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화 선임기자
"편협하고 옹졸한 인물이 고위직에 오를 경우 어떤 위험과 재앙이 일어날 수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투철한 역사안목을 지닌 영국의 여성 역사학자 C.V. 웨지우드가 그의 저서 `30년 전쟁'(휴머니스트 역간)에서 귀족 대공 왕들의 어리석은 결정이 초래한 인민의 고통을 안타까워하며 내린 결론이다. 그는 "나는 정책이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것이 역사의 중요한 교육적 목적이라고 생각한다."고도 썼다.
한ㆍ미FTA 국회비준이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국면을 보면서 웨지우드의 일갈이 떠오른다. 한ㆍ미FTA는 협상이 타결된 지 4년 반이나 지났다. 협상의 한편인 미국도 늦었지만 의회비준을 끝낸 지 한 달이 넘었다. 우리 국회의 승인만 남겨놓고 있다.
통상의 조건과 이점은 시시각각 양자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다자간 관계의 영향을 받으므로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 우리 경쟁국인 일본이 엊그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돌연 참여하기로 선언하면서 한ㆍ미FTA의 조속한 발효는 더욱 중대한 문제가 됐다. 장점을 취하기로 기왕 작심했다면 서둘러 행동으로 옮기는 게 현명하다. 오랜 숙성기를 거쳐 임발(臨發) 또 한번의 논쟁을 치렀다면 이제 결론에 다다를 시점이다. 웨지우드의 지적처럼, 지금 형국은 편협하고 옹졸한 사람들이 일을 그르치고 있는 게 아닌가 묻지 않을 수 없다.
한미FTA에 돌부리가 되고 있는 ISD(투자자ㆍ국가소송제도)는 이미 여론을 통해 그 실제가 드러나 있다. ISD는 국제 통상협정의 기본으로서 그 자체가 독소조항도 아니고 어느 일방에 유리한 제도도 아니다. 오히려 예측 가능한 환경 조성과 외자 보호라는 측면에서 외국 투자자를 유인함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긍정적 장치다. 저들에게만 필요하고 우리에겐 필요하지 않은 제도가 아니란 말이다. 미국에 투자한 우리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이를 빌미로 삼는 것은 한쪽 눈은 감아버리겠다는 막무가내다.
민주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한 야당 강경파는 ISD를 음모론적 시각으로 보는 미몽에서 깨어나야 한다. 주권 침해를 방지하고 중소사업자의 이익과 공공복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ISD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는 이들의 주장은 극단적 가정에 바탕을 두고 있다. ISD를 관장하는 기구가 ICSID(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이고 미국의 영향권에 있는 세계은행의 산하에 있다는 점을 들어 미국 투자자가 한국 정부를 제소할 경우 불리하다는 주장은 순진한 발상이다. ICSID에 따르면 등록된 중재인과 조정인 수는 미국과 한국이 똑같다. 또 ICSID에 제기된 소송 가운데 투자자가 승소한 경우가 패소한 경우 대비 40% 가량 적었다. 가능성이 희박한 일 때문에 현존하는 중대한 국익의 실현을 포기한다는 것은 바보짓이다.
야당 강경파의 몰상식하고 비합리적인 국회 표결 거부는 겉으로는 국익을 내세우지만 당파적 이해 때문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특히 민주당 지도부가 노무현정부 때 통상 확대를 적극 지지했던 사람들이고 한미FTA 협상타결에 책임 있는 자리에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작금의 그들 행태에 진심이 담겨 있다고 보기 어렵다. 애국심으로 포장된 꼼수는 실체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한ㆍ미FTA 비토파들은 국민 과반 이상이 국회비준에 찬성하는 여론을 직시해야 한다. 한ㆍ미FTA는 이만하면 충분히 논의했다. 더 이상 소수에 끌려 다녀서는 안 된다.
