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물주가 망각하는 기능을 넣어 인간을 만들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만일 인간이 행하고 경험한 모든 것을 잊지 못하도록 했다면 어떻게 될까. 시간이 흘러도 컴퓨터 메모리에 기억되어 있듯 생생하게 기억된다면 어떻게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처 버릴 것이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기쁘고 좋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슬프고 후회하며 나쁠 때도 비슷하게 많다. 기쁘거나 슬픈 기억이 매일 생생하게 떠오른다면 미치지 않고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인터넷이 도입되어 이용이 확산되고 소셜네트워크가 요즘 일상생활의 일부분으로 되었다. 소셜네트워크는 인터넷으로 소통이 이루어지는데 인터넷에는 20억 명의 이용자가 있고 수 십억 개의 컴퓨터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 구글ㆍ애플ㆍ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유사이래 인류가 생성한 모든 자료를 저장하는 데이터 센터의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저장된 데이터는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추진된다. 잊히지 않는 디지털 기억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하루에도 수 없이 많은 메시지와 사진 및 동영상을 쏟아내고 있다. 별 의미 없이 던진 말과 글들은 물론이고 동영상까지 인터넷 어디엔가 숨어 있다고 봐야 한다. 어릴 때 주고받은 모든 내용이 그대로 남아 성인이 된 시점에도 그대로 생생하게 재현될 수 있는 세상으로 변하고 있다. 잊히지 않는 세상으로 변모해가면서 여러 가지로 문제가 야기될 것 같아 염려된다. 이미 그러한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
유명 정치인이나 연예인은 이미 잊히지 않는 디지털 기억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과거에 별 뜻 없이 던진 말 한마디가 수십 년 후에 멍에로 나타난다. 내가 좋아하는 방송인 김모씨의 경우 10년 전에 했던 위안부 비하 발언으로 홍역을 치렀고 철없던 과거를 자숙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보내겠다며 지난 4월 방송을 중단했다가 최근에 다시 복귀하였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수없이 많이 있다. 사소한 내용이지만 오랫동안 쌓이게 되면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 벌어질 수가 있다. 일반 시민일 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으나 후일 공인이 된 경우 생생한 데이터로 남아 있기 때문에 난처하게 된다.
사후는 또 어떻게 될까. 어떤 사람이 생전에 생성하였던 모든 디지털 자산들을 어떻게 처분할 것인가. 개인에 따라 모든 것이 영구히 기억되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겠으나, 빨리 잊히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전에 정리할 틈도 없이 죽음은 순식간에 맞게 된다. 사망할 경우 돈과 관련된 유산 처리에 대해서는 법으로 잘 정리되어 있으나 사이버 디지털 자산의 처리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도 없다. 미국에서는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디지털 자산 집행자를 두는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도 이에 대해 고민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지금 대통령 선거철이다. 선거 공약은 빌공자 공약(空約)이라고들 말하지만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된 환경에서는 옛날처럼 잊혀지는 공약으로 생각하면 곤란할 것이다. 인터넷을 포함한 ICT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ICT 전담부처 설치에 대해서 여야 대통령 후보가 모두 약속했다. 선거 후에 잊어버리지 말 것을 당부한다. 현재 우리는 잊으려 해도 잊지 못하는 디지털로 기억하는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임주환 고려대 세종캠퍼스 객원교수
인터넷이 도입되어 이용이 확산되고 소셜네트워크가 요즘 일상생활의 일부분으로 되었다. 소셜네트워크는 인터넷으로 소통이 이루어지는데 인터넷에는 20억 명의 이용자가 있고 수 십억 개의 컴퓨터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 구글ㆍ애플ㆍ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유사이래 인류가 생성한 모든 자료를 저장하는 데이터 센터의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저장된 데이터는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추진된다. 잊히지 않는 디지털 기억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하루에도 수 없이 많은 메시지와 사진 및 동영상을 쏟아내고 있다. 별 의미 없이 던진 말과 글들은 물론이고 동영상까지 인터넷 어디엔가 숨어 있다고 봐야 한다. 어릴 때 주고받은 모든 내용이 그대로 남아 성인이 된 시점에도 그대로 생생하게 재현될 수 있는 세상으로 변하고 있다. 잊히지 않는 세상으로 변모해가면서 여러 가지로 문제가 야기될 것 같아 염려된다. 이미 그러한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
유명 정치인이나 연예인은 이미 잊히지 않는 디지털 기억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과거에 별 뜻 없이 던진 말 한마디가 수십 년 후에 멍에로 나타난다. 내가 좋아하는 방송인 김모씨의 경우 10년 전에 했던 위안부 비하 발언으로 홍역을 치렀고 철없던 과거를 자숙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보내겠다며 지난 4월 방송을 중단했다가 최근에 다시 복귀하였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수없이 많이 있다. 사소한 내용이지만 오랫동안 쌓이게 되면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 벌어질 수가 있다. 일반 시민일 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으나 후일 공인이 된 경우 생생한 데이터로 남아 있기 때문에 난처하게 된다.
사후는 또 어떻게 될까. 어떤 사람이 생전에 생성하였던 모든 디지털 자산들을 어떻게 처분할 것인가. 개인에 따라 모든 것이 영구히 기억되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겠으나, 빨리 잊히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전에 정리할 틈도 없이 죽음은 순식간에 맞게 된다. 사망할 경우 돈과 관련된 유산 처리에 대해서는 법으로 잘 정리되어 있으나 사이버 디지털 자산의 처리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도 없다. 미국에서는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디지털 자산 집행자를 두는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도 이에 대해 고민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지금 대통령 선거철이다. 선거 공약은 빌공자 공약(空約)이라고들 말하지만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된 환경에서는 옛날처럼 잊혀지는 공약으로 생각하면 곤란할 것이다. 인터넷을 포함한 ICT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ICT 전담부처 설치에 대해서 여야 대통령 후보가 모두 약속했다. 선거 후에 잊어버리지 말 것을 당부한다. 현재 우리는 잊으려 해도 잊지 못하는 디지털로 기억하는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임주환 고려대 세종캠퍼스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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