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순천향대 신경외과 교수
며칠 전 `행복전도사'로 잘 알려진 방송인 겸 칼럼리스트 최윤희씨가 우리 곁을 떠났다. 전신성 홍반성 루프스(systemic lupus erythematosus : SLE)란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다가 그 고통이 너무 심해 남편과 동반자살을 택했다고 한다.살아생전 그녀가 느낀 통증이 무려 700여 가지라고 하니 그녀의 투병생활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가히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오늘은 통증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아파서 병원에 찾아온 환자에게 얼마나 아프냐 물어 보면, 죽을 것같이 아파요, 찢어질 것 같이 아파요… 등의 주관적인 방법으로 표현한다. 이로서 환자의 통증 정도를 이해하기란 사실 어렵다. 그래서 흔히 질문하는 것이 제일 아픈 것이 10점이고, 전혀 안 아픈 것이 0점이라고 할 때 몇 점 정도 되느냐고 질문하는데 이것을 의학용어로 수치척도라고 한다. 또한 다양한 얼굴 표정으로 통증의 정도를 평가할 수 있는데 이 역시 환자의 주관적인 표현에 의한 평가일 뿐 의학적으로 객관적인 진단이라고 할 수 없다.
통증이란 개인이 느끼는 감각이지 절대로 남에게 전달될 수 없다. 즉 내가 얼마나 아픈지 남들은 모른다는 것이다. 통증을 느끼는 사람의 상태나 감정에 의해 통증이 덜 할 수도 더할 수도 있는데, 이것은 통증이라는 감각이 감정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흐린 날씨에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것도 기분이 우울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만성 통증 환자들의 치료에 항우울제를 같이 처방하면 증상이 더 좋아지기도 한다. 최근 많은 학자들에게 인정받고 있는 뉴트로메트릭스 학설은 팔이 절단되었음에도 팔이 아픈 것처럼 느끼는 환치통의 사례처럼 "통증은 궁극적으로 뇌에서 느끼는 것이지 몸에서 느끼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통증에는 다치거나 장기의 손상으로 인한 통증 뿐 아니라 신경자체의 이상으로 생기는 통증도 있는데 이를 신경병증성 통증이라고 한다.
당뇨병을 오래 앓다 보면 말초신경병증이 발병할 수 있고, 뇌졸중 후에 한쪽 팔다리가 저리고 아픈 중추신경병증이 발병할 수 있다. 대상포진에 걸린 후 치료가 다 끝난 후에도 통증이 없어지지 않아 평생 고생하는 사람들도 이러한 질환에 속한다.신경병증성 통증은 일반 진통제나 마약성 진통제에도 전혀 효과가 없어 특수한 약을 복용해야만 호전 될 수 있고, 심한 경우 수술이 필요하기도 하다.
이러한 통증들을 약물로써 조절이 되면 다행이지만 심한 통증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가장 많이 하는 통증 수술은 삼차신경통에 대한 미세혈관 감압술이다. 삼차신경통이란 혈관이 안면의 감각을 담당하는 삼차신경을 압박하여 안면에 심한 통증을 발생시키는 증상으로, 어떤 환자들은 치아의 문제로 잘못 알고 치과치료를 먼저 받고 오는 경우도 있다. 미세혈관 감압술은 혈관과 삼차신경 사이를 감압시키는 수술로 간단하게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최근에는 사이버나이프나 감마나이프와 같은 방사선 치료로 일상생활에 지장없이 치료할 수 있는 신기술들이 개발되었다.
그 외 요통환자에서 많이 시행하는 신경차단술, 난치성 신경병증성 통증환자에게 사용되는 척수자극술 등이 있다.최근에는 심부뇌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이 통증의 마지막 단계의 수술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뇌의 가운데부분에 있는 시상이라는 기관 혹은 대뇌운동피질 등을 미세전기자극을 하여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수술이다.
우리 몸에는 통증을 억제하는 장치가 있다. 아픈 다리를 주무르거나 찜질을 하면 통증이 감소하는 것은 뇌에서 통증 대신 다른 감각을 느껴 통증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이 때 뇌는 다른 감각을 느낄 뿐만 아니라 엔도르핀ㆍ엔케팔린ㆍ세로토닌 등의 신경전달물질이 척수에 전달되면서 통증을 억제하기도 한다. 강한 정신력으로 통증을 제어할 수 있는 것이 이런 기전에 의한 것이다.
