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양궁계에서 `황제`로 통하는 한국 양궁 국가대표팀의 에이스 임동현(25ㆍ청주시청)의 재활기가 눈물겹다. 임동현은 8일 크로아티아 포레치에서 막을 내린 국제양궁연맹(FITA) 1차 월드컵에서 단체전 동메달 하나를 목에 거는 데 그쳤다. 개인전 16강에서 한 수 아래인 미국 선수에게 발목을 잡혔고, 단체전에서도 에이스로서 힘을 보태지 못하고 오히려 저득점으로 빚을 지고 말았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임동현은 올해 초 얼굴 수술을 받으면서 생사의 갈림길을 오가다 훈련을 거의 하지 못했다. 작년 12월 말 사랑니 치료 때문에 이비인후과를 찾았다가 광대 관절과 눈 사이 에 이상한 조직이 있다는 소견을 받았다. 올해 1월 서울에 있는 큰 병원에서 재검진했지만 결과는 같았으며 수술을 하라는 청천벽력 같은 권고를 들었다.
올림픽만큼 경쟁이 치열한 국가대표 선발전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훈련 공백을 의미했기에 마음이 무거웠다. 이상조직이 암으로 진단되면 항암치료 때문에 치료와 재활이 더 길어지거나 아예 선수를 그만둘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1월 말 조직검사에서 이상 조직은 암이 아닌 양성 `에나멜세포종`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물혹 때문에 수술 전에도 코피가 수시로 터져 나왔고 출혈이 멈추지 않아 응급실로 옮겨지는 때가 자주 있었다고 한다. 국가대표 선발전이 3월이었기에 수술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 지난 2월7일 서울에서 전신마취 후 3시간 동안 입안을 찢고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애초 사흘 뒤에 퇴원할 예정이었으나 통증이 너무나 심해서 입원 기간이 무려 일주일이나 연장됐다. 지난 2월16일 집이나 다름없는 태릉선수촌으로 퇴원했다.
병원에서 받아온 강력한 진통제는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금지한 약물이었기에손도 대지 못했고, 선수촌에서 따로 치통약을 처방받았다. 임동현은 바로 훈련을 시작하려 했으나 얼굴에 부기가 빠지지 않아 활은 못 쏘고 고무줄만 잡아당겼다. 고통스러운 나날이었다.
기침만 해도 코피가 10분씩 줄줄 쏟아져 가벼운 훈련도 조심스러웠고 퇴원 후 일주일 만에 겨우 활을 잡았다. 활을 다시 잡은 다음 날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코피가 쏟아졌고 3시간 동안 멈추지 않아 병원으로 옮겨졌다. 치료 중에 정신을 잃고 쓰러져 의사 6명이 달려들어 응급처치해 목숨을 살려냈다.
겨우 활을 잡았는데 다시 일주일 동안 병동 신세를 졌다. 호주에서 열리는 3월14일 평가전까지 열흘을 앞둔 3월2일에야 몸을 풀고 장비를 점검할 수 있었다. 임동현은 "전보다 숨쉬기는 편해졌지만, 운동을 시작한 이래 가장 오래 쉬어서 근육이 많이 풀어진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세계 정상급으로 섬세하게 조율된 팔과 어깨 근육들의 힘이 떨어지고 상호 조화도 잃어버린 것이다. 임동현은 시력이 0.2인데다 안경도 쓰지 않는 `약시궁사`로 다른 선수들보다 몸의 느낌에 더 많이 의존한다. 이후 선수촌에서 실전 훈련보다는 근육 조정과 근력 강화에 주력했다. 호주에서 열리는 선발전 일주일 전에야 비행기를 탈 수 있다는 소견을 받았고 활도 다시 잡았다.
컨디션이 최악이고 체력도 떨어졌지만, 임동현은 역시 신궁다웠다.
1, 2, 3차에 걸쳐 호주와 태릉선수촌에서 이어진 평가전에서 오진혁과 김우진에이어 마지노선인 3위로 10년째 달고 있던 태극마크를 또 지켜냈다.
장영술 국가대표 총감독은 임동현이 아직 정상 기량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금세 회복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장 감독은 "임동현이 훈련량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조금만 더 보완하면 개인기량이 다시 올라오고 단체경기에도 큰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FITA 랭킹 1위 임동현은 16세 고교시절이던 2002년 국가대표에 선발되고서한 차례도 선발전에서 탈락하지 않고 각종 메이저대회를 휩쓸었다.
