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5 방식` 100% 안전성 담보 어려워… 신속한 변경이 최선
3500만건의 개인정보를 해킹 당한 SK커뮤니케이션이 주민등록번호와 비밀번호에 대해 세계적 수준의 암호화를 했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고 발표했지만, 비밀번호의 해독 가능성이 잇따라 제기돼 무엇보다 이용자의 비밀번호 변경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31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SK컴즈가 주민등록번호와 비밀번호를 안전하게 보관했다고 발표했지만, 이 중 비밀번호 압축방식이 세계적으로 문제가 있는 방식을 택하고 있어 풀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SK컴즈가 취한 비밀번호 보호조치는 `MD5'를 이용한 일방향 압축방식이다.
1990년대 초 개발된 이 압축방식은 1996년 처음 취약점이 발견됐고, 2004년부터는 취약점이 상당수 발견돼 현재 미국에서는 이 방식을 이용한 압축보다 `SHA-1' 방식이 선호되고 있다. 최근 SHA-1 방식도 취약점이 발견되면서 이보다 높은 `SHA-2'가 보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2008년 외국에서 해커들이 MD5를 뚫고 인증서 위조사건을 일으키는 등 MD5는 세계적으로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SK컴즈가 사용하고 있는 비밀번호 압축방식인 MD5는 안전한 보호조치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SK컴즈는 지난 주말 비밀번호 암호가 쉽게 뚫린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SK컴즈에서 보관하는 비밀번호가 일반적인 함수를 통해 계산된 값이 아니고 사용자마다 다른, 알려지지 않은 값을 추가로 이용해 암호화를 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SK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적용했다고 해서 100%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국제공통평가기준(CC)인증 평가할 때도 MD5를 사용할 경우 다른 함수를 사용하라고 얘기할 정도"라며 "SK컴즈가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MD5에 적용했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하지만, 이미 해커가 내부를 모니터링하고 있었다는 상황을 가정할 경우, SK컴즈의 알고리즘 원리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며 "왜 취약점이 있는 MD5를 사용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민번호 역시 100% 안전을 담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SK컴즈가 조치한 주민등록번호 암호화 방식인 AES 128비트는 현재로서는 실시간 해독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하지만 만약 인증키가 유출될 경우에 암호화가 풀리는 건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다.
이삼열 엑스비전씨큐리티시스템 대표는 "현재 국내 기업 대부분이 대칭키 암호화방식을 이용해 하나의 키만 확보해도 암호화를 풀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키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소홀한 경우가 많다"며 "인증키를 일반 서버에 보관하거나, 암호화해도 최소 수준의 암호화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이를 도난 당할 경우 쉽게 암호화가 풀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컴즈는 "암호화 키는 별도의 안전한 곳에 보관하고 있어 이번에 유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안 전문가들은 암호화 키 보관장소까지 해커가 침입했거나 정보를 유출했는지에 대한 경찰청, 방송통신위원회 등의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어서 추후 수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SK컴즈가 세계수준의 암호화를 적용했다는 말만 되풀이하기보다는 이용자들이 비밀번호를 신속하게 바꿀 수 있도록 유도하고, 안전조치를 강화하는데 초점을 둬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승주 교수는 "비밀번호가 안전하다는 얘기보다는 추후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이용자들이 하루빨리 비밀번호를 변경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
▶김지선기자의 블로그 : http://blog.dt.co.kr/blog/?mb_id=dubsr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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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SK컴즈가 주민등록번호와 비밀번호를 안전하게 보관했다고 발표했지만, 이 중 비밀번호 압축방식이 세계적으로 문제가 있는 방식을 택하고 있어 풀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SK컴즈가 취한 비밀번호 보호조치는 `MD5'를 이용한 일방향 압축방식이다.
1990년대 초 개발된 이 압축방식은 1996년 처음 취약점이 발견됐고, 2004년부터는 취약점이 상당수 발견돼 현재 미국에서는 이 방식을 이용한 압축보다 `SHA-1' 방식이 선호되고 있다. 최근 SHA-1 방식도 취약점이 발견되면서 이보다 높은 `SHA-2'가 보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2008년 외국에서 해커들이 MD5를 뚫고 인증서 위조사건을 일으키는 등 MD5는 세계적으로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SK컴즈가 사용하고 있는 비밀번호 압축방식인 MD5는 안전한 보호조치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SK컴즈는 지난 주말 비밀번호 암호가 쉽게 뚫린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SK컴즈에서 보관하는 비밀번호가 일반적인 함수를 통해 계산된 값이 아니고 사용자마다 다른, 알려지지 않은 값을 추가로 이용해 암호화를 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SK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적용했다고 해서 100%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국제공통평가기준(CC)인증 평가할 때도 MD5를 사용할 경우 다른 함수를 사용하라고 얘기할 정도"라며 "SK컴즈가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MD5에 적용했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하지만, 이미 해커가 내부를 모니터링하고 있었다는 상황을 가정할 경우, SK컴즈의 알고리즘 원리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며 "왜 취약점이 있는 MD5를 사용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민번호 역시 100% 안전을 담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SK컴즈가 조치한 주민등록번호 암호화 방식인 AES 128비트는 현재로서는 실시간 해독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하지만 만약 인증키가 유출될 경우에 암호화가 풀리는 건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다.
이삼열 엑스비전씨큐리티시스템 대표는 "현재 국내 기업 대부분이 대칭키 암호화방식을 이용해 하나의 키만 확보해도 암호화를 풀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키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소홀한 경우가 많다"며 "인증키를 일반 서버에 보관하거나, 암호화해도 최소 수준의 암호화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이를 도난 당할 경우 쉽게 암호화가 풀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컴즈는 "암호화 키는 별도의 안전한 곳에 보관하고 있어 이번에 유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안 전문가들은 암호화 키 보관장소까지 해커가 침입했거나 정보를 유출했는지에 대한 경찰청, 방송통신위원회 등의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어서 추후 수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SK컴즈가 세계수준의 암호화를 적용했다는 말만 되풀이하기보다는 이용자들이 비밀번호를 신속하게 바꿀 수 있도록 유도하고, 안전조치를 강화하는데 초점을 둬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승주 교수는 "비밀번호가 안전하다는 얘기보다는 추후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이용자들이 하루빨리 비밀번호를 변경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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