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응용ㆍ산업화부문 연구로 목표 세분화
일본ㆍ호주도 연구자-산업계 연계 파격 지원
일본ㆍ호주도 연구자-산업계 연계 파격 지원
■ 글로벌연구허브 대학선도연구센터를 가다
- 4. 외국 집단연구 지원사업은
과학기술의 `기초체력'이라 할 수 있는 기초과학을 발전시키고, 국가ㆍ사회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핵심 요소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연구기관과 학문의 장벽을 뛰어넘는 `오픈R&D'다.
이학(SRC), 공학(ERC), 기초의과학(MRC), 학제간융합(NCRC), 글로벌핵심(GCRC) 등 5갈래의 선도연구센터 지원사업을 펼치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이 대학 중심의 집단연구센터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STC(Science and Technology Center)와 ERC(Engineering Research Center), 일본의 WPI(World Premier International Research Center), 호주의 CRC(Special Research Center), 스위스의 NCCR(National Center of Competence in Research) 등이 대표적인 프로그램들.
각국은 전략적 육성이 필요하거나 새롭게 도전할 만한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학제적 연구를 강화하는 동시에 대학과 연구기관, 산업계 등의 연구자들이 협력연구를 통해 창의성을 극대화하면서 연구 시너지를 얻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또 빠르게 진행되는 `지식융합' 트렌드에 대응해 필요한 과학자라면 국경과 인종을 불문하고 언제 어디에서나 함께 연구를 펼칠 수 있게 마당을 마련해 주고 있다.
특히 스위스와 독일이 국가 연구비의 약 70%를 젊은 과학자와 신진 연구자들에게 지원하고 있고, 일본 역시 외국인 연구자와 박사후연구원의 비중을 높이는 등 신진과학자들이 충분한 연구기회를 갖고, 세계적인 연구 트렌드를 익힐 수 있도록 하는 데 집단연구 지원사업이 기여하고 있다.
◇미국, 연구성격 맞춰 `STC', `ERC' 운영=1990년 우리나라가 선도연구센터 사업을 시작할 당시 벤치마킹 대상이 된 것이 바로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이 1987년부터 추진한 STC와 1985년 시작한 ERC였다. STC는 창의적인 기초원천기술 연구, ERC는 산학협력 연구를 통한 응용연구와 산업화 연구로 목표를 분명히 구분했다.
이중에서도 원조 격인 ERC는 1985년 시작된 후 진화를 거쳐 지난 2008년부터 제3기 ERC가 진행되고 있다. 2008년 5개 센터를 선정하고 2010년 3개 센터를 추가로 지정한 NSF는 이 사업에 5년간 9250만달러(약 995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과학적 발견을 산업현장의 혁신으로'라는 모토 하에 처음부터 기업과 대학이 공동 연구를 펼치게 함으로써 실험실의 연구성과가 산업 경쟁력 업그레이드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전략. 각 센터의 운영예산 중 NSF가 지원하는 비중은 약 30% 정도이고, 나머지는 다른 프로그램이나 대학, 기업, 주정부 등의 지원을 받도록 해 연구자들이 정부 지원에만 의지하지 않고 자립성을 갖도록 하고 있다. 지원이 끝나기 2년 전부터는 지원 액수도 줄인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생력을 기른 센터들은 정부의 10년 지원이 끝난 후에도 지속적으로 살아남아 연구를 펼친다. 이러한 지원방식은 우리 정부가 올해부터 도입한 GCRC 사업에도 적용됐다. NSF는 대신 세부연구주제 선정은 센터 자율에 맡기고, 예산 지원도 `블록펀딩' 방식을 채택했다.
STC는 기초원천기술 연구에 초점을 맞췄다. 복수의 대학과 연구소들이 팀을 이뤄 과학기술의 혁신적 진보를 위해 융합연구를 하도록 지원한다. 2010년 2월에는 45개팀이 지원한 가운데 5개 센터가 선정돼 연구를 시작했다. 서던캘리포니아대학과 산타크루즈 소재 캘리포니아대, 하와이대, 퍼시픽노스웨스트국립연구소,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 독일 브레멘대학, 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JAMSTEC) 등의 다국적 연구자들이 우주 암흑에너지 연구센터를 발족하는 등 개방과 협력의 범위가 넓은 것이 특징.
◇일본, 지원규모ㆍ기간 대폭 늘린 `WPI' 추진=일본은 기초과학의 융합 영역에서 세계 정상 수준의 연구거점 최소 5개 확보한다는 목표 하에 2007년 지원규모와 기간을 대폭 늘린 WPI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센터당 매년 최대 20억엔(약 266억원), 평균 14억엔(186억원)을 10년에서 최대 15년까지 지원한다는 파격적인 지원조건을 내걸고, 각 센터에는 지원금액 이상의 예산을 매칭이나 기부 등으로 확보하도록 의무화했다. 또 연구소장에게 운영의 전권을 줘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게 했다.
