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현상 규명 과학장비 개발 꿈"

융합연구 기대주 조상연 KAIST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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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에 미래있다-젊은 과학자 6인에 듣는다

세계 최고 권위 과학전문지인 `셀(Cell)'의 생명공학 분야 학술지 `생명공학의 동향'(Trends in Biotechnology) 지난 2월 표지를 우리나라 학부생의 논문이 장식했다. 최근 들어 학부생의 연구참여가 활발해지면서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국제학술지에 실리는 경우가 가끔 있었지만 셀 자매지와 같은 세계적인 학술지에 표지논문으로 실린 경우는 카이스트에서도 사례를 찾기 쉽지 않다.

표지에 게재된 논문의 제목은 `말라리아 연구를 위한 광학 영상기술'. 말라리아에 광학영상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전략을 상세하게 제시한 것으로, 실제 말라리아를 연구하는 연구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이 논문의 제1 저자로 참여한 학생이 바로 KAIST 화학과 4학년 조상연씨(22).

"매년 전세계적으로 수백만명이 말라리아에 감염돼 사망하고 있지만 아직도 이 질병의 많은 부분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광학과 의학을 결합한 이번 연구를 활용하면 휴대폰에 현미경을 부착해 실시간으로 말라리아 감염여부를 진단하는 것도 가능하고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말라리아 연구도 상당히 진전시킬 수 있습니다."

조씨가 다양한 학문을 넘나드는 융합연구에 두각을 나타낸 것은 고등학교 때부터다. KAIST의 과학문화 대중화 행사인 `SEE-KAIST'에 PH미터기와 산화환원계측기를 결합해 실시간 측정할 수 있는 장비를 선보여 최우수상을 받았다. 본격적인 연구는 2009년 KAIST를 입학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1학년이었던 조씨는 국내 물리화학 분야 융합연구의 세계적인 석학인 이효철 화학과 교수를 찾아가 융합연구를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당돌한 행동이었습니다. 교수님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하이젠베르크와 저명한 과학자들은 20대 초반에 이미 세계적인 연구성과를 냈거든요. 이대로 가다간 더 늦어질 것 같은 조급함이 있었습니다."

조씨는 2학년 때부터 이효철 교수의 지도아래 학부생 연구지원 프로그램인 `URP'에 참여했다. 이후 `시간분해회절에 의한 용액상 구조 동력학 분석'이라는 연구성과를 통해 2학년 학생으로는 이례적으로 URP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김동섭 바이오 및 뇌 공학과 교수와 함께 진행한 `알카인 수화반응을 촉매하는 단백질의 컴퓨터 디자인'에 대한 연구, 정유성 EEWS대학원 교수와 함께 진행한 `전산모사를 통한 이산화탄소 흡착 촉매 디자인'도 주목을 받았다.

조씨는 지난해 2월부터 1년간 바이오광학분야 융합 연구의 세계적인 학자인 박용근 물리학과 및 광기술연구소 교수의 지도를 받았다. 이번 셀 자매지에 게재한 논문도 이렇게 탄생한 성과다.

"처음부터 여러 학문에 관심이 많기도 했지만 공부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구영역이 확장되고 융합연구가 많아졌어요. 과학 분야를 보면 최근 의미 있는 연구사례의 대부분은 융합연구를 통해 나오기도 합니다. 카이스트는 학과간 장벽이 적은 편이어서 다른 학과에서 공부하기 편하고 연구지원 관련 제도가 잘 돼 있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조씨는 이번 달에 입대해 의무소방요원으로 군복무를 하게 된다. 병역을 마치고 나면 해외 대학원에 진학해 융합연구를 꾸준히 해나갈 예정이다. 물리화학 쪽에 관심이 많지만 다른 영역에 대한 공부도 계속해 나갈 생각이다.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생명현상을 밝히는 과학장비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미국 하버드대 써니시에 화학연구소가 개발한 초고해상도 현미경이 대표적인데 화학정보까지 뽑아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고 특히 스스로 즐길 수 있도록 재미있는 연구주제를 계속 찾아다닐 생각입니다."

박상훈기자 nanugi@

* 좌우명 : 스스로 과학을 즐길 때 세계적인 성과도 따라온다

* 후배에게 한마디 : 공부에만 매몰되지 말로 다양한 경험을 해보라. 특히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풍부한 사회경험 속에서 시각과 창의성을 넓히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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