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다리 2개는 퇴화… 성충으로 월동
점점 날씨가 겨울 문턱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런 황량한 늦가을 분위기를 넉넉하고 따뜻하게 하는 것이 있다. 앙상한 나무에 잘 익은 과일이 한두 개 대롱대롱 매달려 늦가을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풍경이다. 우리 조상들은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수확하면서 들짐승 겨울먹이를 남기며 자연과 더불어 공존해 왔다. 추워지는 날씨에 모든 곤충들이 다양한 형태로 월동에 들어가 잘 보이지 않는데, 잘 익은 감이나 사과에 날아와 활동하면서 맛있게 먹는 나비가 있다. 이름도 특이한 네발나비이다.
곤충은 마디발동물 가운데 다리가 6개이고 몸은 머리, 가슴, 배로 구성돼 있는 무리를 일컫는다. 그런데 나비 무리 가운데 많은 종들이 꽃이나 풀잎 위에 앉아있을 때 4개의 다리만 사용하고 있어 2개의 다리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나비 283종 가운데 126종이 이러한 무리에 속하며 이러한 특징을 고려해 네발나비과로 분류하고 있다.
네발나비(Polygonia caureum Linnaeus)는 이런 무리의 대표적인 나비로 전국적으로 쉽게 관찰할 수 있다. 그래서 지난해 함평나비축제의 주인공 나비로 선정되기도 했다. 속명(Polygonia)이 다각형을 의미하듯이 날개의 가장자리는 다양한 형태로 들어가고 나오고 하면서 여러 각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뒷날개 아랫면 중앙에 흰색의 C자 무늬가 있어 과거에 남방씨알붐나비로 부르기도 했다.
영어명은 `Asian comma butterfly'로 부르는데 C자 무늬가 다른 각도에서 보면 쉼표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네발나비 이름은 꽃이나 식물 등에 앉을 때 앞다리 2개는 매우 작거나 퇴화되어 가슴에 붙인 채 사용하지 않고 중간다리와 뒷다리만 사용하는 행동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북한에서는 노랑수두나비라고 사용한다.
우리나라 나비 가운데 중간 크기로 좌우 날개를 편 길이는 약 50∼60㎜이다. 일반적으로 황갈색의 날개에 크고 작은 검은 둥근 무늬가 흩어져 있지만 성충으로 출현하는 시기에 따라 색깔에 차이가 있다. 여름에 출현한 성충은 날개 윗면이 황갈색이며 아랫면은 연한 황갈색 바탕에 물결 모양의 가는 갈색 줄무늬가 있다. 가을에 나온 개체는 윗면이 붉은색을 띠며 아랫면은 짙은 적갈색이다.
생태적 특징으로 우리나라에서 성충으로 월동하는 몇 안 되는 대표적인 나비이며, 월동한 성충은 짝짓기를 마치고 먹이식물에 산란한다. 1주일 후 부화한 애벌레는 성장 후 번데기 과정을 거쳐 나비로 출현하는데 알에서 나비까지 약 40일 소요된다.
들판 초지, 낮은 산지와 숲 가장자리, 민가 주변, 수변지역 등 다양한 지역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중부지방에서는 연 2∼3회(6월, 7월 중순, 9월 이후), 남부지방에서는 3∼4회 발생하며 개체수도 많다. 성충은 3∼11월에 걸쳐 활동하며 꽃향유, 쑥부쟁이, 구절초, 별개미취, 국화, 부추 등 많은 종류의 꽃에서 꿀을 빨지만 홍시, 사과, 배, 대추 등 과즙을 먹기 위해 잘 모이고 나무의 수액, 동물의 배설물, 꽃매미의 분비물, 습한 땅에도 모여 영양물을 섭취한다. 앉아 있다가 위험 순간에 날아가는 속도는 6개의 다리를 사용하는 다른 나비보다 오히려 빠르다. 겨울이 오면 낙엽이 많이 쌓인 곳에 날개를 접고 겨울잠을 잔다.
애벌레는 밭둑이나 하천가에 매우 흔한 환삼덩굴을 비롯해 호프, 삼 등을 먹는다. 울릉도를 비롯해 우리나라 전 지역과 일본, 중국, 타이완, 아무르, 인도차이나반도에 분포한다.
