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 난이도 평이…속도 빨라, 스토리 이해돕는 한글화 갖춰
전작과 비슷한 그래픽 아쉬움
전작과 비슷한 그래픽 아쉬움
■ 이군의 게임산책 - 페이블 3
다른 예술ㆍ문화 콘텐츠에 비해 게임의 경우 아무래도 `작가주의'를 찾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콘텐츠의 특성상 작가 한 명의 색채나 역량보다는 팀 단위의 색채가 배어들기 때문이다. 그만큼 자기의 이름을 걸고, 그 이름 하나 만으로 믿음을 줄 수 있는 작가의 존재란 더 큰 기대감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인물 중 한 명을 꼽으라면 단연 `피터 몰리뉴'일 것이다. 피터 몰리뉴는 `파퓰러스', `블랙 앤 화이트'와 같이 세계의 운영을 관장하는 소위 `갓 게임'의 아버지라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또 문명 시리즈의 아버지인 `시드 마이어'와 롤플레잉이라는 장르를 성립시키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나, 국내 게이머들에게는 엔씨소프트와의 작업에서 그리 좋은 인상을 주지는 못했던 `리차드 개리엇'(혹은 로드 브리티쉬)와 함께 세계의 3대 개발자라고 불리기도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피터 몰리뉴가 추구하는 장르는 갓 게임, 즉 신이 되는 게임이다. 이러한 장르의 핵심은 플레이어가 모든 것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세계관이다. 타게임의 경우 세계관 내에서 어떻게 행동하는 지가 중요한 데 반해, 갓 게임 류의 경우는 자신이 세상을 어떻게 바꿔 나가는 지가 중요하다. 즉, 여타 게임들에 비해서 세계 자체와 플레이어 간의 상호 작용 스케일이 크고 빈도가 높다고 보면 된다.
일단 게임의 외관부터 간단히 살펴보면 전작에 비해서는 상당 부분 발전했으나, 역시 장르 특성상 크게 인상적인 그래픽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게임 내에서 표시해야 하는 오브젝트의 숫자가 많을 뿐 아니라, 지역 역시 넓기 때문에 그래픽이 어느 정도 희생된 느낌이다. 최신 게임들에 비해서 약간의 아쉬움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역대 피터 몰리뉴의 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그래픽이 아니라, 위에서 언급한 세계와 플레이어 간의 상호작용이니, 이번 리뷰에서는 게임 시스템 적인 면에 좀 치중하려 한다.
`명불허전'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이러한 부분들은 게임 내에서 잘 구현되어 있다. 특정 이벤트를 어떤 방식으로 전개하느냐에 따라서 이후 자기 플레이어의 성향에 영향을 준다든지, 게임 전반부의 큰 목표인 왕위 찬탈을 어떻게 진행하는 지에 따라서 세상 자체의 변화가 생긴다든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심지어 게임 내의 플레이어가 가지는 성향은 선함과 악함으로 나뉘게 되어, 악한 성향으로 계속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얼굴마저 악해지는 등의 재미요소도 포함되어 있다.
또 메인 퀘스트는 물론 서브 퀘스트의 양도 상당히 방대한 편이며, 왕이 되는 주인공의 특성답게 게임 내 캐릭터들을 결혼시킨다든지 하는 권력을 뽐내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일부 이벤트의 경우는 게임 진행이나 캐릭터 성향에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퀘스트 진행의 재미 자체도 쏠쏠한 편이다.
이 게임은 기존 갓 게임과 어느 정도 유사함도 있지만 그 보다는 좀 더 비(非) 절대자의 입장에서 진행되는 게임이라고 보는 편이 타당할 것 같다. 물론 타 게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세계관에 대한 플레이어의 관여도가 높기는 하지만, 결국 이벤트를 따라서 진행한다는 스토리 진행형 롤플레잉의 기본은 그대로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갓 게임 류에서와 같이 세계를 멸망시킨다든지 하는 식의 극단적인 플레이를 진행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게임의 자유도와도 연결된다. 이 게임의 경우 자유도가 높다기 보다는 여러 가지의 분기와 그에 따른 결과를 만들어 놓고 선택하는 방식이라고 하는 편이 나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만 하더라도 분명 타 게임에 비해서 높은 자유도를 보이기는 하지만, 아무 것이나 할 자유를 보장하는 샌드박스 류의 자유도와는 다르다고 이해하는 편이 좋겠다.
롤플레잉 게임인 만큼 전투를 빼 놓기는 힘든데, 일반 롤플레잉 게임에 비해서 난이도가 낮고 액션성이 강조된 것이 이 게임의 전투가 가지는 특징이다. 덕분에 조금 머리 아픈 게임이 아닌가 싶을 수도 있겠지만, 전투의 템포가 좋아 전반적인 게임 템포 역시 빠른 편이다.
