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세상을 움직이는 `베어링`

F1 간발의 승부ㆍ항공기 무게 베어링이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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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축 마찰력 줄이는 핵심 부품
유모자ㆍ전차 등 산업전반서 활용


베어링(Bearing)이라는 말은 자주 듣지만 개념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베어링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회전하고 있는 기계의 축을 일정한 위치에 고정시키고 축에 걸리는 하중을 지지하면서 회전시키는 역할을 하는 기계요소'라고 정의 내리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회전축의 회전운동 시 마찰을 최소화 해주는 핵심 부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회전하는 거의 모든 기계 축들이 가지고 있는 한 가지 공통점은 바로 회전 축 내에 베어링(bearing)이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축받이'라고도 불리는 베어링은 회전체에 들어가 마찰을 줄여주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우리 눈에는 잘 띄지 않습니다. 마치 우리가 언제나 숨을 쉬지만 공기를 볼 수 없는 것처럼 세상을 움직이는 중심 축이지만 우리는 그 중요성을 모르고 넘어갈 때가 많습니다.

◇마찰에 대한 인류의 고민= 베어링의 시작은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인류는 오래 전부터 석재와 같이 중량이 큰 물건을 운반할 때 지면의 마찰을 줄여 편리하게 옮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 왔습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피라미드 제작 당시 석상이나 무거운 돌 조각을 옮기면서 통나무나 둥근 나무 줄기 등을 받쳐 굴림대로 사용했는데 이것이 베어링 원리의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볼 베어링에 가까운 기본 구조는 15세기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의해 고안됐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며, 이후 18세기 산업혁명에서 시작된 기계공학 분야의 발전은 베어링 발달에 중요한 계기가 됐습니다. 20세기 초 스웨덴 섬유공장에서 엔지니어 관리자로 일하던 빙크스트는 경사진 곳에 놓인 방직기계의 베어링이 자주 파손되자 이 문제를 해결하기로 마음 먹습니다. 그는 오랜 연구 끝에 기울어진 면에서도 자동으로 베어링의 중심을 잡아 베어링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최초의 `자동 조심 베어링(Self-aligning ball bearing)'을 개발하는데 성공하게 됩니다. 이 베어링이 바로 모든 구름베어링 중에서도 가장 적은 마찰을 가지고 있는 최초의 베어링이었습니다.

◇유모차 바퀴에서 F1머신에 이르기까지= 그렇다면 과연 베어링은 우리 생활과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을까요? 볼보자동차의 출발점이 베어링에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볼보(Volvo)'는 스웨덴 어로 `나는 구른다'라는 뜻이며, 베어링의 이름으로 처음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직원들이 모기업을 나와 볼보라는 이름으로 자동차를 만들면서 오늘날에는 대표적인 자동차 기업 브랜드가 되었답니다.

이렇듯 자동차와 베어링은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베어링은 일반 차량의 현가 장치나 조향 장치 등에 장착되어 차체 하중을 견디며, 마찰을 감소시켜 운전자가 안전운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 최첨단 기술을 자랑하는 F1머신에는 초정밀 베어링들이 장착되어 있어 우리에게 0.001초의 짜릿한 승부를 선사하기도 합니다. 동북아 항공사 중 국내에 최초로 도입된 A380 기종에 쓰인 가벼운 티타늄 베어링은 기체의 무게를 40% 가량 줄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는 기체의 에너지 절약은 물론 항공사의 유지비용에 대한 부담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베어링은 대형 선박 엔진, 의료용 의자, 고속철도, 전차, 공작기계 등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 걸쳐 회전축을 가지고 있는 회전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편, 가정에서는 냉장고, 세탁기, VTR, CDP, 개인용 컴퓨터, 선풍기, 에어컨, 유모차 바퀴, 장난감 등 우리 생활 곳곳에서 베어링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베어링 기술만큼 보전을 위한 기술도 중요=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회전축에서 회전운동을 원활히 하는 만큼 얼마나 잔 고장 없이 오래 사용이 가능한지를 살펴보는 보전기술 또한 중요한데요, 각 산업에 맞는 베어링 제조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운용이 가능하도록 사전에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는 종합 솔루션이 필요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회전축의 다운타임을 줄이는 방법 중의 하나가 `정격 수명 방정식'을 활용해 구름 베어링의 예상 수명을 계산하는 것입니다. SKF라는 회사가 만든 `수명 방정식'을 이용하면, 베어링 수명 연장 가능성 여부와 원가절감 등의 정보를 전달하는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방정식은 외부 하중으로부터의 응력 뿐만 아니라 베어링 접촉 표면의 윤활과 오염 정도 그리고 금속의 피로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예상 수명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또 모니터링 및 진단 시스템을 활용해 회전체 운용에 대한 원가 절감 및 생산성 향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현재 원자력 발전의 위험성이 세계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원자력 발전을 대체할 태양열, 지열, 풍력 발전 등의 신재생에너지에 관심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상 풍력발전에 유리한 지형을 가지고 있어 풍력 터빈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해상 풍력발전의 경우 풍력 발전기를 바다 한 가운데에 설치하는 작업으로 보전이 생각처럼 쉬운 것이 아닙니다. 바다 위에 설치되어 있다는 물리적, 시간적 제약이 있기 때문인데요, 원격모니터링 시스템이나 예지정비를 포함한 베어링 상태를 확인 할 수 있는 종합 보전 기술을 통해 원가절감이나 다운타임을 줄여 생산성을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베어링기술은 마찰을 줄이는 정교한 베어링에서 친환경까지 생각하는 `그린 베어링'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정일기자 comja77

자료 및 사진제공=SKF코리아

◇ 사진설명 : 볼 베어링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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