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핀 소재 개발 홍병희ㆍ융합 연구 서갑양 교수…
선도연구센터 인프라 지원에 국가대표급 과학자 우뚝
선도연구센터 인프라 지원에 국가대표급 과학자 우뚝
■ 글로벌연구허브 대학선도연구센터를 가다
- 2. 글로벌 사이언티스트 도약의 산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의 모습을 완전히 뒤바꿀 `미래 신소재'로 주목받는 `그래핀'. 눈으로 볼 수 없을 만큼 얇고 투명하지만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고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면서, 늘리거나 구부려도 성질을 유지하는 특별한 물질이다.
그래핀 상용화 연구에서 세계적 선두주자로 꼽히는 사람은 마흔살의 한국인 젊은 과학자 성균관대 홍병희 교수(화학과)다. 미 컬럼비아대 김필립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있던 2004년 그래핀을 처음 접한 후 그 매력에 `꽂힌' 홍 교수는 2007년 성균관대 교수로 부임한 후 연구에 몰입, 2년여만인 2009년 2월 그래핀으로 가로세로 약 2㎝의 플렉서블한 투명필름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네이처에 발표했다. 이어 1년여만인 2010년 6월에는 30인치 크기의 그래핀 투명전극 소재를 개발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홍 교수가 부임 3년여만에 이런 성과를 연이어 내놓은 것은 신진교수가 연구에 몰입하도록 돕는 지원인프라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성균관대는 교육과학기술부 이학분야 선도연구센터(SRC)사업의 지원을 받은 `나노튜브및나노복합구조연구센터(센터장 박종윤)'를 통해 나노 신소재 연구장비와 인력, 협력연구체계를 모두 갖추고 있었다.
홍 교수는 "나노분야는 연구장비가 매우 중요한데, 부임 후 보니 이미 다 갖춰져 있어서 바로 연구에 몰두할 수 있었다"며 "여기에다 안정적인 연구비와 협력할 수 있는 연구팀을 통해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센터를 통해 홍 교수는 다른 연구자와 함께 연구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는 "연구자들은 사실 그런 기회가 없으면 공동연구를 잘 안 하게 되는데, 같이 일하는 법을 배운 게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는 교과부 지원이 종료됐지만 홍 교수는 성균관대가 이후 선정된 학제간융합 선도연구센터(NCRC)의 일원으로 그래핀 메커니즘 연구를 계속 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의 공동연구 경험을 살려 국내 그래핀 연구자들로 구성된 대규모 공동연구팀을 구상하고 있다.
바이오공학과 기계공학, 화학공학을 결합한 독특한 융합연구 영역을 개척해 주목받고 있는 서울대 서갑양 교수(기계항공공학부ㆍ39)도 선도연구센터가 배출한 또 한명의 걸출한 젊은 과학자다. 서 교수는 2004년 서울대 교수로 부임하자마자 공학분야 선도연구센터(ERC)인 `마이크로열시스템연구센터(센터장 이준식)'에 소속돼 협력연구의 강점을 경험했고, 이 센터가 종료되자마자 2010년부터 SRC인 성균관대 `진단ㆍ치료용고분자소재연구센터(센터장 이두성)'에 일원으로 참여하면서 학문영역을 오가는 활발한 연구를 하고 있다.
화학공학으로 학사부터 석ㆍ박사 과정까지 마친 서 교수는 약간 동떨어진 느낌의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로 부임해 공학과 화학, 생명분야를 아우르는 융합연구를 하면서 눈에 띄는 결과물을 내놔 2010년 젊은과학자상을 수상했다.
자연을 모방한 모험적인 공학기술 연구가 그의 특기다. 게코도마뱀 발바닥을 모방한 접착테이프가 대표적인 성과물이다. 개발한 테이프를 의료용 접착패치, 반도체 장비 등에 적용하는 연구를 계속 하고 있다. 특히 LCD나 반도체의 대면적 기판 이송장치에 이 테이프를 적용하면 기존 대형 외산장비에 비해 훨씬 쉽고 깨끗하게 기판을 옮길 수 있다는 게 서 교수의 설명이다. 곤충의 날개, 뱀의 피부 표면 등 남들이 눈여겨보지 않는 부분도 그에게는 새로운 연구 아이디어가 된다.
서 교수는 "처음 부임한 젊은 교수는 멘토도 필요하고 연구방향도 지도받을 필요가 있는데 ERC가 있어서 공동목표의 집단연구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특히 다양한 사람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연구성과를 나누고 브레인스토밍을 하다 보니 연구 아이디어도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톱다운 방식의 대형 연구 프로젝트와 달리 연구에 어느 정도 자유가 보장된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았다.