네발나비는 오랜 세월에 걸쳐 생존전략으로 4개 다리만 사용해 왔지만 남북한은 각자의 주관적인 기준에 따라 서로 다른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통일이 되면 이런 사소한 작은 곤충이름 하나하나도 통일시켜야 할 것이다.
안승락 박사(국립중앙과학관)
곤충은 마디발동물 가운데 다리가 6개이고 몸은 머리, 가슴, 배로 구성돼 있는 무리를 일컫는다. 그런데 나비 무리 가운데 많은 종들이 꽃이나 풀잎 위에 앉아있을 때 4개의 다리만 사용하고 있어 2개의 다리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나비 283종 가운데 126종이 이러한 무리에 속하며 이러한 특징을 고려해 네발나비과로 분류하고 있다.
네발나비(Polygonia caureum Linnaeus)는 이런 무리의 대표적인 나비로 전국적으로 쉽게 관찰할 수 있다. 그래서 지난해 함평나비축제의 주인공 나비로 선정되기도 했다. 속명(Polygonia)이 다각형을 의미하듯이 날개의 가장자리는 다양한 형태로 들어가고 나오고 하면서 여러 각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뒷날개 아랫면 중앙에 흰색의 C자 무늬가 있어 과거에 남방씨알붐나비로 부르기도 했다.
영어명은 `Asian comma butterfly'로 부르는데 C자 무늬가 다른 각도에서 보면 쉼표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네발나비 이름은 꽃이나 식물 등에 앉을 때 앞다리 2개는 매우 작거나 퇴화되어 가슴에 붙인 채 사용하지 않고 중간다리와 뒷다리만 사용하는 행동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북한에서는 노랑수두나비라고 사용한다.
우리나라 나비 가운데 중간 크기로 좌우 날개를 편 길이는 약 50∼60㎜이다. 일반적으로 황갈색의 날개에 크고 작은 검은 둥근 무늬가 흩어져 있지만 성충으로 출현하는 시기에 따라 색깔에 차이가 있다. 여름에 출현한 성충은 날개 윗면이 황갈색이며 아랫면은 연한 황갈색 바탕에 물결 모양의 가는 갈색 줄무늬가 있다. 가을에 나온 개체는 윗면이 붉은색을 띠며 아랫면은 짙은 적갈색이다.
생태적 특징으로 우리나라에서 성충으로 월동하는 몇 안 되는 대표적인 나비이며, 월동한 성충은 짝짓기를 마치고 먹이식물에 산란한다. 1주일 후 부화한 애벌레는 성장 후 번데기 과정을 거쳐 나비로 출현하는데 알에서 나비까지 약 40일 소요된다.
들판 초지, 낮은 산지와 숲 가장자리, 민가 주변, 수변지역 등 다양한 지역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중부지방에서는 연 2∼3회(6월, 7월 중순, 9월 이후), 남부지방에서는 3∼4회 발생하며 개체수도 많다. 성충은 3∼11월에 걸쳐 활동하며 꽃향유, 쑥부쟁이, 구절초, 별개미취, 국화, 부추 등 많은 종류의 꽃에서 꿀을 빨지만 홍시, 사과, 배, 대추 등 과즙을 먹기 위해 잘 모이고 나무의 수액, 동물의 배설물, 꽃매미의 분비물, 습한 땅에도 모여 영양물을 섭취한다. 앉아 있다가 위험 순간에 날아가는 속도는 6개의 다리를 사용하는 다른 나비보다 오히려 빠르다. 겨울이 오면 낙엽이 많이 쌓인 곳에 날개를 접고 겨울잠을 잔다.
애벌레는 밭둑이나 하천가에 매우 흔한 환삼덩굴을 비롯해 호프, 삼 등을 먹는다. 울릉도를 비롯해 우리나라 전 지역과 일본, 중국, 타이완, 아무르, 인도차이나반도에 분포한다.
네발나비는 오랜 세월에 걸쳐 생존전략으로 4개 다리만 사용해 왔지만 남북한은 각자의 주관적인 기준에 따라 서로 다른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통일이 되면 이런 사소한 작은 곤충이름 하나하나도 통일시켜야 할 것이다.
안승락 박사(국립중앙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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