이 출자한 기구가 심의를 담당하는 모델을 만들자는 논의가 시작된 것입니다. 당시 영상물등급위원회가(이하 영등위) 음반 및 비디오, 게임에 관한 법률(이하 음비게법)을 근거로 게임 관련 사전 심의를 진행하다 2006년 게임산업진흥법 도입을 계기로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가 콘텐츠 중 게임 심의를 전담하는 최초의 기관으로 자리잡은 바 있습니다. 기관 설립 당시부터 한시적으로 이 조직이 게임 심의를 담당하고 여건이 성숙해지는 대로 민간심의 기구에 심의 권한을 넘긴다는 합의가 저변에 깔려 있었습니다.
그러나 비디오, PC 패키지 게임의 유통이 주된 북미, 유럽,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끊임없는 업데이트를 통한 게임의 변형이 이뤄지고 중독성 이슈에 민감한 온라인게임이 시장의 주종으로 자리잡으면서 게임심의를 민간으로 이관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보수적인 주장도 잇따랐습니다. 특히 2006년 발발한 `바다이야기' 사태는 아케이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크게 더해, 게임심의를 민간으로 이양하는 로드맵을 크게 지연시켰습니다.
결국 전병헌 민주통합당 국회의원이 "민간심의 이양에 대한 약속을 어기고, 매년 국고 지원 시한을 연장하며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수명을 늘이고 있다"고 질책하면서, 예산지급 시한을 한 차례 더 연장하는 게임법 개정안이 지난해 처리되지 못했습니다. 입법 지연으로 인한 책임에서 문화부가 자유로울 수 없지만, 일정 부분 불가피 한 점도 없지 않습니다.
현재 모바일게임은 각 사업자들이 자율로 등급을 부여한 후 서비스하고(성인등급 제외) 게임위가 사후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이 또한 구글과 애플의 앱 마켓 카테고리 국내 오픈이라는 `동력'이 없었으면 상당부분 지연됐을 일입니다.
그 다음으로 비디오, 온라인 게임의 심의를 게임문화재단이 맡겠다고 나섰는데, 심의기구 출범 이전에 일정 이상의 재원을 미리 확보할 것을 요구한 문화부와 해당 기구를 위한 운영자금 펀딩에 소극적인 업계가 지난해 7월부터 6개월간 대치국면을 이어왔습니다. 당초 문화부는 최소 10억원 이상의 자금 확보를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게임문화재단은 6억원 확보를 우선 확정한 후 2억원 추가 확보를 위해 업계와 추가 논의를 진행해 왔습니다. 결국 게임위에 대한 예산 지원 중단으로 게임심의 수수료 인상 및 아케이드 게임 상품권 수수료의 전용이라는 아이디어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문화부와 업계의 민간 심의기구 설립은 조성 가능한 기금 액수 1, 2억원 차이로 결렬됐고, 정부조직 개편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후속 논의를 차단시킨 상황입니다.
특히 게임 행정이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되고 콘텐츠위원회가 발족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와 영등위, 게임위를 포괄하는 통합심의 기구로 개편될 경우, 과거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로드맵으로 전개될 수도 있습니다.
서정근기자 anti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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