특정 분야의 실력 있는 과학자들을 한 팀으로 묶어 세계적인 연구거점으로 육성시키는 선도연구센터 사업이 젊은 과학자를 국가대표급 과학자로 끌어올리는 도약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 분야의 우수한 연구자들과 10년 가까이 장기 협력연구를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업그레이드를 경험하는 것이다.
2010년 젊은과학자상을 수상한 KAIST 김상욱(신소재공학과ㆍ39) 교수는 선도연구센터 지원을 받아 국내 어느 과학자보다 활발한 연구를 펼치고 있다. 탄소나노튜브 등 신소재 연구를 통해 매년 10건이 넘는 국제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선도연구센터에서 연구하는 중 국가과학자에 선정된 이들도 여러 명이다.
NCRC인 시스템바이오다이내믹스연구센터 센터장을 지낸 포스텍 남홍길 교수(생명과학과)는 식물노화의 분자유전학 분야를 새로 개척한 점을 인정받아 2010년 국가과학자로 선정됐다. 남 교수는 특히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계 3대 저널인 네이처, 사이언스, 셀지에 논문을 게재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 그는 식물의 성장과 발달 메커니즘을 알기 위해 초정밀영상학, 화학유전학, 단분자물리학 등 다양한 학문영역을 접목시킨 새로운 연구 패러다임을 열어가고 있다.
이화여대 이서구 교수(생명약학부)는 SRC인 세포신호전달연구센터(센터장 이준승)의 일원으로 세포신호 전달 메커니즘을 연구한 성과에 힘입어 2006년 제1호 국가과학자에 선정됐다. 이 교수는 노화, 뇌질환, 암 등을 일으키는 체내 물질인 활성산소의 기능을 규명하는 연구를 해왔으며, 특히 활성산소의 양을 조절하는 `퍼옥시레독신'의 존재를 규명해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SRC에 참여했던 포스텍 김광수 교수(화학과)는 화학과 공학, 물리, 광학 등을 결합한 새로운 연궁영역을 개척해 2010년 최고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한 데 이어 같은 해 국가과학자에도 선정됐다.
이밖에 선도연구센터를 경험한 울산과기대 박수문 교수(에너지공학부), 고등과학원 이기명 교수(물리학과) 등은 노벨상 수상에 근접한 국내 과학자로 꼽힌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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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글로벌 사이언티스트 도약의 산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의 모습을 완전히 뒤바꿀 `미래 신소재'로 주목받는 `그래핀'. 눈으로 볼 수 없을 만큼 얇고 투명하지만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고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면서, 늘리거나 구부려도 성질을 유지하는 특별한 물질이다.
그래핀 상용화 연구에서 세계적 선두주자로 꼽히는 사람은 마흔살의 한국인 젊은 과학자 성균관대 홍병희 교수(화학과)다. 미 컬럼비아대 김필립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있던 2004년 그래핀을 처음 접한 후 그 매력에 `꽂힌' 홍 교수는 2007년 성균관대 교수로 부임한 후 연구에 몰입, 2년여만인 2009년 2월 그래핀으로 가로세로 약 2㎝의 플렉서블한 투명필름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네이처에 발표했다. 이어 1년여만인 2010년 6월에는 30인치 크기의 그래핀 투명전극 소재를 개발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홍 교수가 부임 3년여만에 이런 성과를 연이어 내놓은 것은 신진교수가 연구에 몰입하도록 돕는 지원인프라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성균관대는 교육과학기술부 이학분야 선도연구센터(SRC)사업의 지원을 받은 `나노튜브및나노복합구조연구센터(센터장 박종윤)'를 통해 나노 신소재 연구장비와 인력, 협력연구체계를 모두 갖추고 있었다.
홍 교수는 "나노분야는 연구장비가 매우 중요한데, 부임 후 보니 이미 다 갖춰져 있어서 바로 연구에 몰두할 수 있었다"며 "여기에다 안정적인 연구비와 협력할 수 있는 연구팀을 통해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센터를 통해 홍 교수는 다른 연구자와 함께 연구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는 "연구자들은 사실 그런 기회가 없으면 공동연구를 잘 안 하게 되는데, 같이 일하는 법을 배운 게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는 교과부 지원이 종료됐지만 홍 교수는 성균관대가 이후 선정된 학제간융합 선도연구센터(NCRC)의 일원으로 그래핀 메커니즘 연구를 계속 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의 공동연구 경험을 살려 국내 그래핀 연구자들로 구성된 대규모 공동연구팀을 구상하고 있다.