선정위원 15명 중 5명을 외국인으로 선임하고, 외국인 과학자를 30% 이상 의무 고용하도록 하는 한편 연구소 내에서 영어를 공용어로 쓰게 하는 등 `일본'이라는 국가와 언어 장벽을 허무는 데 주안점을 뒀다.
유기화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도호쿠대학 야마모토 요시노리 교수를 수장으로 한 재료연구센터, 입자이론과 초기우주 연구분야에서 세계 최다 논문 인용지수를 기록하고 있는 45세의 젊은 과학자인 무라야마 히토시 도쿄대 교수가 이끄는 우주연구센터 등 6개 센터가 구성돼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연구에 나서고 있다. 각 센터는 10∼20명의 세계수준 연구자를 포함해 최소 200명으로 구성됐다.
◇자율성 높인 호주 CRC=1991년 시작된 호주 CRC는 대학과 1개 이상의 기업이 공동연구를 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호주 정부는 약 20년간 30억달러 이상의 예산을 투입했다.
연구자와 산업계가 긴밀하게 협력함으로써 연구성과가 응용기술 개발과 상용화로 이어지고, 전문성을 갖춘 인력들이 배출되게 하자는 게 이 사업의 목표. 지금까지 186개 센터가 선정돼 지원을 받고 현재 42개 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농림수산업, 서비스, 제조, 광업 등으로 다양한 연구주제를 소화하고 있다.
조직 운영의 자율성을 큰 폭으로 보장하되 엄정한 평가를 통해 계속 지원여부를 결정하는 시스템. 14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센터 선정, 평가 등을 담당하며 최초 선정 후 6개월, 1년, 3년, 4년, 8년에 걸쳐 평가하고, 우수 센터는 지원이 끝난 후에도 새로운 주제로 계속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스위스 등도 프로그램 도입=이밖에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국가들도 대학 중심 집단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스위스는 2001년부터 국가 존립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연구분야를 선정해 대학 중심의 집단연구를 지원하는 `NCCR' 프로그램을 도입해 센터당 200만∼600만스위스프랑을 최장 6년간 지원한다. 2011년 총 27개 센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총 지원예산은 6000만스위스프랑(약 733억원)이다.
영국은 산학협력을 통해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고 연구능력을 키우기 위해 2001년부터 IMRC 사업을 도입, 센터당 연간 100만파운드를 최장 10년간 지원한다. 현재 18개 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각국이 집단연구 센터 선정 시부터 연구주제에 맞춰 대학뿐만 아니라 국립연구소와 기업이 함께 팀을 꾸리도록 하고, 해외 연구기관이나 대학과도 적극적인 협력을 펼친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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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외국 집단연구 지원사업은
과학기술의 `기초체력'이라 할 수 있는 기초과학을 발전시키고, 국가ㆍ사회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핵심 요소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연구기관과 학문의 장벽을 뛰어넘는 `오픈R&D'다.
이학(SRC), 공학(ERC), 기초의과학(MRC), 학제간융합(NCRC), 글로벌핵심(GCRC) 등 5갈래의 선도연구센터 지원사업을 펼치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이 대학 중심의 집단연구센터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STC(Science and Technology Center)와 ERC(Engineering Research Center), 일본의 WPI(World Premier International Research Center), 호주의 CRC(Special Research Center), 스위스의 NCCR(National Center of Competence in Research) 등이 대표적인 프로그램들.
각국은 전략적 육성이 필요하거나 새롭게 도전할 만한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학제적 연구를 강화하는 동시에 대학과 연구기관, 산업계 등의 연구자들이 협력연구를 통해 창의성을 극대화하면서 연구 시너지를 얻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또 빠르게 진행되는 `지식융합' 트렌드에 대응해 필요한 과학자라면 국경과 인종을 불문하고 언제 어디에서나 함께 연구를 펼칠 수 있게 마당을 마련해 주고 있다.
특히 스위스와 독일이 국가 연구비의 약 70%를 젊은 과학자와 신진 연구자들에게 지원하고 있고, 일본 역시 외국인 연구자와 박사후연구원의 비중을 높이는 등 신진과학자들이 충분한 연구기회를 갖고, 세계적인 연구 트렌드를 익힐 수 있도록 하는 데 집단연구 지원사업이 기여하고 있다.
◇미국, 연구성격 맞춰 `STC', `ERC' 운영=1990년 우리나라가 선도연구센터 사업을 시작할 당시 벤치마킹 대상이 된 것이 바로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이 1987년부터 추진한 STC와 1985년 시작한 ERC였다. STC는 창의적인 기초원천기술 연구, ERC는 산학협력 연구를 통한 응용연구와 산업화 연구로 목표를 분명히 구분했다.
