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최고'… 화려한 대전격투액션 압권
■ 이군의 게임산책-마벨 대 캡콤3
대전격투액션이라는 장르를 만들어낸, 그리고 현재까지도 해당 장르에서는 가장 앞서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회사가 바로 `캡콤'이다. 특히 캡콤은 여타 일본 업체들이 HD(고화질) 게임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유독 훌륭한 수준의 게임들을 내놓고 있어, 현재 일본 게임 개발사 중 가장 주목할 만한 회사이기도 하다.
`마벨 코믹스'라는 이름은 또 어떠한가.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용사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슈퍼히어로 물의 원조격으로, 미국 내에서도 가장 영향력 있는 캐릭터 회사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엑스맨', `아이언 맨', `스파이더맨' 등 영화나 애니메이션, 게임 등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두 회사의 공동 비즈니스 관계는 생각보다 상당히 오래됐다. 대전격투게임의 최고 전성기였던 1994년 내놓은 엑스맨을 시작으로 해서, `엑스맨 대 스트리트파이터'를 지나 `마벨 대 캡콤'까지, 양 사의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수준 높은 격투 액션게임을 내놓았다.
2000년에 발매된 `마벨 대 캡콤 2'를 마지막으로 양사의 협력 관계는 조금 뜸해졌지만, 캡콤은 이후에도 타 회사들과 함께 `SNK 대 캡콤'이라든지 `타츠노코 대 캡콤' 등의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러한 기반을 생각해 본다면, 오늘 소개할 `마벨 대 캡콤 3'(이하 MVSC3)가 단순히 인기몰이를 위한 기획물이 아님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오히려 지난 10년 간 양사가 만들어 온 게임들의 결정판이라고 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이러한 10년의 기다림은 당대 최고 수준의 그래픽에서부터 그 빛을 발한다. 요즈음 경쟁자가 적어진 시장임을 감안하더라도, 현재까지 나온 어떤 대전격투게임보다도 우위에 서 있다고 봐야 하겠다. 각 캐릭터들의 특성을 이질감 없이 잘 살려낸 모델링과 격투액션기술들, 여기에 가히 환상적으로 디자인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수준의 화면 효과 등은 그야말로 이용자들이 그려온 꿈의 대전을 현실화 시켜주고 있다.
굳이 이질감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그만큼 이 게임이 커버하는 캐릭터들의 범위가 넓기 때문이다. 마벨의 캐릭터들이야 일단 슈퍼히어로라는 어느 정도의 공통점이 있다고 하지만, 캡콤 측의 캐릭터들은 조금 심하다 싶을 정도로 다양한 장르와 작품들에서 등장하고 있다.
총 한 자루로 싸워야 하는 바이오해저드의 캐릭터들 정도는 약과다. 비운의 명작 중 하나인 오오카미의 주인공인 아마테라스, 심지어 어드벤처 게임인 역전재판의 변호사인 나루호도까지 등장하는 데서는 정신이 멍해져 버릴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게임 안에서 이들을 동일한 느낌으로 녹여낸 그래픽적 성과는 가히 대단하다고 평가된다. 여러 개의 게임 혹은 캐릭터가 하나로 뭉쳐 있는 게임들이야 심심찮게 나왔지만, 이 정도라면 캐릭터 믹스의 종결자라고 해도 손색이 없지 않을까.
게임성에 있어서는 약간의 호불호가 갈리는 것이 사실이다.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이야기는 역시 `너무 쉽지 않느냐'라는 점. 일반적인 대전 게임에 비해서 콤보 공격의 난이도가 높지 않은 데다, 양 캐릭터간의 심도 있는 격투에 집중하는 스타일의 일반적 대전격투게임과는 달리, 한 화면에 지원 캐릭터가 수시로 난입하는 스타일 역시 캐주얼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사실 이러한 난입 시스템은 이전의 시리즈들에서도 지속적으로 보였던 모습이지만, 이번 작품에서 유난히 연출이 크고 많기 때문에 이와 같은 평가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자면, 대전격투게임 시장이 예전보다 작아졌으며, 그 시장의 축소에 한 몫을 했던 것은 결국 초심자를 배려하지 않는 난이도였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굳이 표현하자면, 장르 자체가 어느 정도의 쇠퇴기를 거치면서 전반적인 이용자들의 수준이 내려갔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때문에 현재 일반적인 이용자들의 실력, 그리고 그들이 게임에서 바라는 쉽고 화끈한 재미를 생각한다면 오히려 훌륭한 게임이 아닐까 싶다. 많은 사람들이 이 게임을 `스트리트 파이터4'(이하 SF4) 시리즈와 비교하고 있지만, SF4의 경우 제작 방향성 자체가 `예전의 게임성을 최대한 살리되 실력자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든다'였다면, 이 게임의 경우 `좀 더 많은 이용자들이 쉽게 즐기게 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해석하면 되겠다.
이는 어떻게 보면 현재 게임업계의 방향성 중 하나라고 봐도 좋겠다. 소위 파고들어야 하는 류의 게임들은 그러한 요소들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반면, 나머지 한 축을 차지하는 것은 쉽고 가벼우며 빠르게 배울 수 있는 게임들이니 말이다. MMORPG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고 있는 `불멸 온라인'과 같은 게임이 얼마나 쉽고 간단한 시스템을 도입했는지를 생각해 보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의미에서 볼 때 MVSC3의 경우 충분히 훌륭한, 그리고 시장 내에서 나름대로의 가치를 가지는 게임으로 봐야 옳을 듯하다. 또 이렇게 훌륭한 그래픽과 캐릭터성을 자랑하는 게임이라면 좀 더 많은 이용자들을 목표로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도 든다. 어쩌면 이렇게 가벼운 대전격투액션 게임들에 이 장르의 미래가 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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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격투액션이라는 장르를 만들어낸, 그리고 현재까지도 해당 장르에서는 가장 앞서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회사가 바로 `캡콤'이다. 특히 캡콤은 여타 일본 업체들이 HD(고화질) 게임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유독 훌륭한 수준의 게임들을 내놓고 있어, 현재 일본 게임 개발사 중 가장 주목할 만한 회사이기도 하다.