통증은 모든 의사들이 풀어야 할 숙제이다. 통증이 오래되면 마음의 상처가 되고 결국 마음속 깊은 고통이 된다. 의학의 발전으로 인간의 수명은 길어졌다지만, 그 만큼 삶의 고통을 감내할 시간이 길어진 것은 아닐까? 고통은 인간이 극복해야 할 시련이다. 우리 사회가 자신의 쾌락이 우선되지 않고, 고통받는 이웃을 돌아보는 배려와 행복나눔의 실천이 우선되는 가슴 따뜻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행복전도사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오늘은 통증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아파서 병원에 찾아온 환자에게 얼마나 아프냐 물어 보면, 죽을 것같이 아파요, 찢어질 것 같이 아파요… 등의 주관적인 방법으로 표현한다. 이로서 환자의 통증 정도를 이해하기란 사실 어렵다. 그래서 흔히 질문하는 것이 제일 아픈 것이 10점이고, 전혀 안 아픈 것이 0점이라고 할 때 몇 점 정도 되느냐고 질문하는데 이것을 의학용어로 수치척도라고 한다. 또한 다양한 얼굴 표정으로 통증의 정도를 평가할 수 있는데 이 역시 환자의 주관적인 표현에 의한 평가일 뿐 의학적으로 객관적인 진단이라고 할 수 없다.
통증이란 개인이 느끼는 감각이지 절대로 남에게 전달될 수 없다. 즉 내가 얼마나 아픈지 남들은 모른다는 것이다. 통증을 느끼는 사람의 상태나 감정에 의해 통증이 덜 할 수도 더할 수도 있는데, 이것은 통증이라는 감각이 감정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흐린 날씨에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것도 기분이 우울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만성 통증 환자들의 치료에 항우울제를 같이 처방하면 증상이 더 좋아지기도 한다. 최근 많은 학자들에게 인정받고 있는 뉴트로메트릭스 학설은 팔이 절단되었음에도 팔이 아픈 것처럼 느끼는 환치통의 사례처럼 "통증은 궁극적으로 뇌에서 느끼는 것이지 몸에서 느끼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통증에는 다치거나 장기의 손상으로 인한 통증 뿐 아니라 신경자체의 이상으로 생기는 통증도 있는데 이를 신경병증성 통증이라고 한다.
당뇨병을 오래 앓다 보면 말초신경병증이 발병할 수 있고, 뇌졸중 후에 한쪽 팔다리가 저리고 아픈 중추신경병증이 발병할 수 있다. 대상포진에 걸린 후 치료가 다 끝난 후에도 통증이 없어지지 않아 평생 고생하는 사람들도 이러한 질환에 속한다.신경병증성 통증은 일반 진통제나 마약성 진통제에도 전혀 효과가 없어 특수한 약을 복용해야만 호전 될 수 있고, 심한 경우 수술이 필요하기도 하다.
이러한 통증들을 약물로써 조절이 되면 다행이지만 심한 통증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가장 많이 하는 통증 수술은 삼차신경통에 대한 미세혈관 감압술이다. 삼차신경통이란 혈관이 안면의 감각을 담당하는 삼차신경을 압박하여 안면에 심한 통증을 발생시키는 증상으로, 어떤 환자들은 치아의 문제로 잘못 알고 치과치료를 먼저 받고 오는 경우도 있다. 미세혈관 감압술은 혈관과 삼차신경 사이를 감압시키는 수술로 간단하게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최근에는 사이버나이프나 감마나이프와 같은 방사선 치료로 일상생활에 지장없이 치료할 수 있는 신기술들이 개발되었다.
그 외 요통환자에서 많이 시행하는 신경차단술, 난치성 신경병증성 통증환자에게 사용되는 척수자극술 등이 있다.최근에는 심부뇌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이 통증의 마지막 단계의 수술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뇌의 가운데부분에 있는 시상이라는 기관 혹은 대뇌운동피질 등을 미세전기자극을 하여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수술이다.
우리 몸에는 통증을 억제하는 장치가 있다. 아픈 다리를 주무르거나 찜질을 하면 통증이 감소하는 것은 뇌에서 통증 대신 다른 감각을 느껴 통증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이 때 뇌는 다른 감각을 느낄 뿐만 아니라 엔도르핀ㆍ엔케팔린ㆍ세로토닌 등의 신경전달물질이 척수에 전달되면서 통증을 억제하기도 한다. 강한 정신력으로 통증을 제어할 수 있는 것이 이런 기전에 의한 것이다.
통증은 모든 의사들이 풀어야 할 숙제이다. 통증이 오래되면 마음의 상처가 되고 결국 마음속 깊은 고통이 된다. 의학의 발전으로 인간의 수명은 길어졌다지만, 그 만큼 삶의 고통을 감내할 시간이 길어진 것은 아닐까? 고통은 인간이 극복해야 할 시련이다. 우리 사회가 자신의 쾌락이 우선되지 않고, 고통받는 이웃을 돌아보는 배려와 행복나눔의 실천이 우선되는 가슴 따뜻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행복전도사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