그해 부산 아시안게임, 2006년 도하 대회, 작년 광저우 대회까지 단체전을 3연패 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박경모, 장용호와 함께 세계를 제패했고, 2008년 베이 징올림픽에서도 박경모, 이창환과 힘을 합쳐 다시 금메달을 획득했다. 내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첫 개인전 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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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임동현은 올해 초 얼굴 수술을 받으면서 생사의 갈림길을 오가다 훈련을 거의 하지 못했다. 작년 12월 말 사랑니 치료 때문에 이비인후과를 찾았다가 광대 관절과 눈 사이 에 이상한 조직이 있다는 소견을 받았다. 올해 1월 서울에 있는 큰 병원에서 재검진했지만 결과는 같았으며 수술을 하라는 청천벽력 같은 권고를 들었다.
올림픽만큼 경쟁이 치열한 국가대표 선발전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훈련 공백을 의미했기에 마음이 무거웠다. 이상조직이 암으로 진단되면 항암치료 때문에 치료와 재활이 더 길어지거나 아예 선수를 그만둘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1월 말 조직검사에서 이상 조직은 암이 아닌 양성 `에나멜세포종`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물혹 때문에 수술 전에도 코피가 수시로 터져 나왔고 출혈이 멈추지 않아 응급실로 옮겨지는 때가 자주 있었다고 한다. 국가대표 선발전이 3월이었기에 수술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 지난 2월7일 서울에서 전신마취 후 3시간 동안 입안을 찢고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애초 사흘 뒤에 퇴원할 예정이었으나 통증이 너무나 심해서 입원 기간이 무려 일주일이나 연장됐다. 지난 2월16일 집이나 다름없는 태릉선수촌으로 퇴원했다.
병원에서 받아온 강력한 진통제는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금지한 약물이었기에손도 대지 못했고, 선수촌에서 따로 치통약을 처방받았다. 임동현은 바로 훈련을 시작하려 했으나 얼굴에 부기가 빠지지 않아 활은 못 쏘고 고무줄만 잡아당겼다. 고통스러운 나날이었다.
기침만 해도 코피가 10분씩 줄줄 쏟아져 가벼운 훈련도 조심스러웠고 퇴원 후 일주일 만에 겨우 활을 잡았다. 활을 다시 잡은 다음 날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코피가 쏟아졌고 3시간 동안 멈추지 않아 병원으로 옮겨졌다. 치료 중에 정신을 잃고 쓰러져 의사 6명이 달려들어 응급처치해 목숨을 살려냈다.
겨우 활을 잡았는데 다시 일주일 동안 병동 신세를 졌다. 호주에서 열리는 3월14일 평가전까지 열흘을 앞둔 3월2일에야 몸을 풀고 장비를 점검할 수 있었다. 임동현은 "전보다 숨쉬기는 편해졌지만, 운동을 시작한 이래 가장 오래 쉬어서 근육이 많이 풀어진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세계 정상급으로 섬세하게 조율된 팔과 어깨 근육들의 힘이 떨어지고 상호 조화도 잃어버린 것이다. 임동현은 시력이 0.2인데다 안경도 쓰지 않는 `약시궁사`로 다른 선수들보다 몸의 느낌에 더 많이 의존한다. 이후 선수촌에서 실전 훈련보다는 근육 조정과 근력 강화에 주력했다. 호주에서 열리는 선발전 일주일 전에야 비행기를 탈 수 있다는 소견을 받았고 활도 다시 잡았다.
컨디션이 최악이고 체력도 떨어졌지만, 임동현은 역시 신궁다웠다.
1, 2, 3차에 걸쳐 호주와 태릉선수촌에서 이어진 평가전에서 오진혁과 김우진에이어 마지노선인 3위로 10년째 달고 있던 태극마크를 또 지켜냈다.
장영술 국가대표 총감독은 임동현이 아직 정상 기량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금세 회복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장 감독은 "임동현이 훈련량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조금만 더 보완하면 개인기량이 다시 올라오고 단체경기에도 큰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FITA 랭킹 1위 임동현은 16세 고교시절이던 2002년 국가대표에 선발되고서한 차례도 선발전에서 탈락하지 않고 각종 메이저대회를 휩쓸었다.
그해 부산 아시안게임, 2006년 도하 대회, 작년 광저우 대회까지 단체전을 3연패 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박경모, 장용호와 함께 세계를 제패했고, 2008년 베이 징올림픽에서도 박경모, 이창환과 힘을 합쳐 다시 금메달을 획득했다. 내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첫 개인전 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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