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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봅시다] 가전제품 접근성

누구나 쉽게 사용하는 제품 만든다 

강동식 기자 dskang@dt.co.kr | 입력: 2012-12-23 19:45
[2012년 12월 24일자 18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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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봅시다] 가전제품 접근성

TVㆍ세탁기ㆍ냉장고ㆍ정수기 등
가전제품 버튼 조작 편리하게

지난 12일 가전제품의 접근성을 연구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가전 접근성 포럼이 창립했습니다. 가전 접근성은 말 그대로 가전제품에 대한 접근성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접근성은 무엇이고 왜 가전 접근성을 개선해야 할까요?

접근성은 신체의 특성이나 성별, 나이, 지식에 관계없이 사용자가 쉽고 편리하게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정도를 말합니다. 장애를 가진 사용자가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을 만족하는 설계의 특성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가전기기에 대한 접근성이 대두되는 것은 혁신적인 가전제품이 나오면서 비장애인의 사용편익이 커지는 반면, 장애인이나 고령자는 오히려 과거에 비해 제품 사용이 불편하거나 불가능해져 소외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전 접근성 포럼이 발표한 TV, 냉장고, 세탁기, 밥솥, 정수기, 휴대폰 등 6개 제품에 대한 장애인 접근성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가전제품의 접근성은 평균 77.7점으로 평가됐습니다. 접근성이 낮은 시각장애인의 인구비중이 다른 장애유형에 비해 낮기 때문에 높아진 측면이 있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저시력인과 전맹의 경우 접근성 점수가 각각 66.5점과 52.8점에 그쳤습니다. 또 이번 평가에서 뇌병변 같은 중증장애인의 사용성이 빠진 것을 고려하면 실제 국내 가전제품의 접근성 수준은 낮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가전제품의 어떤 부분이 장애인과 고령자의 사용을 어렵거나 불가능하게 하는 것일까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대상 TV의 경우 시각장애인이 전원 버튼 자체를 인지하기 어렵고, 다른 기기와 연결하는 외부 연결부는 색깔로만 종류를 나타낼 뿐 모양을 달리하거나 점자를 넣지 않아 시각장애인이 구분할 수 없었습니다. 또 제스처 위주의 리모컨에는 버튼에 촉각적 요소를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스마트폰은 통화, 메시지 기능 등의 설정은 홈 버튼 왼쪽에 있는 메뉴 터치 버튼을 사용하지만, 텍스트를 소리로 읽어주는 `토크백(Talkback)'으로 메뉴 버튼에 대한 내용을 인지할 수 없어 위치 확인이 불가능하고, 접촉하면 바로 기능이 실행돼 조작 오류가 야기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탁기의 경우 시각장애인이 버튼의 내용을 인지할 수 있는 장치나 피드백을 제공하지 않아 구분이 불가능하며, 둥근 조절 손잡이(knob)를 통해 제공되는 기능의 내용을 인지할 수 없고 사용자가 시작과 끝점을 알 수 없었습니다. 또 손잡이를 통해 설정되는 세탁 모드에 따라 달라지는 세부 설정사항(물의 온도, 헹굼 횟수 등)의 내용이 의미 없는 알림음으로만 전달돼 시각장애인이 이를 인지하기 어려웠습니다.

냉장고는 버튼의 내용을 인지할 수 있는 촉각 표시나 음성출력 피드백을 제공하지 않아 옵션의 구분과 선택이 불가능하고, 문을 여는 방식이 손잡이를 들어올린 후 당기는 방식이고 당기는 동작에서 비교적 많은 힘이 필요해 제한된 조작범위와 힘을 가진 사용자는 조작하기 어려웠습니다.

전기밥솥의 경우 버튼을 터치하면 확인과정 없이 바로 기능이 실행돼 시각장애인이 버튼의 내용과 위치를 구별할 수 없어 사용이 불가능하고, 설정 상태 확인은 디스플레이 표시부에 나타나는 부분 점멸 또는 텍스트 표기 등 시각적 피드백에만 의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수기는 음성안내 없이 알림음으로만 피드백을 주기 때문에 버튼의 내용을 인지하기 어렵고, 설정 중 현재 상태에 대한 피드백도 알림음과 표시부 점멸에 의해서만 이뤄져 시각장애인이 내용과 상태를 인지할 수 없었습니다.

이번 실태조사를 주도한 이성일 성균관대 교수(시스템경영공학과)에 따르면, 모든 가전제품이 인지 측면의 접근성이 부족했고, 시각장애인, 특히 전맹 사용자의 접근성이 취약했으며, 접근성 관련 국제표준이 잘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세탁기의 경우 조작을 필요로 하는 옵션이 매우 다양하고, 피드백 정보를 제공하는 디스플레이의 접근성이 부족해 다른 제품에 비해 더 취약했습니다. 또 뇌병변장애인과 지체장애인은 냉장고 사용 시 접근성의 한계가 확인됐습니다.

접근성 문제로 이용 불편을 겪는 장애인과 고령자는 797만명(2010년 기준)으로, 총 인구의 16.4% 정도로 추산된다고 합니다. 또 제품 사용의 제약이 큰 중증장애인은 약 100만명(등록장애인 252만명의 40%)에 달합니다.

가전 접근성 포럼이 창립한 날 지식경제부는 가전 접근성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접근성 제품에 대한 우선구매를 규정한 국가정보화기본법에 가전제품을 포함하는 법률 개정을 추진하는 한편, 접근성 제품 인증절차(평가, 인증마크 부여 등)를 신설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더 많은 편리함을 주기 위해 개발된 가전제품의 새로운 기능이 오히려 장애인과 고령자가 사용하기 불편하거나 아예 사용할 수 없게 만드는 `불편한 진실'이 사라지고 `모두를 위한' 가전제품을 많이 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강동식기자 ds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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