한ㆍ미FTA 방해세력은 30년 전쟁으로 인해 독일이 200년 동안 분열을 극복하지 못했고 산업혁명에 지각했던 역사적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오늘날의 독일이 있기까지 전쟁의 여파는 실로 300여 년을 드리웠다. 한ㆍ미FTA는 결국 국회 비준을 거칠 것이다. 그러나 때가 중요한 만큼 야당 강경파들은 역사적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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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철한 역사안목을 지닌 영국의 여성 역사학자 C.V. 웨지우드가 그의 저서 `30년 전쟁'(휴머니스트 역간)에서 귀족 대공 왕들의 어리석은 결정이 초래한 인민의 고통을 안타까워하며 내린 결론이다. 그는 "나는 정책이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것이 역사의 중요한 교육적 목적이라고 생각한다."고도 썼다.
한ㆍ미FTA 국회비준이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국면을 보면서 웨지우드의 일갈이 떠오른다. 한ㆍ미FTA는 협상이 타결된 지 4년 반이나 지났다. 협상의 한편인 미국도 늦었지만 의회비준을 끝낸 지 한 달이 넘었다. 우리 국회의 승인만 남겨놓고 있다.
통상의 조건과 이점은 시시각각 양자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다자간 관계의 영향을 받으므로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 우리 경쟁국인 일본이 엊그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돌연 참여하기로 선언하면서 한ㆍ미FTA의 조속한 발효는 더욱 중대한 문제가 됐다. 장점을 취하기로 기왕 작심했다면 서둘러 행동으로 옮기는 게 현명하다. 오랜 숙성기를 거쳐 임발(臨發) 또 한번의 논쟁을 치렀다면 이제 결론에 다다를 시점이다. 웨지우드의 지적처럼, 지금 형국은 편협하고 옹졸한 사람들이 일을 그르치고 있는 게 아닌가 묻지 않을 수 없다.
한미FTA에 돌부리가 되고 있는 ISD(투자자ㆍ국가소송제도)는 이미 여론을 통해 그 실제가 드러나 있다. ISD는 국제 통상협정의 기본으로서 그 자체가 독소조항도 아니고 어느 일방에 유리한 제도도 아니다. 오히려 예측 가능한 환경 조성과 외자 보호라는 측면에서 외국 투자자를 유인함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긍정적 장치다. 저들에게만 필요하고 우리에겐 필요하지 않은 제도가 아니란 말이다. 미국에 투자한 우리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이를 빌미로 삼는 것은 한쪽 눈은 감아버리겠다는 막무가내다.
민주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한 야당 강경파는 ISD를 음모론적 시각으로 보는 미몽에서 깨어나야 한다. 주권 침해를 방지하고 중소사업자의 이익과 공공복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ISD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는 이들의 주장은 극단적 가정에 바탕을 두고 있다. ISD를 관장하는 기구가 ICSID(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이고 미국의 영향권에 있는 세계은행의 산하에 있다는 점을 들어 미국 투자자가 한국 정부를 제소할 경우 불리하다는 주장은 순진한 발상이다. ICSID에 따르면 등록된 중재인과 조정인 수는 미국과 한국이 똑같다. 또 ICSID에 제기된 소송 가운데 투자자가 승소한 경우가 패소한 경우 대비 40% 가량 적었다. 가능성이 희박한 일 때문에 현존하는 중대한 국익의 실현을 포기한다는 것은 바보짓이다.
야당 강경파의 몰상식하고 비합리적인 국회 표결 거부는 겉으로는 국익을 내세우지만 당파적 이해 때문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특히 민주당 지도부가 노무현정부 때 통상 확대를 적극 지지했던 사람들이고 한미FTA 협상타결에 책임 있는 자리에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작금의 그들 행태에 진심이 담겨 있다고 보기 어렵다. 애국심으로 포장된 꼼수는 실체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한ㆍ미FTA 비토파들은 국민 과반 이상이 국회비준에 찬성하는 여론을 직시해야 한다. 한ㆍ미FTA는 이만하면 충분히 논의했다. 더 이상 소수에 끌려 다녀서는 안 된다.
한ㆍ미FTA 방해세력은 30년 전쟁으로 인해 독일이 200년 동안 분열을 극복하지 못했고 산업혁명에 지각했던 역사적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오늘날의 독일이 있기까지 전쟁의 여파는 실로 300여 년을 드리웠다. 한ㆍ미FTA는 결국 국회 비준을 거칠 것이다. 그러나 때가 중요한 만큼 야당 강경파들은 역사적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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