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첫 우주선 등장 재미 '쏠쏠'… 그래픽ㆍ사운드도 향상
■ 이군의 게임산책 - 헤일로 리치
엑스박스와 마이크로스프트(MS)의 성공적 시장 진입을 가능케 한 요인 중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헤일로' 시리즈이다. 헤일로는 이전만 하더라도 단지 `주목 받는 개발사'에 불과했던 번지를 단숨에 일류 개발사로 올려놓았을 뿐 아니라, 게임 업계에서 큰 히트작을 내지 못했던 MS에게도 독점 대작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심지어 오늘 소개할 `헤일로 리치'의 발매에 맞춰 신형 엑스박스360을 내놨을 정도이니, MS 진영에서 헤일로가 가지는 위치는 가히 엄청나다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작품은 오리지널 개발사인 번지가 제작하는 마지막 헤일로 시리즈이다. 계약 상의 문제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1990년대 후반부터 매달려 왔던 헤일로라는 프로젝트에 대한 스트레스가 작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나마 헤일로라는 시리즈 자체의 권리는 MS가 계속해서 가지게 되며, 이미 새로운 헤일로 시리즈의 개발사도 정해져 있다고 하니 다행이다.
마지막 작품이기 때문일까. 헤일로 리치는 첫 번째 시리즈인 `전쟁의 서막'의 바로 이전의 이야기, 즉 리치 행성의 함락을 주제로 삼고 있다. 헤일로 1편에서는 함선인 `필라 오브 어텀'이 리치 행성에서 탈출했다는 정도로만 언급되고 있기 때문에, 정작 그 리치 행성에서 정확히 어떤 일이 일어났고, 또 어떻게 탈출하게 되는지 등, 그 이전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별도의 소설이 나올 정도였던 리치 행성 이야기를 번지가 만드는 마지막 작품의 주제로 택했다는 것은 결자해지라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만큼, 그래픽 적인 면에 있어서는 전작들보다 일부 향상된 모습을 보여준다. 전작이었던 `헤일로 3 ODST' 의 경우 3편의 그래픽 엔진을 그대로 사용하였던 데 반해, 이번 작품은 새로운 그래픽 엔진을 사용하고 있어 오브젝트의 디테일이나 표현 등에서 아쉬운 면이 있었던 전작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단, 안티 앨리어싱에서의 잔상 문제는 짚고 넘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화면을 좀 더 미려하게 보이기 위해서 안티 앨리어싱 기법을 사용한 것은 좋았으나, 헤일로 리치에서 사용된 방법은 TAA라는 방식으로 움직임이 있을 때에는 잔상 효과가 심하게 일어나는 단점을 보이는 방식이기도 하다. 특히 게임 자체의 구동 프레임 수가 낮다는 문제까지 겹치면서, 움직임이 커지는 경우 잔상이 상당히 두드러진다. 취향에 따라서는 어느 정도의 불만이 있을 수 있을 듯 싶다.
사운드 역시 이전 시리즈들의 선례를 잘 따르고 있어, 단순 감상용으로도 훌륭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시리즈 대대로 음악/음향의 퀄리티가 높았던 만큼, 한국어 더빙에서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인 볼륨 문제를 제외하고는(여전히 너무 작게 녹음되어 있다)를 제외한다면 탓할 만한 부분은 크게 없다.
다행히 게임성에 있어서는 여러 가지 면에서 향상되었다. 아머 어빌러티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적용, 게임 내에서 아이템을 이용해 여러 가지 특수 동작을 가능케 해서 게임성에 변화를 주었으며, 적들의 AI도 상당 부분 향상되어 만만치는 않지만 시시하지도 않은 정도의 난이도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헤일로 시리즈의 존재가치 중 하나인 `탈 것' 역시 큰 변화를 보여, 시리즈 최초로 우주선을 이용한 우주전이 가능해 졌다는 점 역시 높이 꼽을 만하다. 단순한 신요소로만 들어간 것이 아니라 게임 진행 전체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게 되는 만큼, `왜 이전 시리즈에는 안 집어넣어 줬지'하는 아쉬움이 남을 정도다.
여기에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지만 시나리오 상으로는 가장 첫 작품이라는 점도 충분히 반영, 아군 스파르탄들의 기능은 오히려 마스터 치프보다도 떨어지는 편이며, 코브넌트라는 적들은 그 말 조차도 알아들을 수 없는 위협적인 상대로 등장한다. 이는 헤일로 시리즈를 순수하게 게임 적으로 즐겨온 이용자들이라면 분명 어느 정도의 불만을 가질 수도 있는 설정이지만(시리즈의 후속작인 만큼 모든 점에서 발전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반대로 히트한 시리즈 이전의 시리즈를 다루는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영화 등이 시대 간의 밸런싱에 실패해 전반적인 시나리오와 세계관까지 흔들어버리는 사례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될 것이다.
어쨌든 이 게임을 끝으로 번지가 만든 헤일로 시리즈를 볼 수 없게 되었지만, 그 마지막 작품을 이 정도로 만들어 준 데에 대해서는 지난 10년간의 팬으로서 깊은 감사를 표한다. 다행히 게임 회사를 그만 두는 것이 아닌, 오히려 현재 가장 잘 나가는 게임 퍼블리셔인 액티비전 산하에서 여러 가지의 뛰어난 게임을 만들 것이라고 하니 그 부분에도 기대를 가져본다. 그리고 새로 헤일로 시리즈를 만들게 된 `스튜디오343'도 번지에 뒤지지 않는 훌륭한 게임을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한편, 게임 내에는 마스터 치프가 등장하지 않지만 특정한 방법으로 마스터 치프의 모습을 잠깐이나마 볼 수 있다. 엔딩 부분에서 1편과 연결되는 가장 큰 고리를 잘 훑어보길 바란다.
