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바다목장

바다생물자원 체계적 관리 어업 생산성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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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부터 통영 등 5곳에 조성

울타리 없이 자연 생태환경 보전

음향장치로 길들여 물고기 수확


바다목장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땅 위의 목장이 일정한 시설을 갖춰 소나 말, 양 따위에게 사료를 먹여 기르면서 필요할 때 가축으로부터 고기나 우유를 얻는 것과 달리 바다목장은 사람들이 언제든지 쉽게 물고기나 소라, 전복 등 필요한 해양생물을 잡을 수 있도록 인위적으로 관리하는 바다 속 목장입니다.

바다의 자연적인 생태를 정확히 파악한 후 물고기가 살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 주고, 더 많은 물고기가 살 수 있게 하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필요한 자원의 생산성을 최대한 높여 그 바다를 지역 어민과 지방자치단체가 스스로 관리하도록 하는 종합적인 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을 지칭합니다.

근래 우리나라 연근해의 바다생물자원이 환경오염과 남획 등으로 급격히 줄어듦에 따라 수산물 수확량을 늘리면서도 생물자원의 고갈이 없는 바다목장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습니다.

◇통영 등 5곳에 조성=한국해양연구원은 바다목장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1994년부터 3년간 우리나라 연안환경, 자원특성 등을 조사ㆍ분석해 동해ㆍ서해ㆍ남해ㆍ제주에 알맞은 바다목장 모델을 개발해 정부에 제시했습니다. 이러한 사전연구에 힘입어 바다목장 사업은 1998년부터 2013년까지 남해안의 경상남도 통영과 전라남도 여수, 제주도의 고산해역, 서해안의 충청남도 태안, 동해안의 경상북도 울진 등 5개 지역에서 지역적 특색에 맞게 시범 추진되고 있습니다.

바다목장에서 관리되는 생물의 종류는 조금씩 다릅니다. 통영은 조피볼락(우럭)과 볼락, 여수는 돌돔, 감성돔, 황점볼락, 볼락, 서해안은 조피볼락과 넙치, 바지락, 갑각류가, 동해안은 가자미, 전복, 가리비, 강도다리, 제주도는 돌돔, 자바리(다금바리), 쏨뱅이, 전복 등을 주요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물고기 길들이기의 핵심은 `소리'=울타리가 없는 바다목장에서 물고기를 가두고 관리하는 핵심도구는 바로 `소리'입니다. 바다목장은 인공 먹이를 주면서 물고기를 가둬 키우는 양식장과 달리 물고기를 가두지 않기 때문에 넓은 바다 전체가 모두 목장입니다. 따라서 물고기를 자유롭게 풀어놓으면서도 목적하는 해역 안에 물고기가 살도록 해야 합니다.

바다목장에 떠있는 노란색 사각형 쇳덩이인 음향급이기(소리로 물고기를 길들여 일정한 장소에 모이게 하는 장치)가 큰 역할을 합니다. 이 장치는 소리를 이용해 물고기를 길들이는 기계라고 할 수 있어서, 해양연 연구원들은 이를 `떠 있는 통제실'이라고 부릅니다.

러시아의 과학자 파블로프가 개를 대상으로 했던 유명한 실험처럼, 개에게 일정한 소리를 들려주면서 먹이 주기를 반복하면 개는 소리에 길들여져 소리만 들어도 침을 분비합니다. 이 조건반사를 이용해 방류한 물고기들을 바다목장 해역에 일정기간 머물게 하는 것이 바로 음향급이기입니다. 먼저 인근 양식장에서 구해 온 물고기 새끼들을 일정기간 동안 일반 가두리 양식장처럼 가둬 키우면서 소리학습을 시킵니다. 즉 먹이를 주기 전에 일정한 소리를 내서 새끼 물고기들이 모이게 한 후 먹이 주는 것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2∼4주일이 지나면 새끼 물고기들은 소리에 길들여져 조건반사를 갖게 됩니다. 그 후 물고기들을 해역에 풀어주면 음향급이기를 통해 미리 설정한 시간에 소리를 내면 물고기들이 모이게 됩니다. 대부분의 물고기들은 사람과 같이 좋은 청각능력을 갖추고 있어 가능한 일입니다. 음향급이기에서 이용되는 소리음은 주파수 200∼1000㎐이고 소리 크기는 135데시벨 정도입니다.

물고기들이 쉴 수 있는 인공어초도 매우 중요합니다. 인공어초는 물고기가 서식할 수 있도록 물 속에 설치한 인공 구조물로, 형태별로 사각형, 점보형, 육각형, 원통형, 사다리형, 육교형 등 50여가지로 나눠집니다. 기능별로는 어류초와 패ㆍ조류초로 나눠집니다. 어류초는 물고기를 대상으로 수심 20미터 이상 되는 곳에 설치하고, 패ㆍ조류초는 조개류나 해조류를 대상으로 수심 20미터 이내에 설치합니다. 콘크리트 사각형 인공어초가 80% 이상을 차지합니다.

바다숲 역시 물고기들의 휴식터가 되는데, 이는 자연 해조류나 인조 해조류를 이용해 바다 속에 인공적으로 숲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태양에너지를 흡수해 바다의 1차 생산력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수많은 바다생물에게 직접적인 생활터전을 제공해 산란장, 은신처, 성육장 등의 역할을 합니다.

◇세계의 바다목장=바다목장은 세계 다른 나라들도 조성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해양목장이라는 이름으로 1960년대부터 연구를 시작해 1980년대 들어서는 고급 생물종 생산기술을 개발했습니다. 또 환경가꾸기, 어초 제작 및 설치, 음향급이기, 물고기 돌보기, 파도를 막는 구조물, 어장 조성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는 자국의 200해리 경제수역 안에서 1200만톤의 어업 생산량을 달성한다는 목표 하에 어업인과 지방자치단체 등이 함께 참여해 해양목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남쪽에 위치한 나가사키 해양목장은 참돔과 넙치를 주 대상어종으로 만든 바다목장으로, 우리나라 바다목장과 비슷하게 음향급이기를 설치했으며, 치어를 방류하고 새끼들이 성장하면서 머물 인공어초를 물속에 만들어 놓았습니다. 목장은 음향급이기를 사용해 넙치를 길러 방류하며 바다 속에는 인공어초를 설치해 물고기를 관리합니다. 만 입구에 파도를 막기 위해 설치한 수중방파제에는 크고 작은 물고기가 어울려 삽니다.

북유럽 최고의 수산국인 노르웨이도 1960년대부터 대서양 연어를 키워 바다목장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양식기술 발달로 연 80만톤의 연어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1980년대 들어서는 대상종을 넓혀 바닷가재, 가리비 목장도 만들었습니다.

말레이시아 랑카위 코랄공원과 호주 대보초의 산호해역은 본격적인 바다목장은 아니지만 자연 보존가치가 높은 해역에서 생태관광을 하는 관광형 목장처럼 가꿔지고 있습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자료=한국해양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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