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지 유명코스 사실적 그래픽으로 재현
완벽한 충돌ㆍ환경음… '레이싱계의 종결자'
완벽한 충돌ㆍ환경음… '레이싱계의 종결자'
■ 이군의 게임산책 - 그란트리스모 5
플레이스테이션 3(이하 PS3)의 킬러 타이틀 중 하나였던 `그란트리스모 5'(이하 그란 5). PS3와 동시에 발매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받기도 했지만, 콘솔 발매 후 근 1년이 지나서야 `그란트리스모 5 프롤로그'라는 어정쩡한 타이틀로 발매됐다. 제작사인 폴리포니디지털이 발매일 연기로 정평(?)이 나 있는 회사라고는 하지만, 예고편을 내놓은 지 만 3년을 꽉 채워서야 제대로 된 게임을 내놓은 것이다.
물론 폴리포니디지털이 게임 발매를 연기한데는 이유가 있었다. 이 게임을 처음 접했던 것이 지스타 때였는데, 제대로 체험해 보기는 어려웠지만 기다렸던 보답을 충분히 할 수 있을 정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실제 게임을 받아서 즐겨본 바, 레이싱 팬들이라면 반드시 접해봐야 할 PS3만의 대작 레이싱 게임이 등장했다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을 듯하다.
먼저 그래픽의 경우, 요즈음 게임들은 대부분 PS3와 엑스박스360의 두 플랫폼을 지원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경우 개발 편의성이나 퍼포먼스 등을 고려해 엑스박스360 버전에 최적화하는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PS3의 경우,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역차별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베요네타'로, 일부에서는 두 버전은 다른 게임이라고 얘기할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반면, 이 게임의 경우 PS3 전용으로 발매된 만큼 PS3의 우월한 성능을 마음껏 이용하고 있다. 콘솔 게임기 기반의 다른 어떤 레이싱 게임보다도 사실적인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으며, 세계 각지의 유명 코스들을 그대로 재연해 놓은 서킷 그래픽 역시 실사라고 착각할 정도의 높은 수준으로 그려져 있다. 실제 서킷에서의 주행 장면과 그란 5에서의 주행 장면을 동시에 보여주도록 편집한 인터넷 UCC가 있는데, 보는 내내 감탄을 금치 못했다.
특히, 200종 가량 수록돼 있는 프리미엄 카의 디테일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단순히 게임 내에서 보이는 모습 뿐 아니라, 운전석과 계기판의 디테일까지 실차와 동일하게 재연돼 있어, 그야말로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모습을 보인다.
사운드의 경우도 역시 최상급이라는 평가를 내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실제 차량의 것을 그대로 녹음한 엔진음의 경우, 해당 차량의 운전자들이 인정할 정도로 완벽하게 녹음되어 있다. 이밖에 충돌음이나 환경음 등도 훌륭하게 디자인돼 있고, 멀티 채널 대응 역시 완벽하다.
이처럼 눈으로 보고 귀로 즐기는 부분을 종합할 때, 이제까지의 모든 레이싱 게임들보다 한참 우위에 서 있다고 평가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PC버전의 `더트 2'와 같이 물리 엔진 쪽에서의 현실성을 좀 더 강화한 게임은 있지만, 전반적인 환경까지 감안한다면 아직 그란트리스모 5를 능가할 게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 방식 역시 큰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데, 레이서로만 즐겨야 했던 기존 시리즈와는 다르게, 레이싱 팀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B스펙(B-Spec) 모드가 추가됐다. B스펙 모드는 요즈음 유행하는 매니지먼트 형식의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레이싱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사실상 별개의 게임으로 봐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의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굳이 이 게임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을 꼽자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레이싱 게임과는 스타일이 조금 다르다는 정도가 아닐까 싶다. `니드 포 스피드'나 `릿지 레이서' 시리즈로 대표되는 일반적인 아케이드형 레이싱 게임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조작 방법이 현실적이기 때문에, 무작정 스피드감만을 즐기려 하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 한글화 수준도 대단히 훌륭하다. 특히 텍스트의 비중이 높아진 B스펙 모드에서의 한글 지원이 반갑다. 한글화에 있어서는 굳이 무언가 첨언할 필요가 없는 정도의 완성도를 보인다.
결국 드라이빙 감 정도가 논란의 여지를 지닌 게임인데, 이 정도의 게임이라면 배워서라도 즐겨보는 편이 좋지 않을까하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원래 게임의 시작이 단순 레이싱이라기보다는 레이싱 시뮬레이터였던 만큼, 실제 자동차의 드라이빙 감각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이 게임의 가장 큰 목적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생각한다면, 속도감을 즐기게 만들어진 다른 호쾌한 스타일의 레이싱 게임들은 실제 드라이빙 감각을 전혀 살려내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요즘 유행하는 말로 `레이싱 계의 종결자'라고 봐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게임이 아닐까 싶다. 날아갈 듯한 속도감을 느낄 수는 없지만, 레이싱 게임을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는 속도감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PS3의 미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말들이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 수준의 전용 타이틀 몇 개를 즐기는 용도만으로도 전혀 아깝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미 또 하나의 준비된 대작 `인 언차티드'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과 `삼국무쌍 6'도 PS3 독점으로 준비중인 만큼, 이제 망설일 시기는 한참 지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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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스테이션 3(이하 PS3)의 킬러 타이틀 중 하나였던 `그란트리스모 5'(이하 그란 5). PS3와 동시에 발매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받기도 했지만, 콘솔 발매 후 근 1년이 지나서야 `그란트리스모 5 프롤로그'라는 어정쩡한 타이틀로 발매됐다. 제작사인 폴리포니디지털이 발매일 연기로 정평(?)이 나 있는 회사라고는 하지만, 예고편을 내놓은 지 만 3년을 꽉 채워서야 제대로 된 게임을 내놓은 것이다.