엑스박스와 마이크로스프트(MS)의 성공적 시장 진입을 가능케 한 요인 중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헤일로' 시리즈이다. 헤일로는 이전만 하더라도 단지 `주목 받는 개발사'에 불과했던 번지를 단숨에 일류 개발사로 올려놓았을 뿐 아니라, 게임 업계에서 큰 히트작을 내지 못했던 MS에게도 독점 대작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심지어 오늘 소개할 `헤일로 리치'의 발매에 맞춰 신형 엑스박스360을 내놨을 정도이니, MS 진영에서 헤일로가 가지는 위치는 가히 엄청나다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작품은 오리지널 개발사인 번지가 제작하는 마지막 헤일로 시리즈이다. 계약 상의 문제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1990년대 후반부터 매달려 왔던 헤일로라는 프로젝트에 대한 스트레스가 작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나마 헤일로라는 시리즈 자체의 권리는 MS가 계속해서 가지게 되며, 이미 새로운 헤일로 시리즈의 개발사도 정해져 있다고 하니 다행이다.
마지막 작품이기 때문일까. 헤일로 리치는 첫 번째 시리즈인 `전쟁의 서막'의 바로 이전의 이야기, 즉 리치 행성의 함락을 주제로 삼고 있다. 헤일로 1편에서는 함선인 `필라 오브 어텀'이 리치 행성에서 탈출했다는 정도로만 언급되고 있기 때문에, 정작 그 리치 행성에서 정확히 어떤 일이 일어났고, 또 어떻게 탈출하게 되는지 등, 그 이전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별도의 소설이 나올 정도였던 리치 행성 이야기를 번지가 만드는 마지막 작품의 주제로 택했다는 것은 결자해지라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만큼, 그래픽 적인 면에 있어서는 전작들보다 일부 향상된 모습을 보여준다. 전작이었던 `헤일로 3 ODST' 의 경우 3편의 그래픽 엔진을 그대로 사용하였던 데 반해, 이번 작품은 새로운 그래픽 엔진을 사용하고 있어 오브젝트의 디테일이나 표현 등에서 아쉬운 면이 있었던 전작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단, 안티 앨리어싱에서의 잔상 문제는 짚고 넘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화면을 좀 더 미려하게 보이기 위해서 안티 앨리어싱 기법을 사용한 것은 좋았으나, 헤일로 리치에서 사용된 방법은 TAA라는 방식으로 움직임이 있을 때에는 잔상 효과가 심하게 일어나는 단점을 보이는 방식이기도 하다. 특히 게임 자체의 구동 프레임 수가 낮다는 문제까지 겹치면서, 움직임이 커지는 경우 잔상이 상당히 두드러진다. 취향에 따라서는 어느 정도의 불만이 있을 수 있을 듯 싶다.
사운드 역시 이전 시리즈들의 선례를 잘 따르고 있어, 단순 감상용으로도 훌륭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시리즈 대대로 음악/음향의 퀄리티가 높았던 만큼, 한국어 더빙에서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인 볼륨 문제를 제외하고는(여전히 너무 작게 녹음되어 있다)를 제외한다면 탓할 만한 부분은 크게 없다.
다행히 게임성에 있어서는 여러 가지 면에서 향상되었다. 아머 어빌러티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적용, 게임 내에서 아이템을 이용해 여러 가지 특수 동작을 가능케 해서 게임성에 변화를 주었으며, 적들의 AI도 상당 부분 향상되어 만만치는 않지만 시시하지도 않은 정도의 난이도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헤일로 시리즈의 존재가치 중 하나인 `탈 것' 역시 큰 변화를 보여, 시리즈 최초로 우주선을 이용한 우주전이 가능해 졌다는 점 역시 높이 꼽을 만하다. 단순한 신요소로만 들어간 것이 아니라 게임 진행 전체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게 되는 만큼, `왜 이전 시리즈에는 안 집어넣어 줬지'하는 아쉬움이 남을 정도다.
여기에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지만 시나리오 상으로는 가장 첫 작품이라는 점도 충분히 반영, 아군 스파르탄들의 기능은 오히려 마스터 치프보다도 떨어지는 편이며, 코브넌트라는 적들은 그 말 조차도 알아들을 수 없는 위협적인 상대로 등장한다. 이는 헤일로 시리즈를 순수하게 게임 적으로 즐겨온 이용자들이라면 분명 어느 정도의 불만을 가질 수도 있는 설정이지만(시리즈의 후속작인 만큼 모든 점에서 발전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반대로 히트한 시리즈 이전의 시리즈를 다루는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영화 등이 시대 간의 밸런싱에 실패해 전반적인 시나리오와 세계관까지 흔들어버리는 사례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될 것이다.
어쨌든 이 게임을 끝으로 번지가 만든 헤일로 시리즈를 볼 수 없게 되었지만, 그 마지막 작품을 이 정도로 만들어 준 데에 대해서는 지난 10년간의 팬으로서 깊은 감사를 표한다. 다행히 게임 회사를 그만 두는 것이 아닌, 오히려 현재 가장 잘 나가는 게임 퍼블리셔인 액티비전 산하에서 여러 가지의 뛰어난 게임을 만들 것이라고 하니 그 부분에도 기대를 가져본다. 그리고 새로 헤일로 시리즈를 만들게 된 `스튜디오343'도 번지에 뒤지지 않는 훌륭한 게임을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한편, 게임 내에는 마스터 치프가 등장하지 않지만 특정한 방법으로 마스터 치프의 모습을 잠깐이나마 볼 수 있다. 엔딩 부분에서 1편과 연결되는 가장 큰 고리를 잘 훑어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