`마벨 코믹스'라는 이름은 또 어떠한가.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용사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슈퍼히어로 물의 원조격으로, 미국 내에서도 가장 영향력 있는 캐릭터 회사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엑스맨', `아이언 맨', `스파이더맨' 등 영화나 애니메이션, 게임 등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두 회사의 공동 비즈니스 관계는 생각보다 상당히 오래됐다. 대전격투게임의 최고 전성기였던 1994년 내놓은 엑스맨을 시작으로 해서, `엑스맨 대 스트리트파이터'를 지나 `마벨 대 캡콤'까지, 양 사의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수준 높은 격투 액션게임을 내놓았다.
2000년에 발매된 `마벨 대 캡콤 2'를 마지막으로 양사의 협력 관계는 조금 뜸해졌지만, 캡콤은 이후에도 타 회사들과 함께 `SNK 대 캡콤'이라든지 `타츠노코 대 캡콤' 등의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러한 기반을 생각해 본다면, 오늘 소개할 `마벨 대 캡콤 3'(이하 MVSC3)가 단순히 인기몰이를 위한 기획물이 아님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오히려 지난 10년 간 양사가 만들어 온 게임들의 결정판이라고 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이러한 10년의 기다림은 당대 최고 수준의 그래픽에서부터 그 빛을 발한다. 요즈음 경쟁자가 적어진 시장임을 감안하더라도, 현재까지 나온 어떤 대전격투게임보다도 우위에 서 있다고 봐야 하겠다. 각 캐릭터들의 특성을 이질감 없이 잘 살려낸 모델링과 격투액션기술들, 여기에 가히 환상적으로 디자인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수준의 화면 효과 등은 그야말로 이용자들이 그려온 꿈의 대전을 현실화 시켜주고 있다.
굳이 이질감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그만큼 이 게임이 커버하는 캐릭터들의 범위가 넓기 때문이다. 마벨의 캐릭터들이야 일단 슈퍼히어로라는 어느 정도의 공통점이 있다고 하지만, 캡콤 측의 캐릭터들은 조금 심하다 싶을 정도로 다양한 장르와 작품들에서 등장하고 있다.
총 한 자루로 싸워야 하는 바이오해저드의 캐릭터들 정도는 약과다. 비운의 명작 중 하나인 오오카미의 주인공인 아마테라스, 심지어 어드벤처 게임인 역전재판의 변호사인 나루호도까지 등장하는 데서는 정신이 멍해져 버릴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게임 안에서 이들을 동일한 느낌으로 녹여낸 그래픽적 성과는 가히 대단하다고 평가된다. 여러 개의 게임 혹은 캐릭터가 하나로 뭉쳐 있는 게임들이야 심심찮게 나왔지만, 이 정도라면 캐릭터 믹스의 종결자라고 해도 손색이 없지 않을까.
게임성에 있어서는 약간의 호불호가 갈리는 것이 사실이다.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이야기는 역시 `너무 쉽지 않느냐'라는 점. 일반적인 대전 게임에 비해서 콤보 공격의 난이도가 높지 않은 데다, 양 캐릭터간의 심도 있는 격투에 집중하는 스타일의 일반적 대전격투게임과는 달리, 한 화면에 지원 캐릭터가 수시로 난입하는 스타일 역시 캐주얼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사실 이러한 난입 시스템은 이전의 시리즈들에서도 지속적으로 보였던 모습이지만, 이번 작품에서 유난히 연출이 크고 많기 때문에 이와 같은 평가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자면, 대전격투게임 시장이 예전보다 작아졌으며, 그 시장의 축소에 한 몫을 했던 것은 결국 초심자를 배려하지 않는 난이도였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굳이 표현하자면, 장르 자체가 어느 정도의 쇠퇴기를 거치면서 전반적인 이용자들의 수준이 내려갔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때문에 현재 일반적인 이용자들의 실력, 그리고 그들이 게임에서 바라는 쉽고 화끈한 재미를 생각한다면 오히려 훌륭한 게임이 아닐까 싶다. 많은 사람들이 이 게임을 `스트리트 파이터4'(이하 SF4) 시리즈와 비교하고 있지만, SF4의 경우 제작 방향성 자체가 `예전의 게임성을 최대한 살리되 실력자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든다'였다면, 이 게임의 경우 `좀 더 많은 이용자들이 쉽게 즐기게 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해석하면 되겠다.
이는 어떻게 보면 현재 게임업계의 방향성 중 하나라고 봐도 좋겠다. 소위 파고들어야 하는 류의 게임들은 그러한 요소들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반면, 나머지 한 축을 차지하는 것은 쉽고 가벼우며 빠르게 배울 수 있는 게임들이니 말이다. MMORPG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고 있는 `불멸 온라인'과 같은 게임이 얼마나 쉽고 간단한 시스템을 도입했는지를 생각해 보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의미에서 볼 때 MVSC3의 경우 충분히 훌륭한, 그리고 시장 내에서 나름대로의 가치를 가지는 게임으로 봐야 옳을 듯하다. 또 이렇게 훌륭한 그래픽과 캐릭터성을 자랑하는 게임이라면 좀 더 많은 이용자들을 목표로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도 든다. 어쩌면 이렇게 가벼운 대전격투액션 게임들에 이 장르의 미래가 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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