물론 폴리포니디지털이 게임 발매를 연기한데는 이유가 있었다. 이 게임을 처음 접했던 것이 지스타 때였는데, 제대로 체험해 보기는 어려웠지만 기다렸던 보답을 충분히 할 수 있을 정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실제 게임을 받아서 즐겨본 바, 레이싱 팬들이라면 반드시 접해봐야 할 PS3만의 대작 레이싱 게임이 등장했다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을 듯하다.
먼저 그래픽의 경우, 요즈음 게임들은 대부분 PS3와 엑스박스360의 두 플랫폼을 지원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경우 개발 편의성이나 퍼포먼스 등을 고려해 엑스박스360 버전에 최적화하는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PS3의 경우,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역차별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베요네타'로, 일부에서는 두 버전은 다른 게임이라고 얘기할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반면, 이 게임의 경우 PS3 전용으로 발매된 만큼 PS3의 우월한 성능을 마음껏 이용하고 있다. 콘솔 게임기 기반의 다른 어떤 레이싱 게임보다도 사실적인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으며, 세계 각지의 유명 코스들을 그대로 재연해 놓은 서킷 그래픽 역시 실사라고 착각할 정도의 높은 수준으로 그려져 있다. 실제 서킷에서의 주행 장면과 그란 5에서의 주행 장면을 동시에 보여주도록 편집한 인터넷 UCC가 있는데, 보는 내내 감탄을 금치 못했다.
특히, 200종 가량 수록돼 있는 프리미엄 카의 디테일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단순히 게임 내에서 보이는 모습 뿐 아니라, 운전석과 계기판의 디테일까지 실차와 동일하게 재연돼 있어, 그야말로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모습을 보인다.
사운드의 경우도 역시 최상급이라는 평가를 내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실제 차량의 것을 그대로 녹음한 엔진음의 경우, 해당 차량의 운전자들이 인정할 정도로 완벽하게 녹음되어 있다. 이밖에 충돌음이나 환경음 등도 훌륭하게 디자인돼 있고, 멀티 채널 대응 역시 완벽하다.
이처럼 눈으로 보고 귀로 즐기는 부분을 종합할 때, 이제까지의 모든 레이싱 게임들보다 한참 우위에 서 있다고 평가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PC버전의 `더트 2'와 같이 물리 엔진 쪽에서의 현실성을 좀 더 강화한 게임은 있지만, 전반적인 환경까지 감안한다면 아직 그란트리스모 5를 능가할 게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 방식 역시 큰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데, 레이서로만 즐겨야 했던 기존 시리즈와는 다르게, 레이싱 팀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B스펙(B-Spec) 모드가 추가됐다. B스펙 모드는 요즈음 유행하는 매니지먼트 형식의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레이싱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사실상 별개의 게임으로 봐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의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굳이 이 게임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을 꼽자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레이싱 게임과는 스타일이 조금 다르다는 정도가 아닐까 싶다. `니드 포 스피드'나 `릿지 레이서' 시리즈로 대표되는 일반적인 아케이드형 레이싱 게임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조작 방법이 현실적이기 때문에, 무작정 스피드감만을 즐기려 하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 한글화 수준도 대단히 훌륭하다. 특히 텍스트의 비중이 높아진 B스펙 모드에서의 한글 지원이 반갑다. 한글화에 있어서는 굳이 무언가 첨언할 필요가 없는 정도의 완성도를 보인다.
결국 드라이빙 감 정도가 논란의 여지를 지닌 게임인데, 이 정도의 게임이라면 배워서라도 즐겨보는 편이 좋지 않을까하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원래 게임의 시작이 단순 레이싱이라기보다는 레이싱 시뮬레이터였던 만큼, 실제 자동차의 드라이빙 감각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이 게임의 가장 큰 목적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생각한다면, 속도감을 즐기게 만들어진 다른 호쾌한 스타일의 레이싱 게임들은 실제 드라이빙 감각을 전혀 살려내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요즘 유행하는 말로 `레이싱 계의 종결자'라고 봐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게임이 아닐까 싶다. 날아갈 듯한 속도감을 느낄 수는 없지만, 레이싱 게임을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는 속도감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PS3의 미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말들이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 수준의 전용 타이틀 몇 개를 즐기는 용도만으로도 전혀 아깝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미 또 하나의 준비된 대작 `인 언차티드'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과 `삼국무쌍 6'도 PS3 독점으로 준비중인 만큼, 이제 망설일 시기는 한참 지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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