바이오공학과 기계공학, 화학공학을 결합한 독특한 융합연구 영역을 개척해 주목받고 있는 서울대 서갑양 교수(기계항공공학부ㆍ39)도 선도연구센터가 배출한 또 한명의 걸출한 젊은 과학자다. 서 교수는 2004년 서울대 교수로 부임하자마자 공학분야 선도연구센터(ERC)인 `마이크로열시스템연구센터(센터장 이준식)'에 소속돼 협력연구의 강점을 경험했고, 이 센터가 종료되자마자 2010년부터 SRC인 성균관대 `진단ㆍ치료용고분자소재연구센터(센터장 이두성)'에 일원으로 참여하면서 학문영역을 오가는 활발한 연구를 하고 있다.
화학공학으로 학사부터 석ㆍ박사 과정까지 마친 서 교수는 약간 동떨어진 느낌의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로 부임해 공학과 화학, 생명분야를 아우르는 융합연구를 하면서 눈에 띄는 결과물을 내놔 2010년 젊은과학자상을 수상했다.
자연을 모방한 모험적인 공학기술 연구가 그의 특기다. 게코도마뱀 발바닥을 모방한 접착테이프가 대표적인 성과물이다. 개발한 테이프를 의료용 접착패치, 반도체 장비 등에 적용하는 연구를 계속 하고 있다. 특히 LCD나 반도체의 대면적 기판 이송장치에 이 테이프를 적용하면 기존 대형 외산장비에 비해 훨씬 쉽고 깨끗하게 기판을 옮길 수 있다는 게 서 교수의 설명이다. 곤충의 날개, 뱀의 피부 표면 등 남들이 눈여겨보지 않는 부분도 그에게는 새로운 연구 아이디어가 된다.
서 교수는 "처음 부임한 젊은 교수는 멘토도 필요하고 연구방향도 지도받을 필요가 있는데 ERC가 있어서 공동목표의 집단연구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특히 다양한 사람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연구성과를 나누고 브레인스토밍을 하다 보니 연구 아이디어도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톱다운 방식의 대형 연구 프로젝트와 달리 연구에 어느 정도 자유가 보장된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았다.
특정 분야의 실력 있는 과학자들을 한 팀으로 묶어 세계적인 연구거점으로 육성시키는 선도연구센터 사업이 젊은 과학자를 국가대표급 과학자로 끌어올리는 도약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 분야의 우수한 연구자들과 10년 가까이 장기 협력연구를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업그레이드를 경험하는 것이다.
2010년 젊은과학자상을 수상한 KAIST 김상욱(신소재공학과ㆍ39) 교수는 선도연구센터 지원을 받아 국내 어느 과학자보다 활발한 연구를 펼치고 있다. 탄소나노튜브 등 신소재 연구를 통해 매년 10건이 넘는 국제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선도연구센터에서 연구하는 중 국가과학자에 선정된 이들도 여러 명이다.
NCRC인 시스템바이오다이내믹스연구센터 센터장을 지낸 포스텍 남홍길 교수(생명과학과)는 식물노화의 분자유전학 분야를 새로 개척한 점을 인정받아 2010년 국가과학자로 선정됐다. 남 교수는 특히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계 3대 저널인 네이처, 사이언스, 셀지에 논문을 게재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 그는 식물의 성장과 발달 메커니즘을 알기 위해 초정밀영상학, 화학유전학, 단분자물리학 등 다양한 학문영역을 접목시킨 새로운 연구 패러다임을 열어가고 있다.
이화여대 이서구 교수(생명약학부)는 SRC인 세포신호전달연구센터(센터장 이준승)의 일원으로 세포신호 전달 메커니즘을 연구한 성과에 힘입어 2006년 제1호 국가과학자에 선정됐다. 이 교수는 노화, 뇌질환, 암 등을 일으키는 체내 물질인 활성산소의 기능을 규명하는 연구를 해왔으며, 특히 활성산소의 양을 조절하는 `퍼옥시레독신'의 존재를 규명해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SRC에 참여했던 포스텍 김광수 교수(화학과)는 화학과 공학, 물리, 광학 등을 결합한 새로운 연궁영역을 개척해 2010년 최고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한 데 이어 같은 해 국가과학자에도 선정됐다.
이밖에 선도연구센터를 경험한 울산과기대 박수문 교수(에너지공학부), 고등과학원 이기명 교수(물리학과) 등은 노벨상 수상에 근접한 국내 과학자로 꼽힌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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