게임을 즐기기 쉽게 만들어 주는 또 하나의 요소는 한글화다. 텍스트 분량이 방대한 데다가 스토리의 진행이 게임 내에서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게임인 만큼 언어 이해가 필수적인데, 다행히도 괜찮은 수준으로 한글화되어 있기 때문에 스토리를 좀 더 확실히 알고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존의 갓 게임에 비해 세계관의 한계를 가지는 점이라든지, 이에 따라 결국 게임의 퀘스트 진행을 제대로 따라갈 때 가장 이상적인 결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롤플레잉 게임과의 차별점이 적어지는 부분은 약간 아쉽다. 이는 전반적인 게임의 밸런싱이나 이용자층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탁월한 선택으로 보이기도 한다. 한글화도 되어 있는 만큼, 롤플레잉 팬들이라면 즐겨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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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예술ㆍ문화 콘텐츠에 비해 게임의 경우 아무래도 `작가주의'를 찾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콘텐츠의 특성상 작가 한 명의 색채나 역량보다는 팀 단위의 색채가 배어들기 때문이다. 그만큼 자기의 이름을 걸고, 그 이름 하나 만으로 믿음을 줄 수 있는 작가의 존재란 더 큰 기대감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인물 중 한 명을 꼽으라면 단연 `피터 몰리뉴'일 것이다. 피터 몰리뉴는 `파퓰러스', `블랙 앤 화이트'와 같이 세계의 운영을 관장하는 소위 `갓 게임'의 아버지라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또 문명 시리즈의 아버지인 `시드 마이어'와 롤플레잉이라는 장르를 성립시키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나, 국내 게이머들에게는 엔씨소프트와의 작업에서 그리 좋은 인상을 주지는 못했던 `리차드 개리엇'(혹은 로드 브리티쉬)와 함께 세계의 3대 개발자라고 불리기도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피터 몰리뉴가 추구하는 장르는 갓 게임, 즉 신이 되는 게임이다. 이러한 장르의 핵심은 플레이어가 모든 것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세계관이다. 타게임의 경우 세계관 내에서 어떻게 행동하는 지가 중요한 데 반해, 갓 게임 류의 경우는 자신이 세상을 어떻게 바꿔 나가는 지가 중요하다. 즉, 여타 게임들에 비해서 세계 자체와 플레이어 간의 상호 작용 스케일이 크고 빈도가 높다고 보면 된다.
일단 게임의 외관부터 간단히 살펴보면 전작에 비해서는 상당 부분 발전했으나, 역시 장르 특성상 크게 인상적인 그래픽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게임 내에서 표시해야 하는 오브젝트의 숫자가 많을 뿐 아니라, 지역 역시 넓기 때문에 그래픽이 어느 정도 희생된 느낌이다. 최신 게임들에 비해서 약간의 아쉬움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역대 피터 몰리뉴의 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그래픽이 아니라, 위에서 언급한 세계와 플레이어 간의 상호작용이니, 이번 리뷰에서는 게임 시스템 적인 면에 좀 치중하려 한다.
`명불허전'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이러한 부분들은 게임 내에서 잘 구현되어 있다. 특정 이벤트를 어떤 방식으로 전개하느냐에 따라서 이후 자기 플레이어의 성향에 영향을 준다든지, 게임 전반부의 큰 목표인 왕위 찬탈을 어떻게 진행하는 지에 따라서 세상 자체의 변화가 생긴다든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심지어 게임 내의 플레이어가 가지는 성향은 선함과 악함으로 나뉘게 되어, 악한 성향으로 계속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얼굴마저 악해지는 등의 재미요소도 포함되어 있다.
또 메인 퀘스트는 물론 서브 퀘스트의 양도 상당히 방대한 편이며, 왕이 되는 주인공의 특성답게 게임 내 캐릭터들을 결혼시킨다든지 하는 권력을 뽐내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일부 이벤트의 경우는 게임 진행이나 캐릭터 성향에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퀘스트 진행의 재미 자체도 쏠쏠한 편이다.
이 게임은 기존 갓 게임과 어느 정도 유사함도 있지만 그 보다는 좀 더 비(非) 절대자의 입장에서 진행되는 게임이라고 보는 편이 타당할 것 같다. 물론 타 게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세계관에 대한 플레이어의 관여도가 높기는 하지만, 결국 이벤트를 따라서 진행한다는 스토리 진행형 롤플레잉의 기본은 그대로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갓 게임 류에서와 같이 세계를 멸망시킨다든지 하는 식의 극단적인 플레이를 진행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게임의 자유도와도 연결된다. 이 게임의 경우 자유도가 높다기 보다는 여러 가지의 분기와 그에 따른 결과를 만들어 놓고 선택하는 방식이라고 하는 편이 나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만 하더라도 분명 타 게임에 비해서 높은 자유도를 보이기는 하지만, 아무 것이나 할 자유를 보장하는 샌드박스 류의 자유도와는 다르다고 이해하는 편이 좋겠다.
롤플레잉 게임인 만큼 전투를 빼 놓기는 힘든데, 일반 롤플레잉 게임에 비해서 난이도가 낮고 액션성이 강조된 것이 이 게임의 전투가 가지는 특징이다. 덕분에 조금 머리 아픈 게임이 아닌가 싶을 수도 있겠지만, 전투의 템포가 좋아 전반적인 게임 템포 역시 빠른 편이다.
게임을 즐기기 쉽게 만들어 주는 또 하나의 요소는 한글화다. 텍스트 분량이 방대한 데다가 스토리의 진행이 게임 내에서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게임인 만큼 언어 이해가 필수적인데, 다행히도 괜찮은 수준으로 한글화되어 있기 때문에 스토리를 좀 더 확실히 알고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존의 갓 게임에 비해 세계관의 한계를 가지는 점이라든지, 이에 따라 결국 게임의 퀘스트 진행을 제대로 따라갈 때 가장 이상적인 결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롤플레잉 게임과의 차별점이 적어지는 부분은 약간 아쉽다. 이는 전반적인 게임의 밸런싱이나 이용자층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탁월한 선택으로 보이기도 한다. 한글화도 되어 있는 만큼, 롤플레잉 팬들이라면 즐겨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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