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부리로 갯벌속 조개 찾아 먹어
금강하구 최대 4000여 마리 월동
금강하구 최대 4000여 마리 월동
새들이 집단적으로 춤을 추는 모습을 `군무(群舞)'라고 한다. 대표적인 군무는 천수만과 금강하구 등에서 가창오리 수십만 마리가 무리지어 날아가는 모습과, 4∼5월과 9∼10월에 해안가에서 수천∼수만 마리의 도요물떼새들이 진한 색 등과 하얀 뱃살을 번갈아 보여주는 카드섹션이 있다. 모두가 말 그대로 장관이요 명불허전이다.
겨울철 해안가에서 뒤지지 않는 군무를 보여주는 종이 있다. 일명 `물까치'라 불리는 검은머리물떼새(Haematopus ostralegus)다. 까치처럼 흑과 백이 선명하게 대비되고 눈과 부리, 다리의 붉은색이 흑과 백 사이에서 도드라지게 보이는 새다.
영명으로는 `Eurasian Oystercatcher'로 불리는데 굴과 같은 조개류와 관련된 이름임을 알 수 있다. 다른 도요물떼새에 비해 부리가 길면서 두텁기 때문에 갯벌 깊숙이 숨어 있는 조개를 찾아 단단하게 물려 있는 조개를 벌리거나 깰 수 있기 때문에 옛 사람들은 `굴을 따는 새'라고 불렀다.
검은머리물떼새는 유럽과 아시아, 북유럽 해안에서 월동과 번식을 하고 북반구의 해안과 습지에서 번식을 한다. 전 세계에 100여만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우리나라는 겨울철 최대 4000여 마리가 관찰되고 있다. 검은머리물떼새는 우리나라 서ㆍ남해안에서 번식을 하는데, 대부분 강 하구의 작은 섬, 연안의 무인도 바위나 모래와 자갈이 섞여 있는 곳에서 번식을 한다. 조개껍질이 있는 곳도 좋아하는데 흙과 자갈을 이용해 접시 모양으로 오목하게 둥지를 만든다.
겨울철 대표적인 군무를 보기 위해서는 금강하구를 찾는 게 좋다. 해뜰 무렵과 해질 무렵에 수십만 마리의 가창오리 군무를 볼 수 있고, 낮에는 금강하구둑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유부도'에서 검은머리물떼새 무리를 관찰할 수 있다. 이곳은 동아시아 일대에 서식하는 1만여 마리 가운데 최대 4000여 마리가 집결하는 검은머리물떼새의 최대 월동지로 알려져 있다. 새만금 등 대규모 간척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금강하구 갯벌에 상합과 백합 등 고급 조개류가 비교적 많이 서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연안 지역은 여전히 산업용지와 같은 다양한 토지수요를 위해 간척과 매립이 진행되고 있다. 바닷가의 대표적인 생물지표종인 검은머리물떼새의 안정적인 개체군 유지가 어려워지는 중대한 이유다. 무인도서에서 번식하는 경우에도 낚시 등으로 사람 출입이 늘어나면서 검은머리물떼새의 번식조건이 불안한 상황이다.
유부도와 같은 집단 월동지가 훼손되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생존 무리가 급격히 감소할 위험이 높아진다. 현재 검은머리물떼새는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동물로 지정되어 있고, 최근에는 우리나라 적색목록(Red List)의 취약종(VU) 단계에 등록되어 있다. 본질적으로 바다를 대하는 우리의 인식과 태도가 바뀌지 않으면 검은머리물떼새와 같은 보호종은 갈수록 생존하기 힘들 것이다.
백운기 박사(국립중앙과학관)
겨울철 해안가에서 뒤지지 않는 군무를 보여주는 종이 있다. 일명 `물까치'라 불리는 검은머리물떼새(Haematopus ostralegus)다. 까치처럼 흑과 백이 선명하게 대비되고 눈과 부리, 다리의 붉은색이 흑과 백 사이에서 도드라지게 보이는 새다.
영명으로는 `Eurasian Oystercatcher'로 불리는데 굴과 같은 조개류와 관련된 이름임을 알 수 있다. 다른 도요물떼새에 비해 부리가 길면서 두텁기 때문에 갯벌 깊숙이 숨어 있는 조개를 찾아 단단하게 물려 있는 조개를 벌리거나 깰 수 있기 때문에 옛 사람들은 `굴을 따는 새'라고 불렀다.
검은머리물떼새는 유럽과 아시아, 북유럽 해안에서 월동과 번식을 하고 북반구의 해안과 습지에서 번식을 한다. 전 세계에 100여만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우리나라는 겨울철 최대 4000여 마리가 관찰되고 있다. 검은머리물떼새는 우리나라 서ㆍ남해안에서 번식을 하는데, 대부분 강 하구의 작은 섬, 연안의 무인도 바위나 모래와 자갈이 섞여 있는 곳에서 번식을 한다. 조개껍질이 있는 곳도 좋아하는데 흙과 자갈을 이용해 접시 모양으로 오목하게 둥지를 만든다.
겨울철 대표적인 군무를 보기 위해서는 금강하구를 찾는 게 좋다. 해뜰 무렵과 해질 무렵에 수십만 마리의 가창오리 군무를 볼 수 있고, 낮에는 금강하구둑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유부도'에서 검은머리물떼새 무리를 관찰할 수 있다. 이곳은 동아시아 일대에 서식하는 1만여 마리 가운데 최대 4000여 마리가 집결하는 검은머리물떼새의 최대 월동지로 알려져 있다. 새만금 등 대규모 간척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금강하구 갯벌에 상합과 백합 등 고급 조개류가 비교적 많이 서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연안 지역은 여전히 산업용지와 같은 다양한 토지수요를 위해 간척과 매립이 진행되고 있다. 바닷가의 대표적인 생물지표종인 검은머리물떼새의 안정적인 개체군 유지가 어려워지는 중대한 이유다. 무인도서에서 번식하는 경우에도 낚시 등으로 사람 출입이 늘어나면서 검은머리물떼새의 번식조건이 불안한 상황이다.
유부도와 같은 집단 월동지가 훼손되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생존 무리가 급격히 감소할 위험이 높아진다. 현재 검은머리물떼새는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동물로 지정되어 있고, 최근에는 우리나라 적색목록(Red List)의 취약종(VU) 단계에 등록되어 있다. 본질적으로 바다를 대하는 우리의 인식과 태도가 바뀌지 않으면 검은머리물떼새와 같은 보호종은 갈수록 생존하기 힘들 것이다.
백운기 박사(국립중앙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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