이중에서도 원조 격인 ERC는 1985년 시작된 후 진화를 거쳐 지난 2008년부터 제3기 ERC가 진행되고 있다. 2008년 5개 센터를 선정하고 2010년 3개 센터를 추가로 지정한 NSF는 이 사업에 5년간 9250만달러(약 995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과학적 발견을 산업현장의 혁신으로'라는 모토 하에 처음부터 기업과 대학이 공동 연구를 펼치게 함으로써 실험실의 연구성과가 산업 경쟁력 업그레이드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전략. 각 센터의 운영예산 중 NSF가 지원하는 비중은 약 30% 정도이고, 나머지는 다른 프로그램이나 대학, 기업, 주정부 등의 지원을 받도록 해 연구자들이 정부 지원에만 의지하지 않고 자립성을 갖도록 하고 있다. 지원이 끝나기 2년 전부터는 지원 액수도 줄인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생력을 기른 센터들은 정부의 10년 지원이 끝난 후에도 지속적으로 살아남아 연구를 펼친다. 이러한 지원방식은 우리 정부가 올해부터 도입한 GCRC 사업에도 적용됐다. NSF는 대신 세부연구주제 선정은 센터 자율에 맡기고, 예산 지원도 `블록펀딩' 방식을 채택했다.
STC는 기초원천기술 연구에 초점을 맞췄다. 복수의 대학과 연구소들이 팀을 이뤄 과학기술의 혁신적 진보를 위해 융합연구를 하도록 지원한다. 2010년 2월에는 45개팀이 지원한 가운데 5개 센터가 선정돼 연구를 시작했다. 서던캘리포니아대학과 산타크루즈 소재 캘리포니아대, 하와이대, 퍼시픽노스웨스트국립연구소,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 독일 브레멘대학, 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JAMSTEC) 등의 다국적 연구자들이 우주 암흑에너지 연구센터를 발족하는 등 개방과 협력의 범위가 넓은 것이 특징.
◇일본, 지원규모ㆍ기간 대폭 늘린 `WPI' 추진=일본은 기초과학의 융합 영역에서 세계 정상 수준의 연구거점 최소 5개 확보한다는 목표 하에 2007년 지원규모와 기간을 대폭 늘린 WPI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센터당 매년 최대 20억엔(약 266억원), 평균 14억엔(186억원)을 10년에서 최대 15년까지 지원한다는 파격적인 지원조건을 내걸고, 각 센터에는 지원금액 이상의 예산을 매칭이나 기부 등으로 확보하도록 의무화했다. 또 연구소장에게 운영의 전권을 줘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게 했다.
선정위원 15명 중 5명을 외국인으로 선임하고, 외국인 과학자를 30% 이상 의무 고용하도록 하는 한편 연구소 내에서 영어를 공용어로 쓰게 하는 등 `일본'이라는 국가와 언어 장벽을 허무는 데 주안점을 뒀다.
유기화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도호쿠대학 야마모토 요시노리 교수를 수장으로 한 재료연구센터, 입자이론과 초기우주 연구분야에서 세계 최다 논문 인용지수를 기록하고 있는 45세의 젊은 과학자인 무라야마 히토시 도쿄대 교수가 이끄는 우주연구센터 등 6개 센터가 구성돼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연구에 나서고 있다. 각 센터는 10∼20명의 세계수준 연구자를 포함해 최소 200명으로 구성됐다.
◇자율성 높인 호주 CRC=1991년 시작된 호주 CRC는 대학과 1개 이상의 기업이 공동연구를 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호주 정부는 약 20년간 30억달러 이상의 예산을 투입했다.
연구자와 산업계가 긴밀하게 협력함으로써 연구성과가 응용기술 개발과 상용화로 이어지고, 전문성을 갖춘 인력들이 배출되게 하자는 게 이 사업의 목표. 지금까지 186개 센터가 선정돼 지원을 받고 현재 42개 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농림수산업, 서비스, 제조, 광업 등으로 다양한 연구주제를 소화하고 있다.
조직 운영의 자율성을 큰 폭으로 보장하되 엄정한 평가를 통해 계속 지원여부를 결정하는 시스템. 14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센터 선정, 평가 등을 담당하며 최초 선정 후 6개월, 1년, 3년, 4년, 8년에 걸쳐 평가하고, 우수 센터는 지원이 끝난 후에도 새로운 주제로 계속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스위스 등도 프로그램 도입=이밖에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국가들도 대학 중심 집단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스위스는 2001년부터 국가 존립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연구분야를 선정해 대학 중심의 집단연구를 지원하는 `NCCR' 프로그램을 도입해 센터당 200만∼600만스위스프랑을 최장 6년간 지원한다. 2011년 총 27개 센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총 지원예산은 6000만스위스프랑(약 733억원)이다.
영국은 산학협력을 통해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고 연구능력을 키우기 위해 2001년부터 IMRC 사업을 도입, 센터당 연간 100만파운드를 최장 10년간 지원한다. 현재 18개 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각국이 집단연구 센터 선정 시부터 연구주제에 맞춰 대학뿐만 아니라 국립연구소와 기업이 함께 팀을 꾸리도록 하고, 해외 연구기관이나 대학과도 적극적인 협력을 펼친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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