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관계 얽히고 설켜 합의 난항…'현실 무시' 정부 규제 비판도
통신 사업자의 마케팅비를 전체 매출의 20%(올해는 22%)로 묶겠다는 정부의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이 계획 발표 두 달이 지나도록 사업자간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며 누더기가 될 공산이 커졌다. 마케팅비를 규제함으로써 연구개발(R&D) 투자를 촉진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민간 사업자의 자율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각 사안에 따라 사업자들의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려 그 실효성 자체도 의심받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정부가 사업자의 마케팅 수단을 구체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일 방송통신위원회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통신 3사 임원 회의를 거듭하고 있으나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을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방통위는 이번주 중에 최종 가이드라인을 확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위는 이날도 통신 3사로부터 의견을 수렴했다.
문제는 그동안 방통위가 여러가지 안에 대해 사업자들의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각각에 예외조항을 두다보니,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이 누더기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통신 3사가 최대한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가이드라인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이드라인은 기본적으로 업계 합의를 통해 만들어야한다.
이와 관련 현재 유력시되는 방안 중에는 유무선통합(FMC)서비스나 스마트폰 요금제를 통한 할인을 마케팅비 규제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검토되고 있는데, 이 경우 마케팅비 규제의 실효성이 없어질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KT, LG텔레콤은 향후 출시되는 휴대폰중 FMC 기능을 탑재한 휴대폰의 비중을 높여나갈 계획인데 이것을 예외로 인정하면 마케팅비 규제의 의미가 없어진다. KT는 단말기 할부금을 할인해주는 `스마트 스폰서' 등의 요금제를 도입했는데 이것을 마케팅비 규제에서 제외할 경우 SK텔레콤, LG텔레콤 등 경쟁사들도 잇따라 이같은 방식을 따라할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문제는 방통위가 법적 근거도 없이 마케팅비 규제를 추진하다 보니 사업자들의 의견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생기는 당연한 귀결이라는 지적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사업자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예외조항을 만들어 빠져나가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케팅비 규제가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마케팅비 규제는 유무선이 융합되고 있는 시대 흐름과도 맞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유선과 무선을 통합해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을 규제하려니 특정 사업자에게 유리해지고 분리하자니 마땅한 규제 방법도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KT는 유선과 무선을 통합해 규제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SK텔레콤은 유무선을 분리해 규제하자고 주장한다. 현재로선 무선사업분야만 있는 SK텔레콤에겐 분리규제 해야 마케팅 여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FMC를 예외로 인정하겠다는 이상한 해법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사업자 이해에 따라 예외조항이 만들어지다 보니, 통신 시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마케팅 비용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지켜질 것인지에 대해 업계 내부에서도 의구심을 쏟아내고 있다. 한 통신업계 고위 관계자는 "과거 법으로 명시된 보조금 규제도 지키지 않아 과징금을 물기도 했다"며 "시장이 혼탁해질 경우 마케팅 가이드라인이 얼마나 지킬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강희종기자 mindle@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정부가 사업자의 마케팅 수단을 구체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일 방송통신위원회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통신 3사 임원 회의를 거듭하고 있으나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을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방통위는 이번주 중에 최종 가이드라인을 확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위는 이날도 통신 3사로부터 의견을 수렴했다.
문제는 그동안 방통위가 여러가지 안에 대해 사업자들의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각각에 예외조항을 두다보니,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이 누더기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통신 3사가 최대한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가이드라인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이드라인은 기본적으로 업계 합의를 통해 만들어야한다.
이와 관련 현재 유력시되는 방안 중에는 유무선통합(FMC)서비스나 스마트폰 요금제를 통한 할인을 마케팅비 규제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검토되고 있는데, 이 경우 마케팅비 규제의 실효성이 없어질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KT, LG텔레콤은 향후 출시되는 휴대폰중 FMC 기능을 탑재한 휴대폰의 비중을 높여나갈 계획인데 이것을 예외로 인정하면 마케팅비 규제의 의미가 없어진다. KT는 단말기 할부금을 할인해주는 `스마트 스폰서' 등의 요금제를 도입했는데 이것을 마케팅비 규제에서 제외할 경우 SK텔레콤, LG텔레콤 등 경쟁사들도 잇따라 이같은 방식을 따라할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문제는 방통위가 법적 근거도 없이 마케팅비 규제를 추진하다 보니 사업자들의 의견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생기는 당연한 귀결이라는 지적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사업자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예외조항을 만들어 빠져나가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케팅비 규제가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마케팅비 규제는 유무선이 융합되고 있는 시대 흐름과도 맞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유선과 무선을 통합해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을 규제하려니 특정 사업자에게 유리해지고 분리하자니 마땅한 규제 방법도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KT는 유선과 무선을 통합해 규제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SK텔레콤은 유무선을 분리해 규제하자고 주장한다. 현재로선 무선사업분야만 있는 SK텔레콤에겐 분리규제 해야 마케팅 여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FMC를 예외로 인정하겠다는 이상한 해법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사업자 이해에 따라 예외조항이 만들어지다 보니, 통신 시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마케팅 비용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지켜질 것인지에 대해 업계 내부에서도 의구심을 쏟아내고 있다. 한 통신업계 고위 관계자는 "과거 법으로 명시된 보조금 규제도 지키지 않아 과징금을 물기도 했다"며 "시장이 혼탁해질 경우 마케팅 가이드라인이 얼마나 지킬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강희종기자 mindle@
